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윤희근 책임론 확산…"즉각 파면" vs "수습 먼저"

조익신 기자 2022. 11. 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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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 소식 이어가겠습니다. 조금 전에 저희가 녹취록 이야기를 했는데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야당에선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는데요. 국민의힘은 사고 수습이 먼저라면서 일단은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여권에서도 문책을 피하긴 어렵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정리했습니다.

[기자]

< '112 녹취록' 공개 염두? 일제히 사과…이상민 거취 "즉각 파면" vs "수습 먼저" >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어제) :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면피성 발언만 내놓다, 뒤늦게 고개를 숙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야당에선 사과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과 함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죠?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하루 이틀 전만 해도 '밀어, 밀어' 했던 사람이 누구인가, 그것을 경찰에서 CCTV를 통해서 조사하겠다는 게 대대적으로 보도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다 보니 이 원인의 탓을 시민들에게 돌리려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 녹취록이 나오는 순간 갑자기 이제 바뀐 거죠.]

공교롭게도 112 신고 녹취록 공개를 앞두고, 관련 책임자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는 겁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눈물까지 보였는데요.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녹취록이 공개되니까 급작스럽게 준비한 기자회견장에서 악어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무대책 서울시를 만든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퇴하십시오. 아이들을 굶긴 죄도 크지만, 사지로 내몬 죄가 더 큽니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신고 내용, 더이상 주최자가 없었다는 핑계는 대기 힘들겠죠?

[김교흥/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신고가 들어왔지만 경찰은 이에 즉각적으로 대처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명백한 업무상 과실치사다, 이것이 바로 행정 참사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그걸 분명히 짚어야 된다고 보고…]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결코 막을 수 없었던 참사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참사 직후 대통령, 총리와 장관, 시장과 구청장, 경찰청장과 서장 그 누구 하나 '국가가 책임지지 못했다. 엎드려 사죄한다'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미묘하게 바뀐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48회 국무회의 (어제) : 장관들께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점검해 주시기 바랍니다. 행사 주최자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이 중요하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이번 참사의 최종 책임자는 윤 대통령이라며, 이상민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의 즉각 파면을 요구했는데요.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이태원 참사의 최종 책임자는 당연히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우선 이상민 행안부 장관 즉각 파면하고 윤희근 경찰청장 즉각 파면하시기 바랍니다. 파면은 공무원에 대한 중징계를 의미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사법처리의 대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94년도에도 성수대교 붕괴사고가 있었지 않습니까? 그 당시에 제가 기록을 찾아보니까 국무총리가 당일 사의 표명을 한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장도 문책성으로 경질된 바가 있고요. 지금 국민들과 제가 얘기하는 것은 정치적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라는 것을 계속 묻고 있는 겁니다.]

국민의힘에서는 사태 수습이 먼저라며 일단 선을 그었습니다. 책임을 묻는 건, 그 뒤에 해도 늦지 않다는 겁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정확한 방향입니다. 책임자 문책은 사고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거기에 근거해 진행되어야 합니다.]

다만, 여권 내에서도 문책 자체는 상수로 보는 분위기죠.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국민 안전을 지키는 부서의 주무장관으로서 이런 엄청난 사건이 벌어져 있고 그것에 대해서 어쨌든 지금 국민들이 굉장히 의구심을 갖고 있는데 정치적이든 법적이든 도의적이든 어떤 형태의 책임을 지리라고 봅니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요.]

소수이긴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도 책임자들이 당장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권은희/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행안부 장관과 경찰청장은 본인들의 거취에 대해서 판단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빨라야 한다는 겁니다. 책임자들이 진상규명을 하는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다 보니까 변명하고 회피하고 그리고 심지어 일선의 현장 경찰관들에게 떠넘기는 모습까지 이렇게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현장 경찰관들의 책임, 국민의힘이 앞장서 따져묻고 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네 번이나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의 현장 판단이 왜 잘못됐는지, 기동대 병력 충원 등 충분한 현장조치가 왜 취해지지 않았는지 그 원인은 반드시 밝혀져야 합니다. 그리고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조경태/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112(신고)에 대해서 대처하는 것은 온전히 경찰들이 해야 될 몫이다. 경찰이라는 조직은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 치안을 담당하는 조직이지 않습니까? 경찰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경찰서장, 뭐 이런 분들도 저는 책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사태의 본질, 사전에 아무런 대비 계획을 세우지 못한 책임자들에게 있는데도 말입니다.

