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탄도미사일 NLL 넘어 쐈다
한국군, NLL 넘어 미사일 대응
울릉도에 한때 공습경보 발령돼
북한이 2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아래 남측 영해 근처로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은 NLL을 넘어온 1발 등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비롯해 25발가량의 다양한 미사일을 서해와 동해로 발사했다. 한국군은 전투기 3대를 동원해 공대지미사일 3발을 NLL 이북 공해상으로 발사했다. 남북이 NLL 인근에서 군사조치 수준을 높이면서 한반도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및 포격 도발은 오늘 5차례에 걸쳐 이뤄졌다”고 밝혔다.
북한은 오전 6시51분쯤 서해상으로 SRBM 4발을, 8시51분쯤엔 동해상으로 SRBM 3발을 발사했다. 이 가운데 1발은 NLL 이남 26㎞, 속초 동쪽 57㎞, 울릉도 서북쪽 167㎞ 해역에 떨어졌다. 영해가 기준선에서 12해리(약 22㎞)임을 고려하면 영해에 상당히 근접해 떨어진 것이다. 북한이 그간 해안포와 방사포를 NLL 이남으로 쏜 적은 있으나 탄도미사일 발사는 사상 최초이다.
북한은 9시12분쯤부터 동·서해상으로 SRBM과 지대공 미사일 등으로 추정되는 10여발을 쐈고, 오후 1시27분쯤엔 9·19 군사합의를 깨고 동해 NLL 북방 해상완충구역 내로 100여발의 포병사격을 했다. 이어 오후 4시30분부터 5시10분까지 지대공 미사일 등 6발을 동·서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은 한·미가 지난달 31일부터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실시하는 것을 빌미로 도발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새벽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한·미가 북한을 겨냥해 무력을 사용할 경우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는 울릉군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공습경보는 2016년 2월7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 백령도와 대청도에 발령된 지 6년 만이다. 공습경보는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해제됐다.
남측은 이날 오전 11시10분부터 낮 12시21분까지 NLL 이북 공해상으로 공대지 미사일 3발을 발사하며 맞대응했다. 합참은 “공군 F-15K와 KF-16의 정밀 공대지미사일 3발을 동해 NLL 이북 공해상,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의 낙탄 지역과 상응한 거리 해상에 정밀 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의 도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을 침범하여 자행된 미사일에 의한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라면서 “북한의 도발이 분명한 대가를 치르도록 엄정한 대응을 신속히 취하라”고 밝혔다. 군은 경계태세를 2급으로 높이고 화력대기태세도 격상했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 대통령 NSC 주재 “북, 실질적 영토침해”
- NLL 넘어 날아간 남북 미사일…9·19 군사합의 ‘무용지물’
- 공습경보에 울릉군 공무원만 대피…45분 뒤 주민에 알려
- 북, ICBM 발사 등 더 큰 도발 예고
- “즉각적 위협 안 돼…북의 무모한 행동”
- 공군 대령, ‘딸뻘’ 소위 강간미수···“유혹당했다” 2차 가해
- 김재섭, 윤 대통령-명태균 통화 “부끄럽고 참담···해명 누가 믿냐”
- [스경X이슈] ‘나는 솔로’ 23기 정숙, 하다하다 범죄전과자까지 출연…검증 하긴 하나?
- 친윤 강명구 “윤 대통령, 박절하지 못한 분···사적 얘기”
- 70대 아버지 살해한 30대 아들, 경찰에 자수…“어머니 괴롭혀와서” 진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