[정면승부] 유승찬 "4시간 동안 국가 존재하지 않았다, 총리 사퇴해야"
[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00~19:00)
■ 방송일 : 2022년 11월 2일 (수요일)
■ 대담 : 유승찬 정치컨설턴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면승부] 유승찬 "4시간 동안 국가 존재하지 않았다, 총리 사퇴해야"
-권력 가진 만큼 무한 책임 가져야, 국가적 인식 부족
-대통령 사과가 위로의 출발점, 한덕수 총리는 사퇴해야
-희생자 아닌 피해자? 정부가 지침 내리는 것은 부적절
-야당이 공세 펴는 것은 당연, 여당은 정부와 역할 나눠야
◇ 이재윤 앵커(이하 이재윤)> YTN 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 2부, 이런 참사 앞에서
국가란 무엇인지 정치는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묻게 됩니다. '유승찬의 콕!'으로 시작합니다. 유승찬 정치컨설턴트, 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유승찬 정치컨설턴트(이하 유승찬)> 네, 안녕하세요.
◇ 이재윤> 세월호와 같은 대규모 대형 참사가 더 이상 없으리라고 기대를 했는데, 다시 되풀이되는 것 같아서 참 안타깝습니다. 여기에 오늘 북한은 동해 NLL을 넘어서 우리 영해 부근에 미사일을 쐈는데 말이죠. 경제와 안보, 민생. 복합위기 상황이라고 할 수밖에 없어요. 이런 상황 속에서 국가는 무엇이고, 또 정치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느냐 하는 질문들을 좀 요즘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해야 되나요.
◆ 유승찬> 너무 큰 주제여서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는데, 국가는 사실은 아주 평온한 시기에는 가시적으로 잘 존재하지 않죠. 국가는 있는 거죠. 당연하게 존재하는 어떤 것인데, 재난이 닥치거나 위기가 닥치면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한 질문들을 하게 되고. 국가라는 게 사실은 목적 국가론도 있고, 절대 국가론도 있고, 여러 가지 이론들이 있지만. 어쨌든 질서 유지를 위해서 합법적인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집단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무한 책임을 갖게 됩니다. 그 중에서 가장 동의할 수 있는 것이 국가 가장 본질적인 존재 이유라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건데요. 그래서 이태원 참사처럼 국민의 생명이 대규모로 희생이 됐을 때, 우리는 국가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지 않습니까? 세월호 참사가 났을 때 "이게 나라냐" 이런 이야기가 있었고, 지금도 다시 그런 기시감 같은. 성격이 다르지만 어쨌든 외국 언론들도 이야기하지만 거리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좀 충격적이지 않습니까? 이게 무슨 폐쇄된 공간도 아니고, 그리고 삼풍백화점 붕괴 같은 건물이 붕괴한 것은 사실은 그런 기업의 사적 이윤 때문에 제대로 건물을 짓지 않아서 생긴 문제잖아요.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서 그런데 이번 이태원 참사 같은 경우는 그런 것도 아니란 말이죠. 거리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졌는데, 국가가 권력을 가진 만큼 무한 책임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국민의 생명이 희생되면 이유 불문하고 책임을 묻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초기 대응이 굉장히 부적절했죠. 그러니까 경찰청장이나 행정안전부 장관이 처음에 와서 한 말들이 사실은 부적절했고요. 국가의 역할을 인식하지 못한 거죠. 정치는 어쨌든 이런 사건이 터졌을 때 국민을 위로하고 해법을 찾는 게 정치의 역할이거든요. 지금 그런 역할들을 해야 하죠. 그래서 제가 오기 전에 빅데이터를 잠깐 들여다봤더니 세월호 당시, 세월호 이튿날 소셜에서 세월호를 언급량을 얘기하는 겁니다. 세월호 14년 당시에 '세월호'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문서가 26만 건 정도가 검색이 됐는데,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날은 약 82만 건 정도가 검색이 됐어요. 그때보다도 훨씬 더 폭발력이 있었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만큼 국민들이 많은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볼 수 있고, 그런데 정부를 책임지고 있는 관료들이 무한 책임이라는 그런 자기 윤리의식이죠. 그런 책임 윤리의식을 갖지 않고 제3자처럼 말한 것. 이런 것들은 굉장히 부적절하죠.
◇ 이재윤> 초기에 약간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그런 인상을 준 것이 국민들에게 더 큰 분노를 가져왔다. 이렇게 보신거네요?
