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 참사 1시간59분 뒤 첫 보고받았다[이태원 핼러윈 참사]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 신고 후 1시간59분이 지나 최초 보고를 받았다고 경찰청이 공식 인정했다. 참사가 발생하기 4시간 전 “압사당할 것 같다”는 112신고가 접수된 시점으로부터 5시간40분이 지나서야 보고받은 것이다. 이로 인해 윤 청장의 대응 지시가 늦어졌고, 그 결과 경찰이 사고에 더디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은 2일 “윤 청장은 지난달 30일 오전 0시14분 경찰청 상황1담당관으로부터 전화를 통해 최초로 (이태원 참사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첫 신고는 29일 오후 10시15분 이뤄졌다. 이후 서울경찰청을 거쳐 경찰청으로 관련 치안 상황이 보고된 것은 1시간47분 뒤인 30일 오전 0시2분이다.
소방당국은 첫 신고가 들어오고 28분 만에 대응 단계를 격상헀으나, 경찰 지휘부는 참사가 발생한 뒤에야 사고를 인지해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윤 청장은 첫 보고를 받고 5분 뒤인 0시19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해 기동대 등 가용경력 최대 동원과 질서 유지 등 신속 대응, 구급차 진출입로 확보 등을 지시했다. 경찰청은 “윤 청장의 전화를 받은 김 서울청장이 곧 현장에 도착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김 서울청장은 윤 청장의 전화를 받기 43분 전인 29일 오후 11시36분 용산경찰서장과 통화해 참사 발생 사실을 보고받았다. 김 청장이 현장에 도착한 시점은 소방당국이 첫 신고를 접수한 때로부터 2시간10분이 지난 30일 새벽 0시25분이다.
용산서장은 참사 발생 후인 오후 10시17분 현장에 도착했지만, 김 청장에게 첫 보고 전화를 한 건 발생 1시간19분이 지난 뒤였다. 10시18분 경찰에 소방당국의 공동대응 요청이 들어오자, 용산서장은 10시20분 인파를 분산하라며 이태원 근처 차량 통제와 안전사고 예방을 지시했다. 이후 40분 동안 타 경찰서 지원 요청 등 다른 지시는 기록된 바 없다.
오후 11시에야 ‘30여명이 의식이 없어 소방, 경찰, 일반 시민이 CPR 중’이라는 상황 보고가 이뤄졌다. 5분 뒤 상황실은 소방당국에 구급차를 추가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당시 구급차의 현장 진입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용산서장은 자정에서야 구급차의 통행로 확보를 지시했고, 현장에 배치되지 않았던 기동대 지원이 이뤄진 건 이로부터 20분이 지난 후였다. 용산서장은 30일 0시45분 경찰서 전 직원 비상소집을 지시했다.
윤 청장과 김 서울청장이 사고를 보고받은 시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이 보고받은 시점보다도 늦어 경찰의 보고·지휘 체계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안부에 따르면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은 참사 당일 오후 10시48분 소방청을 통해 사고 발생 사실을 전달받았고, 이런 사실은 크로샷(긴급 문자)을 통해 11시19분 행안부 장·차관에게 전달됐다. 이상민 장관은 1분 후인 11시20분 비서관을 통해 상황을 문자로 전달받았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은 참사 당일 오후 10시53분 소방청 상황실을 통해 사고 내용을 접수했다. 한오섭 국정상황실장은 11시1분 윤 대통령에게 사고 발생 사실을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현장 대응 상황을 점검한 뒤 11시21분 참사 대응과 관련해 첫 지시를 내렸다. 당일 오후 6시34분 “압사당할 것 같다”는 112신고가 접수된 때로부터 4시간47분 지난 뒤였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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