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신고 녹취록' 파문..."사고 원인 규명 우선" vs "이상민·윤희근 경질" 정국 요동

백승목 기자 2022. 11. 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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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정치적 공방을 자제해온 정치권이 2일 112신고 녹취록 파문으로 요동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직접 112 녹취록의 주요 내용을 읽어내려간 뒤 "결코 막을 수 없던 참사가 아니었다"며 "하지만 참사 직후 대통령, 총리, 장관, 시장, 구청장, 경찰서장 등 누구 하나 사죄한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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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정부 책임론' 강공 모드로 전환...與 일정 부분 수긍하며 자세 낮춰, 다만 "先수습·後문책"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왼쪽)-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156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정치적 공방을 자제해온 정치권이 2일 112신고 녹취록 파문으로 요동치고 있다. 참사 당일 112 신고가 수차례 접수됐음에도 대처하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참사 직후 경찰이 시민단체와 언론 동향을 파악한 문건까지 공개되면서 파문이 확산세다. 여기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책임 회피성 발언, 한덕수 국무총리의 외신기자 간담회 농담 논란까지 겹쳐지면서 정부에 대한 책임론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책임론'을 앞세워 강공 모드로 태세를 전환했다.

민주당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등 관련 책임자의 파면을 공식 요구하며 대여 공세의 포문을 열어젖혔다.

당장 지도부는 112 녹취록은 물론 전날 외신 기자회견에서의 한덕수 국무총리 농담성 발언, '추모 리본' 논란까지 도마에 올렸다.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국민들은 이 엄중한 시기에 국가는 어디에 있었는지 묻고 있다"며 "책임을 덜어내기 위해 사건을 축소, 은폐, 조작하는 것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직접 112 녹취록의 주요 내용을 읽어내려간 뒤 "결코 막을 수 없던 참사가 아니었다"며 "하지만 참사 직후 대통령, 총리, 장관, 시장, 구청장, 경찰서장 등 누구 하나 사죄한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지도부에서는 "이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즉각 파면하고, 사법조치 해야 한다"(정청래 최고위원),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이라도 이 장관과 윤 청장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정하라"(고민정 최고위원) 등 '이상민·윤희근 경질' 요구가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도 112 녹취록의 파장을 감안해 '정부 책임론'에 일정 부분 수긍하며 자세를 낮췄다.

지도부는 '압사가 우려된다'는 112 신고가 다수 접수됐음에도 경찰이 제대로 된 현장 조치를 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회의에서 "왜 충분한 현장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는지 그 원인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그리고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국가애도)기간이 지나면 철저한 원인 규명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 추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책임자 문책이 필요함을 인정하면서도 사태 수습과 피해자 지원이 우선이라는 점을 들면서 현시점의 인사조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당장의 야당발 '경질 공세'는 차단하면서 향후 여론 향배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 위원장은 "지금 필요한 건 속도가 아닌 정확한 방향"이라며 "책임자 문책은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거기에 근거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애도기간이 종료되면 여야와 정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태원 사고조사 특별위원회'를 꾸리자고 야당에 재차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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