◆ 유승찬>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은 모든 재난이 정치나 정치적 위기를 부르는 이유는 재난 자체의 위기도 있지만, 재난을 대하는 태도의 위기가 굉장히 큽니다. 그래서 희생자들에게 깊이 공감하지 못하고, '일단 회피하고 보자' 자기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태도로 말을 하는 것은 더 큰 분노를 자아내게 되고. 그런 것들이 이번에도 반복된 것 같아서 좀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 이재윤> 정부 당국자들의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짚어주셨는데, 이번 참사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겠어요. 또 가장 중요한 아쉬운 점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들이 있습니까?
◆ 유승찬> 어제 또 난리가 났었잖아요. 11건의 112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사건 발생 약 4시간 전부터 신고가 들어갔는데,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았다. 국민들이 볼 때는 참사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 막지 못했다. 이것이 또 하나의 분노와 상처가 될 것이고, 그리고 저 같은 경우도 이 소식을 듣고 유가족들이 생각할 때는 얼마나 분노스럽고 억울할까. 그러니까 그 길에 경찰이 출동해서 최소한의 가이드만 했었어도 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을 때, 4시간 동안 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다. 국가의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너무 참담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 이재윤> 어제 경찰청에서 공개를 한 내용인데, 112 신고 들어온 녹취록을 보면 이 정도 신고가 들어왔으면 당연히 경찰에 어떤 형태로든 조치가 있어야 되지 않았겠느냐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경찰의 공식적인 얘기는 아닙니다. 그런데 듣는 얘기로는 항상 핼러윈 축제 때는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몰렸었기 때문에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 얘기도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에 대해서 무감각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유승찬> 초기 대응에서도 그랬잖아요. 경찰이 왔어도 막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말을 했고 그랬는데, 주체가 없어서 책임이 없다. 간혹 이런 논리도 나오기도 했고요. 그런데 그렇지 않죠. 해당 용산구도 마찬가지고 서울시도 마찬가지고 경찰, 행안부 관련 기관이 어제 줄줄이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까? 제가 볼 때는 녹취록이 야당 의원의 요청으로 간 걸 알고서 그것이 공개될 거니까 사과를 한 것으로 생각을 해요. 태도가 돌변해서 사과를 했는데, 그것도 참 기이한 것 같아요. 그런데 이 112 문제는 진상 규명이 필요하죠. 이것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매뉴얼에 따라서 처리가 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처음에 시위 핑계를 댔었잖아요. 시위가 있어서 경찰 병력이 분산됐다.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사실상 제가 이걸 복기를 해보니까 시위는 9시에 끝났거든요. 끝나고서 듣기로는 1천 명이 넘는 경찰 병력이 퇴근을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 상황을 종합해 보면, 6시부터 9시까지 긴급한 전화가 걸려왔으면 충분히 투입할 경찰 병력도 존재했던 건데. 왜 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는지. 이거는 진상규명을 분명히 해야 될 문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이재윤> 항상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을 놓고 치열하게 공방이 오가지 않습니까? 하지만 참사 바로 뒤에는 수습과 애도가 먼저라는 데에 정치권이 동의를 이번에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지금 5일까지 애도 기간입니다만. 야당의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요.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 당연히 해야 되겠습니다마는 이 참사 희생자의 아픔을 정쟁의 소재로 삼는 데 문제가 있다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번 참사, 정치의 문제로 봐야 됩니까?
◆ 유승찬> 정쟁이라는 표현을 국민이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책임 있는 정부 당국자가 이것이 정쟁인지 아닌지를 얘기하는 것 자체는 정부에 대한 어떤 비판이나 공격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쓰는 것 아닌지. 저는 오히려 그걸 정쟁이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약간 정치적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대형 참사가 일어났으면 책임을 묻고, 책임 소재가 무엇인지를 따지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고요. 그리고 그런 것들이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저는 봅니다. 이런 참사가 발생했을 때 정치권은 당연히 국민을 나서서 위로하는 것이 정치권의 임무죠. 초기에는 여당도 그랬지만 야당도 애도가 먼저다.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이게 저는 정치가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건 정치의 문제이기도 하거든요. 이건 행정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정치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책임 추궁도 했어야 하고,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찾았어야 하고. 개인이 정치적으로 타격을 받더라도 용감하게 나설 때는 나서야 하는 것이 정치의 임무라고 생각을 해요.
