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에게 헌혈을" 부탁에 쏟아진 온정…"시민께 깊이 감사"
중태에 빠진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헌혈을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 환자는 세상을 떠났지만, 희생자의 언니는, 돕고 싶다며 달려와준 모든 시민들에게 감사하단 마음을 전했습니다.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동생은 이태원에서 사고를 당한 뒤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만 네 차례를 받았습니다.
약 200명 분의 혈액을 수혈받아야 할 정도로 중태였습니다.
[희생자 언니 : 심장이 한 번 멈추고 나서였고요, 새벽에. 그러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그렇지만 언제 다시 그렇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어요. 어떻게든 뭐라도 해보자, 뭐라도 해보자.]
언니는 이렇게 절박한 상황에서 소셜미디어에 연락처와 함께 '동생에게 헌혈을 부탁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은 지인과 이름 모를 시민들을 통해 온라인 상에서 퍼져나갔습니다.
이후 돕고 싶다는 연락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희생자 언니 : 받았다가 끊으면 또 1분 뒤에 전화가 오고 문자도 계속해서 오고… 그게 계속 반복됐어요, 하루 종일.]
격려와 응원도 이어졌습니다.
[희생자 언니 : 아들분이 되게 건강하시대요. 그래서 본인 아들 피가 들어가면 OO이도 당연히 힘낼 거라고.]
자녀와 함께 헌혈을 했다거나, 새벽에 헌혈할 곳을 찾아 먼 길을 운전해 갔다는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동생에게 헌혈한 시민들만 100여 명.
[희생자 언니 : 당연히 너무나도 감사드렸고요. OO이가 정말 살아나면 좋아하겠다. 일어나면 꼭 말해줘야겠다.]
안타깝게도 동생은 어제 세상을 떠났고, 시민들이 나눈 혈액을 수혈받을 수는 없었습니다.
건강한 혈액인지를 확인하는데 통상 2-3일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유가족들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귀중한 혈액을 절박한 동생에게 전해줘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희생자 언니 : (혈액이 또 다른 분들께) 제공해주신 분들과 OO이의 선물로 된다면 그것도 감사하죠,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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