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안 줘놓고, 책임은 말단이?…현장 경찰들 ‘부글부글’
[앵커]
수사와 함께 경찰은 대대적인 감찰에 나섰습니다.
참사 당일 수많은 신고를 받고도 왜 대응이 미흡했는지 집중해서 들여다보고 있는데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선 "책임을 떠넘기려는", 이른바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옵니다.
정해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윤희근 경찰청장은 경찰의 부실 대응을 인정하면서 그 대상을 이렇게 지목했습니다.
[윤희근/경찰청장 : "112신고를 처리하는 현장의 대응은 미흡했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곧바로 시작된 대대적인 감찰.
일선 경찰들 사이에선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태원파출소에 근무 중이라는 경찰관이 내부 게시판에 쓴 글입니다.
청장의 발언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글을 쓴다', 신고가 몰려들던 때 '파출소엔 30명 남짓 근무했다', '대통령 연도경호에 동원된 인원보다 덜 지원해줬다' 현장의 인력부족 실태를 토로했습니다.
같은 파출소 또다른 직원, '해산시키는 인원보다 몰려드는 인원이 몇 배로 많았다', '청장의 발언으로 무능하고 나태한 경찰로 낙인찍혔다' 이렇게 항변했습니다.
십수만 인파가 운집한 이태원을 관할 파출소 서른 명 정도가 지키고 있었는데, 어찌 그 책임을 '현장'에만 돌리냐는 겁니다.
전 권역의 경찰관들이 내부적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A 경찰서 경찰관/음성변조 : "10만 명이었고, 이태원 파출소나 지구대 사람들이 그거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2~30명이었는데."]
[B 경찰서 경찰관/음성변조 : "그 정도로 인원도 적고 치안 수요는 많은 곳이라서. 거기가 다들 기피하는 곳이어서."]
경찰 노조 격인 경찰직장협의회는 경찰청장을 항의 방문했습니다.
감찰 조사 과정에 직장협의회가 입회할 수 있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민관기/전국경찰직장협의회장 : "50% 이상 경력(경찰병력)을 가동한 걸로 봐서는 파출소장 입장에서는 최대한 인력 동원을 하지 않았나..."]
경찰청은 이번 감찰이 현장 실무자를 징계하는 데 주안점을 둔 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 김민준/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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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주 기자 (sey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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