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지 꺾은 자금시장 경색… 현대·삼성 `울산 B04 재개발` 불참

박순원 2022. 11. 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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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시장 경색이 지방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모집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울산 B04 재개발' 사업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입찰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양사는 최종 입찰에 불참하기로 했다.

또 앞서 울산 B04 조합은 시공사 공사비 지불 방식을 '기성불'로 요구했는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측은 공사비 지불 방식으로 '분양불'을 선호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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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B04 재개발 조합 제공>

자금시장 경색이 지방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모집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울산 B04 재개발' 사업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입찰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양사는 최종 입찰에 불참하기로 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울산 B04 재개발 조합은 두차례의 입찰공고에도 불구하고 시공사를 모집하지 못했다. 울산 B04 재개발은 울산 원도심인 우정동 일대를 재개발해 아파트 4081세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일반분양 물량 3000세대 가량이 포함돼 건설사들로부터 사업성 높은 단지로 평가받아왔다.

앞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지난 7월부터 울산 B04 재개발 현장서 홍보전을 펼쳤다. 현대건설은 브랜드 심의위원회를 열고 울산 정비시장에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첫 도입하기로 했고, 삼성물산은 선호도 높은 '래미안' 브랜드와 특화 설계를 내세우며 수주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두 회사는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시공사가 경쟁사와의 출혈 경쟁을 우려해 입찰을 포기하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건설사가 모두 불참해 사업 자체가 무응찰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홍보전에 나선 건설사들이 모두 불참하기로 했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대규모 규모의 사업장의 경우 금리가 낮을 때는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받지만 요즘 같은 상황에선 오히려 리스크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또 앞서 울산 B04 조합은 시공사 공사비 지불 방식을 '기성불'로 요구했는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측은 공사비 지불 방식으로 '분양불'을 선호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성불은 시공사가 공사 공정률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받는 방식, 분양불은 분양자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아 준공까지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조합 입장에서는 공사비 지급 시기를 늦출 수 있는 방식인 기성불이 유리한 조건이다. 반대로 시공사 입장에선 공사 대금을 준공 전에 받을 수 있는 분양불 방식을 선호한다.

울산 B04 조합이 시공사 모집에 연이어 실패하면서 현장에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간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도 거론된다.

통상 정비사업 조합원들은 책임소재 불분명 등의 이유로 컨소시엄 시공을 꺼려하지만, 연이은 유찰로 사업이 지연되는 것은 조합에 더 큰 리스크이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업성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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