◇ 이재윤> 어차피 과정상 그렇게 가게 돼 있지 않습니까? 초반부터 너무 그런 식의 문제를 제기하면 상황 수습이 먼저고, 또 뭐가 문제였는지 이걸 먼저 파악하는 게 먼저 아닐까요?
◆ 유승찬> 그렇죠. 사태 수습을 해야죠. 그게 가장 먼저인데, 하지만 이 사건이 일어났을 때 사실 유예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사라지지는 않지 않습니까? 잃어버린 슬픔이 크죠. 크지만, 왜 죽었는지 알고 싶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분들을 위로하는 방식도 진상 규명이 첫 번째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책임져야 될 사람들이 응당 책임을 지는 것이 중요하고요. 그리고 저는 이 문제들을 어떻게 보냐면, 지난번에도 그런 말씀을 드렸는데 이런 참사가 나면 대통령이 사과를 하셔야 합니다. 그건 대통령이기 때문에 하는 겁니다.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무한 책임을 갖고 있는 지위죠.
◇ 이재윤> 시기의 문제지, 사과를 해야 되겠죠.
◆ 유승찬> 사과를 바로 해야죠. 그렇게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는데 대통령이 책임자로서 사과를 하고, 그래야지 나머지 관료들도 태도를 그렇게 가질 것 아닙니까? 그리고 대통령의 사과가 가장 기본적인 위로의 출발점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을 안 하고 마치 이런 사건이 났는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정부를 비판하는 것이 마치 정쟁이다. 이렇게 규정을 하면.
◇ 이재윤> 그건 정부에서 하는 얘기는 아니고 국민의힘에서 하는 얘기이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에서 그런 식으로 대체를 하고 있는 건 아닌데. 지금 참사 이후에 어쨌든 윤석열 대통령은 분향소를 계속 방문해서 희생자 조문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까지 서울 합동분향소 연 사흘째 다녀왔는데, 이런 행보는 당연히 해야 되는 거겠죠.
◆ 유승찬>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저는 좋은 행보라고 생각하고요.
◇ 이재윤> 거기에 앞서서 먼저 사과를 해야한다.
◆ 유승찬> 그럼요. 이상하게 요즘에 너무 인색해서, 이런 참사 앞에서도 그런 사과를 하시고, 분향소를 갈 때 마음이 되게 중요한 거거든요. 그리고 분향소 가시는 건 당연한데, 제가 좀 아쉬운 것은 현장에 갔을 때 그 메시지가 약간 잘 안 와닿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태원 사고 현장을 가셨을 때도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단 말이오?" 이렇게 물어보는 거가 그걸 거기서 물어야 할 일인가. 현장을 갔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이고 사실은 거기서는 침통하고 이런 게 중요하지 여기서 그런 말들을 하는 게, 사실 뇌진탕 얘기도 하시고 그랬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런 것들은 부적절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 이재윤> 지금 관련 당국자들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조금 전에 말씀하셨는데, 또 한덕수 총리도 문제 발언을 하면서 비난을 부르고 있습니다.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농담을 했다고 하는데요.
◆ 유승찬> 어이가 없습니다. 저도 영상을 봤는데 진짜 웃으면서 그런 농담을 하는데, 사실은 이번 이태원 참사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지금 여러 가지 인사 얘기가 이미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여당 내에서도 나오고 야당은 강하게 요청을 하고 있고, 그러면 경찰청장이나 행안부 장관이 책임져야 한다는 얘기들은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걸로 지금 국민들의 이런 아픔과 분노를 수습할 수 있을 것이냐.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회의적이에요. 저는 총리가 사퇴해야 된다고 봅니다. 총리가 최종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그 정도의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서는 지금 성남 민심을 수습하기가 쉽지 않을 거다. 그렇게 봅니다.
◇ 이재윤> 지금 단순히 경찰을 지휘 통제하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라든가, 윤희근 경찰청장 선에서 마무리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 유승찬> 그래서 저는 윤석열 정부가 이참에 총리를 비롯한 주요 내각을 재구성해서 다시 출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이것을 정비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이렇게 봅니다.
◇ 이재윤> 지난 토요일 밤에 사고가 발생을 했죠. 156명이라는 참 믿지 못할 숫자의 많은 희생자를 낸 참사였는데, 사고 발생 뒤에 바로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어요. 오는 5일까지입니다. 그런데 지금 사고 발생 뒤에 바로 이런 애도 기간을 선포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어요.
