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곧 사우디 공격” 첩보... 美·중동 국가들 경계태세 강화

백수진 기자 2022. 11. 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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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 관심 돌리려 준비
美 NSC “대응할 준비 돼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 지상군 병력이 지난 18일 아르메니아 및 아제르바이잔과 국경을 접하는 서북부 아라스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최근 석유 감산 결정 이후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의 공격 첩보를 입수해 미국과 공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사우디와 미국, 중동 지역 다른 국가들은 군의 위기 대응 태세를 강화했다. 사우디와 이란은 이슬람 패권을 둘러싸고 서로 맹주(盟主)를 자처하는 숙적이다.

사우디와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9월부터 계속된 반정부 시위로부터 대중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사우디와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의 에르빌을 공격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 테헤란 등 이란 전역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이란이 공격을 감행할 경우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NSC 관계자는 “우리는 군사·정보 채널을 통해 사우디와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이 지역에서 미국과 동맹국 이익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WSJ에 밝혔다.

이란은 지난 9월 말에도 탄도미사일 수십 발과 무장 드론으로 이라크 북부를 공격했다. 탄도미사일 중 일부는 미군이 주둔한 에르빌을 향해 날아가다가 격추됐다. 당시 이란은 “(에르빌에 근거를 둔) 쿠르드 분리주의자들이 이란 내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란 당국은 사우디와 미국, 이스라엘 등이 이란 내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위성 뉴스 채널로 이란 시위를 보도하는 것을 자제하라”고 사우디에 공개 경고했다. 당시 살라미 사령관은 “사우디는 언론을 통해 이란의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며 “이번이 우리의 마지막 경고”라고 했다.

이번 사태가 차갑게 얼어붙은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풀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석유수출국 협의체 ‘OPEC 플러스’를 이끄는 사우디가 감산 계획을 발표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와의 관계가 미국 안보에 도움이 되는지 재검토하겠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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