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 어린이와 대화 어떻게?
[EBS 뉴스]
이혜정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살펴보겠습니다.
사고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누구나 당시 상황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미취학 아동도 예외가 아닌데요, 또 사고 이후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핼러윈 행사가 취소되면서 이 사건에 관심을 갖는 어린이도 많습니다.
이런 비극적인 상황을 우리 자녀와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요.
관련 콘텐츠를 제작한 유지은 대표와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세요.
유지은 대표 / (주)딱따구리
안녕하세요. 딱따구리 유지은입니다.
이혜정 앵커
지난 월요일에 미국소아의학회 자료를 인용해서 이번 참사와 관련해 자녀와 어떤 방법으로 대화를 나누면 좋다는 그런 콘텐츠를 제작하셨습니다.
이런 걸 어떻게 제작하게 되셨을까요?
유지은 대표 / (주)딱따구리
먼저 아이들한테 핼러윈은 약간 저희 세대에 크리스마스 이브나 크리스마스처럼 굉장히 기대되는 행사이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오래전부터 코스튬도 준비하고 기대하고 있었던 행사였을 텐데 하루아침에 취소가 되어버리는 바람에 굉장히 실망한 아이들이 많이 있었을 거예요.
그러나 아이들한테 어떤 상황이 생겼는지 왜 취소됐는지 이런 것들을 충분히 알려주는 자료가 없기도 하고 이런 것들을 가정해서 충분히 알려주지 않을 것 같아서 도움이 되고자 이런 콘텐츠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혜정 앵커
특히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요.
핼러윈 행사가 예고가 돼 있었어요.
근데 이런 게 취소가 되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이 사건에 대해 얘기를 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얘기를 해 주는 게 좋을까요?
유지은 대표 / (주)딱따구리
네, 먼저 이 사건에 대해서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객관적이고 또 담백한 어조로 상황 설명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해요.
사실 많은 양육자분들께서 아이들은 이러한 어떤 참사를 알 필요가 없다고, 혹은 이런 것을 아는 것이 더 정서에 좋지 않다라고 생각하시기도 하는데요.
아이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런 사건 관련 정보들을 알 수밖에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이 왜 어떻게 발생했는지 객관적으로 설명을 하되 아이가 안심할 수 있도록 지금은 다친 사람들이 모두 다 회복하거나 안전한 곳에 있고, 그리고 이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서 사회에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안내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아이 역시도 동료 시민으로서 어떤 참사에 애도를 표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핼러윈 행사 때문에 다친 사람들이 있고 그 다친 사람들과 그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이번 핼러윈 행사를 취소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위로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집에서 할 수 있는 어떤 간단한 묵념이라든지 아니면 우리만의 어떤 시간을 보내자고 이렇게 하는 것으로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마음을 줄 수가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사건에 대해서 얘기할 때 참 부모입장은 자녀를 조금이라도 안심시키고 싶어요.
그렇다 보니까 어떤 사고나 죽음, 이런 것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을 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유지은 대표 / (주)딱따구리
이건 연령에 따라 다른데요. 6세 미만의 경우 죽음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6세 미만 아이들한테는 죽음에 대해서 간접적으로라도 알려주지 않는 것이 필요하기는 해요.
하지만 6세 이상이라면 죽음에 대해서 이미 좀 이해를 할 수 있는 나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에게 죽음에 대해서 사전적 정의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그러니까 심장이 더 이상 뛰지 않는 상태이고 몸이 내 말을 듣지 않는다 정도와 같은 설명을 해주되, 죽음에 대해서 조금 두루뭉술한 표현을 피해 주시는 것이 좋아요.
예를 들어서 먼 여행을 떠났다 오래 잠들었다 이런 것은 여행이나 잠에 대한 어떤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단어 선택은 피하고 객관적으로 죽음에 대해서 설명해 주는 것이 아이들한테도 이해를 돕는 데 훨씬 큰 도움이 됩니다.
이혜정 앵커
저희가 마음 같아서 조금 더 은유적으로 비유로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데 또 그렇지 않은 면이 있나 봅니다.
우리가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난 뒤에요.
가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유지은 대표 / (주)딱따구리
아무래도 사건 현장에 대한 어떤 미디어나 아니면 사진 같은 실제적인 자료들을 피해 주는 것이 중요해요.
아이들은 미디어와 현실을 잘 구분하지 못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진이나 영상 같은 것들을 자꾸 보다 보면 저것이 지금도 일어나는 일인가 아니면 저것이 내가 나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인가 이렇게 걱정할 수가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가급적 관련한 사진이나 영상은 피해주시되, 혹시나 아이가 그런 것을 보았다면 이것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사건이고 '너는 안전하다'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이런 사건에 대해서 설명을 할 때 아이가 다양한 것들을 물어볼 수 있어요.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누구 때문에 일어난 건지 이런 것에 대해서 설명을 할 때 피해자들의 잘못으로 어떤 원인을 돌린다든지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요즘 뭐 뉴스만 틀어도 다 영상이 그렇고요, 또 아이들이 유튜브도 워낙 많이 보니까 정말 피할 수는 없는데 많이 걱정이 되고 또 가정에서도 그런 부분 주의가 좀 필요해 보입니다.
또, 우리 부모님들이 참 정서적인 영향에 걱정이 많습니다.
이런 것을 통해서 우리 아이가 불안해하지는 않을지, 혹시 좋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은지 이런 걱정이 되는데 우리 아이의 어떤 부분을 좀 관찰하면 좋고 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요?
유지은 대표 / (주)딱따구리
사실 좀 예민하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아이라면 사건에 대해서 전해 듣는 것만으로도 불안한 감정이 들 수가 있어요.
이럴 때에는 아이가 수면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예를 들어서 잠을 잘 들지 못하거나 악몽을 꾸거나 이런 것들이 보여질 수가 있고요.
조금 유아퇴행적인 행동들이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양육자에게 과하게 집착을 한다든지 하지 않던 떼쓰기를 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보인다면 관련해서는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으면서 아이가 관련 문제를 충분히 심리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혜정 앵커
네, 사실 이번 사고뿐 아니라 어떤 비극적인 이슈를 두고는 부모님들이 자녀와 이야기하는 게 사실 많이 어렵습니다.
어린 자녀의 질문이라도 잘 대답해 주고 또 객관적인 사실을 간단하게 이야기해 주는 걸 한번 또 새겨봐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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