◆ 유승찬> 비판의 목소리도 있는데 그거 자체를 저는 비판 하고 싶지는 않고요. 애도 기간을 설정할 수 있고, 국민들이 같이 애도하고, 분향소를 만들고, 조문하고. 이런 것들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걸 비판하는 것은 사실은 아까 말씀드렸던 초기 대응의 부적절함, 이런 것들이 나오니까.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 이런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행동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애도기간 설정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애도기간이라고 해서 책임이 유예되거나 회피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 이재윤> 애도 기간을 급하게 설정한 것이 국가가 져야 할 책임을 피하려고 하는듯한 그런 인상을 줬다는 얘기죠?
◆ 유승찬> 그렇죠. 거기다가 지금 112까지 나오니까 국민들께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상황이 생기게 된 거죠.
◇ 이재윤> 그런데 정부 기관에서 쓰는 용어와 관련해서도 논란이 좀 많아요. 희생자가 아닌 피해자다.
◆ 유승찬> 한 발 물러섰더라고요. 정부에서 요구를 받아들인 건데, 잘 받아들였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때는 막말이 되게 많았습니다. 세월호는 교통사고다. 이런 막말도 있었어요. 그래서 그때도 '사고냐, 참사냐'라는 논란이 그때도 있었고, 그런데 빅데이터를 보면 결국은 국민들이 이 이름을 정합니다. 그래서 지금 국민들도 뒤로 갈수록 압도적으로 '참사'라는 표현을 하기 시작했고요. 세월호도 압도적으로 '참사'라는 규정이 많았고요. 그런데 사고라는 건 법률적 용어기 때문에 같이 쓰기는 하죠. 그런데 이걸 정부가 나서서 '이렇게 불러라. 이렇게 불러라'라고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죠.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이 있는 것이고, 이것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 이재윤> '이태원 참사'를 '이태원 사고'다. 이렇게 불러라 하지는 않았죠.
◆ 유승찬> 그런데 '희생자'가 아니라 '사망자'로 불러라. 이런 게 있었어요. 그거는 적절치 않죠. 그렇게 지침을 내린다거나 이랬다면 그건 굉장히 적절치 않은 일이고, 다행히 그거를 철회했다는 얘기를 뉴스를 봤기 때문에 더 이상 이걸 갖고 논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이재윤> 정부에서 많은 사람의 희생자가 나온 사건에 대해서 이걸 나서서 '참사'라고 표현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행정적인 표현으로 '사건'이라고 하는 것인데, '참사'라고 하면 어떤 가치 판단이 들어가 있는 말이라고 봐야 되지 않을까요. 어떻습니까?
◆ 유승찬> 그런데 참사죠.
◇ 이재윤> 물론 그렇죠. 본질은 그건데요.
◆ 유승찬> 그래서 이제 국민들과 어떻게 공감 능력을 갖느냐. 어떤 사건이 벌어졌을 때 이것들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서 굉장히 중요한 거잖아요. 그냥 단순 사망자냐, 희생자냐. 이런 구분이잖아요. 그러면 당연히 정부도 희생자로 부를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이거는 사건을 규정하고, 국민이 어떻게 느끼느냐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될 문제다. 이렇게 봅니다.
◇ 이재윤> 지금 정부에서 사실 감당하기 쉽지 않은 사고가 터졌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그런 여론 동향이나 이런 것을 긴밀하게 살펴볼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경찰청이 참사 이틀 후에 시민단체 동향이죠. 우파 쪽이든 좌파 쪽이든 시민단체 동향을 파악한 문건이 나왔는데 말이죠. 이것도 또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유승찬> 그러니까 이게 뭔지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게 경찰청의 일상 업무일 수도 있고. 그럴 수는 있는데 왜 이런 것들이 자꾸 유출이 돼서 논란이 되는지, 그것도 일단 의문이고요. 그리고 지금은 사실 여론 동향을 청와대가 파악을 해야죠. 대통령실에서 해야 하는, 왜냐하면 지금은 굉장한 위기 상황이에요.
◇ 이재윤> 대통령실에서 직접 하는 거 하고 경찰에서 하는 거 하고는 다른가요?
◆ 유승찬> 그건 좀 다르죠. 경찰의 업무가 있는 거잖아요.
