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인파를 파출소가?" "지원 요청했는데" 일선 반발
일선 경찰들은 '사라진 윗선'을 말하며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열악한 상황에서 나름의 최선을 다했는데 지휘부가 모든 책임을 현장에만 떠넘긴다는 겁니다. 일선의 반발에 경찰청은 책임 전가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계속해서 박민규 기자입니다.
[기자]
반발을 부른 건, 전날 오전 윤희근 경찰청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며 내놓은 이 발언입니다.
[윤희근/경찰청장 (어제) : 112 신고를 처리하는 현장의 대응은 미흡했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당장 저녁부터 경찰 내부망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참사 현장 바로 맞은 편, 이태원파출소에서 3년째 일해온 경찰이 쓴 글입니다.
청장 발언으로 무능하고 나태한 경찰관으로 낙인찍혔다며, 약 20명 직원이 최선을 다했다고 썼습니다.
사고 당일 저녁 6시부터 밤 10시까지 각종 112 신고 79건이 집중됐고, 이걸 처리하는 도중에도 시민들에게 해산을 요청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했습니다.
용산서가 서울경찰청에 핼러윈 인파를 대비해서 기동대 지원을 요청했지만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당시 서울청은 경비가 아닌 교통기동대 20명만 지원했는데, 이를 두고 용산서에선 "더 많은 인원이 필요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는 수사와 감찰로 확인해야 하는데, 강제 수사가 시작되면서 일선 반발은 더 커질 걸로 보입니다.
직장인 익명 앱에도 "10만 인파를 파출소 직원이 대비했어야 하나", "징계받지 않을까 잠을 못 이룬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 경찰관들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일선 경찰관 : 굉장히 억울하다고 생각돼요. 경력을 바로 투입해서 그걸 분산시킬 수 있느냐, 불가능하단 얘기죠. 폴리스라인을 친다든지 걸러서 들여보내지 않는 이상은…]
이런 반발에 경찰청은 "현장에 책임을 전가한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는 글을 내부망에 올렸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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