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구했어야 했는데" 트라우마 시달리는 현장 대원들
참사 당시 현장에 출동해 사투를 벌였던 일선 경찰과 소방대원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부 고위직이나 경찰 지도부는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이들은 '더 구할 수 있었는데' 하는 자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겁니다.
이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시끄러운 음악 사이로 들리는 건 한 경찰관의 다급한 목소리입니다.
[경찰관 : 이동하세요. 멀뚱멀뚱 보고 있지만 말고 그만 돌아가시라고요.]
목은 이미 쉬었지만, 멈추지 않습니다.
[경찰관 : 이쪽으로! 이쪽으로! 사람이 죽고 있어요!]
장비와 인력은 모자랐고, 공황에 빠진 인파는 통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권영준/현장 출동 소방대원 : 가슴 압박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옆에 또 심정지 환자가 옮겨진 거예요. 그런데 그 사람한테 아무도 안 붙었어요. 인력이 모자라니까.]
더 많이 살릴 수 없었을까, 희생자 마지막 모습은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A씨/현장 출동 소방대원 : 좀 더 빨리 도착했고 또 속도가 좀 빨랐고 그랬으면 최대한 우리가 더 많은 사람을 구조할 수 있었지 않나.]
경찰과 소방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면서 힘든 마음을 털어놓기도 어렵습니다.
[현장 출동 경찰관 : 말씀드리기 굉장히 곤란한 부분이 있고. 저희 파출소 단위에선 답변을 못 드리게 돼 있어요.]
[권영준/현장 출동 소방대원 : 맨날 술 한 잔씩 먹고 자죠. 여태까지 경험했던 현장 중에서 제일 심각한 현장이었으니까.]
참사 뒤 현장에 다급히 투입된 구조 인력은 모두 2,421명.
정부 기관과 지휘부의 책임 공방은 계속됐고 그 사이 현장 대원들은 '죄인 아닌 죄인'이 됐습니다.
[김주형/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장 : 죽어가는 사람을 내 앞에서 목격하는 게 사실 정말 힘든 일 아니겠습니까. 내가 정말 이 직업을 갖고 있는 게 맞는 것인가.]
현장에서 사투를 벌인 경찰, 소방, 구청 공무원들 각자는 모두 위로가 필요한 보통 인간일 뿐입니다.
(화면출처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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