◇ 이재윤> 이 보고서 자체도 경찰의 업무에 한 부분이다라고 하고 있고, 사찰하고는 다르다고 하고 있습니다.
◆ 유승찬> 이게 가령 겉으로는 사태 수습을 얘기하면서 엉뚱한 일을 하고 있다. 경찰이 자기 본연의 업무를 안 해서 문제가 생겼는데, 또 정치적인 일을 하고 있다. 이런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여론 동향을 파악하는 것 되게 중요하고, 본질적으로는 대통령실이나 정부가 이게 큰 위기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래서 굉장히 지금은 엄격하게 통제되고 절제된 가운데서 모든 일들이 이루어져야 되고, 사실 책임지는 일도 시간을 놓치면 엄청나게 더 큰 저항을 부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들도 매우 긴밀하고 절제되게 풀어나가야 할 문제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 이재윤> 민주당에서는 지금 애도 기간이기는 합니다마는, 공세 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어요. 민주당의 역할, 또 이 같은 참사를 대하는 자세도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유승찬> 저는 야당이 공세를 펴는 건 너무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야당 입장에서는 어쨌든 이 문제에 대해서 공세를 폄으로써 다시 주도권을 가져오려고 할 거고요. 그것이 야당이 존재하는 이유 아니겠습니까?
◇ 이재윤> 정부 여당에 대한 공세 당연한 거다. 그렇게 보시는군요. 당장 이번 주말에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단체의 집회가 예정이 돼 있어요. 지금 추모를 내세우고는 있는데, 이게 적절한 것인지.
◆ 유승찬> 그거는 제가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시민단체가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고요. 가령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 이재윤> 정당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면 문제가 있지만 이건 아니다.
◆ 유승찬> 그리고 저는 시민단체나 혹은 헌법기관인 의원 개인이 그 정도 의견을 표현하는 건 너무 자연스럽고 논란을 제기할 문제는 아니다. 사실 어느 정부에서나 시민단체는 퇴진 요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큰 재난이 터졌기 때문에 그거를 가지고서 잘됐다, 잘못됐다. 이런 논란을 하는 것은 좀.
◇ 이재윤> 그런데 지금 사람이 너무 밀집돼서 또 다른 사고를 부르지 않을까 하는 그런 걱정도 있기 때문에 말씀 드리는 거죠.
◆ 유승찬> 그런 우려는 할 수 있겠습니다.
◇ 이재윤> 지금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어디에 집중해야 되고, 어떤 준비를 해야 될까요.
◆ 유승찬> 국민의힘도 큰 위기잖아요. 지금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서도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고, 지금 행안부 장관 퇴진을 얘기하는 목소리들은 꽤 여러 의원들, 당권 주자들 속에서도 나오고 있더라고요. 그건 그분들도 사태 수습의 마지노선이다. 이렇게 보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지금은 저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여당, 야당도 마찬가지인데. 국민이 가지고 있는 상실감, 슬픔, 분노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렇게 가늠하기가 어려울 때는 국민의 기대보다 과도한 뭔가 결단을 내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저는 국민의힘이 이 사태 수습을 위해서는 내각을 다시 구성한다는 각오로 이 문제들을 바라봐야 한다. 여당이라고 정부를 감싸기만 해서는 사태를 수습하기는 커녕 사태를 더 키울 수 있다. 여당이 여당의 역할을 해야 된다. 그러니까 원래 행정부와 정당이 있는 건데,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집권을 하면 행정부와 여당이 일체화되는 경향이 있었잖아요.
◇ 이재윤> 정부 여당, 이렇게 한꺼번에 부르는 이유가 있죠.
◆ 유승찬> 그런데 그렇게 일체화되면 힘도 세지지만, 리스크도 더 커지거든요. 수습이 안 되잖아요. 지금이야말로 정부와 여당이 역할 분담을 해서 이 문제들을 책임 있게 풀어갈 필요가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이재윤> 국민의힘에서도 계속해서 정부 측의 입장을 감싸기만 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 유승찬> 그렇죠. 오히려 그건 더 위험을 키우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 이재윤>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들이 느끼는 상실감, 트라우마도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어떻게 현명하게 풀까. 이 부분을 계속 고민을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유승찬> 네, 고맙습니다.
◇ 이재윤> 유승찬 정치 컨설턴트였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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