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이락'?…"브리핑은 간결하게" 문건대로 움직였다
정부는 이 문건이 어디까지 보고가 됐는지 정확하게 확인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동안 정부의 대응을 보면 경찰 문건에서 제안한 것과 맞아떨어지는 대목들이 있습니다. 브리핑을 간결하게 하라든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하면 관련된 보도가 감소한다고 돼 있습니다. 정부가 비슷하게 했습니다.
박사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31일 경찰청이 만든 '정책 참고 자료'에는 부처의 브리핑 방법도 담겨 있습니다.
'부처 브리핑이나 회의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내용이 포함되지 않도록 핵심 메시지만 간결하게 발표하도록 당부한다'는 겁니다.
같은 날,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의 브리핑입니다.
[취재진/지난 10월 31일 : 지금 제대로 질의가 안 되고 있는데요. 조금 질의 시간을 조금 더…]
[김성호/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지난 10월 31일) : 질문 나온 건 다 소화를 해야 하는 건가요?]
예정된 시간이 남았는데도 서둘러 브리핑을 마치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문건은 앞선 대형사고 사례를 통해 관련 보도의 추이도 분석했습니다.
"사고 발생 2일에서 4일까지는 정부 대처와 사고 원인 등에 관심이 고조되다가, 중간수사 결과나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하면 보도가 감소한다"는 겁니다.
실제 정부는 경찰의 부실대응 여부 등 참사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기도 전에 재발방지를 꺼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어제) :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문건은 참사 책임을 다른 곳에 돌렸다가 시민 안전에 대한 정부 책임은 무한대라고 사과한 영국의 사례도 언급했습니다.
당초 정부는 이태원 참사를 두고 "주최자 없는 행사라 매뉴얼이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이 문건이 만들어진 다음날 이상민 행안부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등의 사과가 이어졌습니다.
다만, 이 장관과 윤 청장이 이 문건을 의사결정에 참고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화면제공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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