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시장선거 있어 돈 급하다 해 빌려줬다”
“2014년 6월 3억~4억 보내
어디 썼는지 용처 모른다”
이재명 성남시장 출마 전
12억 빌려줬다 보도는 부인
남욱 변호사 등 경기 성남시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에게 2014년 6월 성남시장 선거를 앞두고 거액을 빌려준 인물로 지목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 이모씨가 “남 변호사가 ‘시장 선거도 있고 돈이 너무 급해’라고 해서 돈을 빌려줬지만 어디에다 썼는지는 모른다”며 “2014년 6월 성남시장 선거 전에는 3억~4억원을 보내준 게 전부”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돈이 당시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자금으로 사용된 게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이씨는 지난 1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2014년 초부터 남 변호사가 ‘시장 선거도 있고. 형, 돈이 너무 급해’라고 해서 돈을 준 게 맞다”고 했다. 다만 이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2014년 6월 성남시장 선거 이전에 남 변호사에게 12억원을 빌려줬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씨는 “2014년 6월은 위례신도시 분양이 시작하기도 전이었다. 그런 거액을 남 변호사에게 줄 이유도 없었고 당시 그럴 만한 돈도 없었다”고 했다. 이씨가 운영 중인 A분양대행업체는 2014년 대장동 개발 일당이 시행을 맡은 위례신도시 개발사업(A2-8블록)의 분양대행을 맡았다. 이후 대장동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시행을 맡은 대장동 5개 블록 아파트 분양대행도 독점했다.
이씨는 “당시 남 변호사가 (위례신도시) 분양대행 계약을 하게끔 도와주던 상황이었다. 남 변호사에게 신세를 졌고 분양대행 수익도 예상됐다 보니 남 변호사가 돈이 필요하다, 빌려달라고 해서 3억~4억원 사이 빌려준 것이 전부”라고 했다.
이씨는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이 본격화된 2014년 8월부터는 남 변호사에게 큰돈을 빌려준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그때(2014년 9월)는 위례신도시 분양도 잘되고 수수료도 나오다 보니 돈이 좀 있었다”며 “빌려준 돈은 위례신도시 개발에 대한 대가성이 아니라 대장동 분양을 하기 위해 운영비를 지원해달라고 해서 보낸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판교AMC의 경비 내역에도 이씨가 운영하는 A업체가 2014년 9~10월 총 4억5000만원을 남 변호사 등이 운영하던 판교AMC에 송금한 기록이 있다. A업체는 2014년 9월3일 판교AMC에 1억2000만원을, 10월7일에는 8000만원과 2억5000만원을 나눠 입금했다.
남 변호사에 총 42억 빌려줘
쪼개 보내 정확한 기억 안 나
이씨는 “남 변호사에게 빌려준 자금은 총 42억5000만원”이라며 “돈을 주고서 ‘자, 이제 나는 끝이다’라고 생각했다. 대장동 개발 운영비 댄다는 약속은 그걸로 ‘클리어’가 됐던 것”이라고 했다. 언제, 얼마를 나눠서 보냈느냐는 질문에는 “돈은 다 쪼개서 보냈다. 현금으로 뽑거나 수표로 뽑아 정확하게 기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신이 남 변호사에게 빌려준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남 변호사가 2014년 6월 성남시장 선거 전에 자신에게 빌린 돈 중 1억원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통해 이 대표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5000만원이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건네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씨는 “이 대표가 또 성남시장이 되는 게 남 변호사 등에게 크게 도움이 되니까 시장 선거에 도움을 주려고 그러나 보다 정도는 생각했다. 그런 식으로 남 변호사가 나뿐 아니라 사방에 얘기를 하면서 돈을 구할 당시였을 것이다. 남 변호사가 잘돼야 나에게도 도움이 되니까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이씨는 “건설업계 관행상 인허가를 받으려면 로비도 해야 하는 게 대한민국이다”라며 “당연히 그 전부터 하던 모든 프로젝트는 그쪽(이 대표 측)과 뭔가 관계가 있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전지현·이보라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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