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범 박병화, 퇴거 안 하면 쫓아낼 것”
화성시 “위임장 없어 법적 무효”…주민들 연일 반대 시위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39)가 출소한 지 사흘째인 2일 경기 화성시 주민들과 학부모들이 그의 거주를 반대하는 시위를 연일 벌이고 있다. 박병화가 거주하는 원룸 건물주는 임대차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성시는 “지난 1일 오후 봉담읍장이 원룸 건물주와 함께 박병화를 찾아갔지만 만날 수 없어 계약해지 통보서를 문틈 사이를 통해 전달한 상태”라고 이날 밝혔다.
건물주 측은 화성시 법무팀의 조언을 받은 뒤 계약해지 서면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건물주 측은 “박병화의 모친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위임장도 없이 박병화 명의 도장을 이용해 대리 계약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이 계약은 무효”라며 “모르고 한 계약이지만 이웃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퇴거 요청에 끝내 불응하면 향후 명도소송이라도 해서 쫓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병화의 가족은 지난달 25일 경기 화성시 봉당읍의 한 원룸을 그의 이름으로 보증금 100만원, 월세 30만원에 12개월 임대차 계약했다.
화성시는 임대차 계약 당시 박병화의 위임장이 없었던 점, 조카가 거주할 것이라고 한 점, 사회적 논란 소지가 있는 사람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아 건물주의 재산상 손해가 예상되는 점에서 계약해지가 법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병화는 지난달 31일 원룸에 입주한 후 두문불출하고 있다. 화성시는 박병화의 모친에게 연락해 “이곳은 대학생들이 다수 거주하는 원룸촌이므로 퇴거해달라”고 설득하려 했으나 모친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의 반발은 확산되고 있다. 수원대 학생 및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법무부 항의 방문에 이어 박병화 거주지 앞에서 사흘째 집회를 했다. 화성시새마을회 등 30여개 시민·사회단체 회원 60여명은 이날 그의 거주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퇴거를 촉구했다.
화성시에 이어 경기도교육청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일 입장문에서 “박씨가 입주한 원룸촌은 대학은 물론 초·중·고교가 밀집한 지역으로 학생·학부모 등이 극심한 불안과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박병화 퇴거는 물론이고 해당 지역 치안 관리 강화, 범죄 예방시설 확충, 안전 교육 확대 등 학생들의 안전보장을 위한 가능한 모든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은 1개 중대 인력(80명)을 현장에 배치해 순환 근무 중이다. 화성시는 원룸 주변 8곳에 고성능 방범용 폐쇄회로(CC)TV 15대를 추가 설치해 이 일대를 ‘집중 관찰존’으로 24시간 밀착 감시하고 있다.
박병화는 2002년 12월~2007년 10월 수원시 권선구·영통구 등의 빌라에 침입해 20대 여성 10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15년형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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