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불면 뽑히고 부러져 ‘위험’…제주 도심 ‘워싱턴 야자’ 옮긴다
협재해수욕장으로 이식 추진
사라진 자리엔 후박나무 식재
제주의 도심 풍경을 이국적으로 연출하는 데 한몫해온 ‘워싱턴 야자’ 가로수가 속속 퇴출된다. 높은 키의 야자가 강풍 때마다 부러지거나 뽑혀 쓰러지면서 안전사고와 피해를 불러오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2개월에 걸쳐 연동과 노형동, 외도동, 한림읍 등 6개 구간에 가로수로 심은 워싱턴 야자 379그루를 뽑아 협재해수욕장 등으로 이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워싱턴 야자가 사라진 자리에는 후박나무 등을 가로수로 식재한다.
제주시는 도시림 등의 조성관리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지난해부터 재해위험이 큰 구간의 워싱턴 야자 이식 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155그루를 이식했고, 올해 379그루를 옮겨심으면 당초 계획했던 재해위험 구간 534그루의 이식이 완료된다. 현재 제주시 도심에는 1100여그루의 워싱턴 야자가 있는데 이 중 절반 정도가 다른 곳으로 이식되는 것이다.
제주시는 또 도로 여건 변화 등을 고려해 내년에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곳에 야자나무가 있는지 여부를 추가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2017년에는 한전이 제주시 가령로 등 도심 7개 지역의 야자수 230그루를 뽑아 이식하기도 했다.
제주에서 이국적인 거리 풍경을 선보였던 워싱턴 야자가 점차 사라지는 이유는 안전사고 위험 때문이다. 야자수는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식물로, 생장 속도가 빠르고 다 자란 높이는 15~27m에 이른다.
워싱턴 야자는 태풍 등으로 인한 강풍이 불 때마다 종종 꺾이거나 뽑혀 쓰러지면서 차량과 집, 각종 구조물을 덮치는 등의 피해를 안기고 있다. 높은 키 탓에 고압선과 얽혀 정전, 안전사고 등의 위험도 낳고 있다.
워싱턴 야자는 향토 수종이 아니지만 1990년대 제주 개발 과정에서 휴양지 이미지를 선보이기 위해 가로수로 많이 식재됐다. 제주시 관계자는 “태풍, 강풍 등에 의해 워싱턴 야자가 꺾이고 뽑히는 사고가 실제 종종 발생하면서 도심 내 재해예방을 위해 이식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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