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현장대응 미흡" 경찰청장에 일선에선 '실망'

임순현 2022. 11. 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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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현장 대응 미흡'을 언급, 일선 경찰관이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되자 일각에서 실망스럽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윤 청장은 1일 경찰청에서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현장의 심각성을 알리는 112 신고가 다수 있었는데도 112 신고를 처리하는 현장의 대응은 미흡했다"고 말했다.

또 이날 오전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파출소 현장 직원을 감찰 대상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하면서 현장 경찰 감찰조사 시 직장협의회가 입회하겠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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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경찰청장, '이태원 참사' 입장 표명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11.1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박규리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현장 대응 미흡'을 언급, 일선 경찰관이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되자 일각에서 실망스럽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윤 청장은 1일 경찰청에서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현장의 심각성을 알리는 112 신고가 다수 있었는데도 112 신고를 처리하는 현장의 대응은 미흡했다"고 말했다.

윤 청장의 발언대로 이날 참사가 발생하기 약 4시간 전부터 이태원 일대에서는 대규모 인파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의 112 신고가 11건 접수됐다.

경찰이 1일 공개한 11건 신고의 녹취록에 따르면 '압사'라는 단어가 여러 차례 나올 정도로 다급한 신고내용이었지만, 경찰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결국 이 지역을 관할하는 용산경찰서의 서장이 2일 대기발령되고 강도 높은 감사와 수사를 받게 됐다.

이를 두고 경찰 지휘부가 져야 할 책임을 열악한 근무 조건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현장 경찰관에게 떠넘겼다는 반감이 일선에서 감지된다.

이태원 파출소에 근무 중인 한 경찰관은 1일 오후 경찰 내부망에 "경찰청장의 발언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용산서 직원들은 무능하고 나태한 경찰관으로 낙인찍혀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어떤 점을 근거로 그런 발언을 하셨는지 궁금하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핼러윈 대비 당시 안전 문제로 용산경찰서가 서울경찰청 기동대 경력 지원요청을 했으나 지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는 "시민을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서 고생한 동료들을 감찰이라는 사지로 내몰지 말아라"라거나 "총체적 책임은 지휘부에 있으니 일선에 책임 묻지 말고 지휘부가 책임져라"는 등 호응하는 댓글이 달렸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경찰청장을 비판한 현직 경찰 간부도 있었다.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한 경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청장이 현장 책임론만 언급한 건 정말 실망스럽다"며 "지휘부의 판단, 그리고 준비와 지원이 미흡했다'고 답변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전국 경찰 직장협의회는 2일 낸 성명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현장 경찰에게만 물으려 하는 것은 매우 큰 우려"라며 서울시와 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 용산구청의 책임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날 오전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파출소 현장 직원을 감찰 대상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하면서 현장 경찰 감찰조사 시 직장협의회가 입회하겠다고 제안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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