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도 시민들이 먼저 했다...추모공간에 쌓인 '미안해'
[앵커]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 책임을 회피하다 뒤늦게 사과했죠.
주무 장관은 미뤘던 사과인데, 시민들은 처음부터 먼저 사과하고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진심 어린 사과,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쓴 손편지에 가득합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참사 현장 바로 옆 이태원역 1번 출구에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희생자들을 기리는 마음이 담긴 물건들도 거리에 가득합니다.
시민들이 두고 간 꽃다발과 음식들 사이로, 손편지와 쪽지들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붙어 있습니다.
좋은 곳으로 가시기 바란다, 명복을 빈다는 이야기 사이사이에 '미안하다'는 글귀들이 눈에 띕니다.
무엇이 그리 죄스러울까.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주지 못한 어른들이 그렇다는 편지도 많고,
[변영분 / 서울 연남동 :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신경을 썼으려니 이제 어른들은 그렇게 생각을 했겠죠. 근데 이제 이런 사태가 벌어지니까…. 어른으로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네요.]
참사 현장에 있었는데도 더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쪽지도 있습니다.
[김은빈 / 서울 청운동 : 저는 그냥 무서워서 이렇게 막 그냥 길을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했던 제가 너무 좀 바보 같고 구급대원분들 도와서 좀 못했던 그런 마음들이 너무 죄스럽고 미안하고….]
서울광장 분향소에도 추모객들이 남기고 간 편지가 가득합니다.
[정금연 / 서울 다산동 : 한창 꽃피고 할 그런 나이에 젊은 나이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해서 그게 너무너무 가슴 아파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YTN이 추모 현장에서 만난 시민 한 명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전우광 / 경기도 수원시 : 우리는 다 같은 국민입니다. 공무원들만 미안할 게 아니라 우리도 다 마찬가지예요. 똑같은 국민이기 때문에. 그래서 미안하다고 얘기를 하는 겁니다.]
그저 같은 나라에 살아서, 어른이라서, 더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시민들의 진심이 곳곳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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