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구원 "서울서 압사 발생 가능성 높아" 2년 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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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이 2년 전 압사 사고를 '신종 재난'으로 분류하고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서는 '서울에서 장래 관심을 두어야 할 주요 신종 또는 대형 도시재난'을 크게 △기상재난 △지반재난 △오염재난 △건강위해요인 확산 △시설재난 △교통재난 △도시서비스 마비 △테러 및 다중안전사고 등 8가지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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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밀 도시' 서울 집단행사 증가로 압사 가능성 커
시의회 '주최 없는 행사' 안전관리 대책 조례 발의
서울시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이 2년 전 압사 사고를 '신종 재난'으로 분류하고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그러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156명이 숨진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터진 후에야 시의회와 조례 개정에 나서기로 해 ‘뒷북 대응’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구원, 2020년 '압사' 등 신종 재난 경고
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연구원은 2020년 발간한 ‘신종 대형 도시재난 전망과 정책방향’에서 세월호 참사(2014년), 메르스 대유행(2015년), 경주 지진(2016년) 등 통상적 예측 범위를 벗어난 신종 재난에 대한 정책적 대응 필요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보고서에서는 ‘서울에서 장래 관심을 두어야 할 주요 신종 또는 대형 도시재난’을 크게 △기상재난 △지반재난 △오염재난 △건강위해요인 확산 △시설재난 △교통재난 △도시서비스 마비 △테러 및 다중안전사고 등 8가지로 분류했다. 연구원은 서울의 인구밀도가 1㎢당 1만5,841명으로 전 세계 6위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고밀 사회에서 축제와 공연, 경기, 집회 등이 크게 늘어나면서 압사 사고 발생 잠재성도 커진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압사 등 재난 대비 안전대책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조기 예ㆍ경보 △통합적 재난대응체계 구축 △재난대응 매뉴얼 현실화 △대피 및 출동체계 정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등이 대표적이다.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재난 전조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시민 신고를 활성화할 필요성을 언급했고, 재난발생 때 지자체뿐 아니라 유관기관과 통합적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재난 발생에 대비해 대피로와 출동 경로를 확보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실시간 정보를 빠르게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신상영 환경안전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신종 재난은 예측 불가하고 여러 요인이 결합해 발생하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명확한 안전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시의회 뒤늦게 다중밀집행사 안전대책 추진
서울연구원의 경고에도 압사 사고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소홀했던 서울시는 이태원 참사 발생 뒤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자체와 경찰 간 유기적 협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절실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서울시와 경찰이 앞으로 어떻게 협력체계를 촘촘하게 만들지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주재로 열린 ‘다중 밀집 인파사고 예방을 위한 범정부 특별팀(TF)’ 회의에 참석해 관련 방안을 논의했다.
서울시의회도 뒤늦게 주최 없는 행사도 지자체가 안전대책을 세우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춘곤 국민의힘 시의원은 이날 ‘서울시 옥외행사의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명시된 옥외행사 범위에 ‘주최ㆍ주관하는 자가 없으나 시민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행사’를 추가했다. ‘옥외행사 장소 및 접근 경로 등 주요 통행로 등에서의 군중 밀집에 대한 예측과 감지를 통한 안전관리대책’을 세우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서울시 조치는 참사가 터진 뒤에야 움직이는 전형적인 뒷북 행정"이라며 "국가기관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헌법에 명시된 기본적 책무이며, 매뉴얼에 없다고 방기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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