[권은희/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법률상 책임이 있는 단위들이 이와 관련된 대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핵심이고 그러한 대비 계획 없이 개별적으로 경찰관 2명이 신고를 받고 나가서 전체 혼잡 상황을 관리했어야 한다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은 관련 제도가 미비했다며, 국회 책임론도 들고 나왔는데요. 민주당에게도 책임의 화살을 돌린 겁니다.

[조경태/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야당도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죠. 야당도 사실은 '세월호' 이후에 안전한 국가를 만들겠다고 국민께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안전한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는데 그 안전한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잖아요.]

글쎄요. 과연 제도가 없었던 걸까요?

[권은희/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제도는 다 갖추어져 있습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5조에 따르면 극도의 혼잡에서 경찰은 위험 방지 조치를 하도록 되어 있고요. 그리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행안부 장관은 사고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도록 하고 있고 이를 위해서 지자체장을 총괄, 조정하도록 하는 그런 법률적인, 제도적인 뒷받침이 다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있는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생긴 참사라는 거겠죠. 민주당은 책임자 문책을 떠나, 윤 대통령의 사과도 요구했는데요.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온 국민이 지금 슬픔에 싸여 있고, 그리고 우리의 청년들이 희생을 당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아니야, 지금은 진상규명이 먼저야'라고 하는 말로는 그거는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표현이죠. 대통령이 충분히 사과를 하셔야 되고요.]

여권에서도 국민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조언이 나왔습니다.

[이종찬/전 국가정보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대통령의 사과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시고요?} 대통령은 그날 국민에게 발표를 했는데 발언은 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회 있을 때마다 이것이 뭐가 부족한지 하는 것에 대한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죠.]

윤 대통령, 사흘 연속으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했죠. 국가애도기간인 5일까지 매일 조문을 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는데요. 미안한 마음, 사과의 말 한마디 없이 국민들에게 충분히 전달이 될까 싶습니다. 당장 야당에선 윤 대통령이 매일같이 찾는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 이 명칭에 물음표를 달았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참사가 아니라 사고라고 하라', '희생자가 아니라 사망자라고 하라' 거기에 더해서 '영정 사진 붙이지 마라', '위패 생략하라' 지금 희생자와 부상자들이, 또 그 가족들이 울부짖는 이 와중에 이게 무슨 큰일이라고 공문에다 써서 전국의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에 지시를 합니까? 이것은 어떻게든 국민들의 분노를 줄이고 자신들의 책임을 경감하기 위한 꼼수입니다.]

'사망자'란 표현을 고집하는 건, 희생자들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냐는 겁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미 대국민 담화에서 '희생과 참사'를 언급했었다며 '언어도단'이라고 반박했는데요. 글쎄요. 윤 대통령의 담화 내용, 다시 한번 살펴볼까요?

[이태원 핼러윈 압사사고 관련 대국민 담화 (지난달 30일) :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과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부상 입은 분들이 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합니다.]

참사, 비참하고 끔찍한 일이지만, 불의의 사고. 미처 생각하지 않았던 사고였다는 겁니다. '사회적 참사'라는 생각은 없었던 듯하죠?

[이종찬/전 국가정보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불의의 사고인데 어떻게 하느냐 하는 그런 생각들을 하는 것 같은데, 어떤 일이 있든지 정부에 책임지는 사람들은 어떤 일이 있든지 이게 책임을 져야 됩니다. 책임은 지는 마음이 되어야지, 이건 너무 이렇게 간단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회적 참사'에 따른 '희생자'냐, '사고'로 발생한 '사망자'냐? 논란은 국가인권위원회 국정감사장으로도 옮겨 붙었습니다.

[송두환/국가인권위원장 : 비참한 사고라고 생각을 하면 그걸 줄여서 얘기하면 참사가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사고 또는 사망자는 최대한 무색투명한 용어를 쓰고 싶다라고하는 의사가 반영된 용어라고 생각을 하고요. 거기에 우리가 느끼는 감성, 평가 이런 것을 가미한 표현은 참사 또는 희생자 이런 표현이…]

[김병주/더불어민주당 의원 : 희생자분들의 인권도 중요하고, 다치신 분들의 인권도 중요하고 그걸 지켜야 하는 것이 인권위원회잖아요. 그러니까 분향소 명칭부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정부 분향소가 맞는 겁니다. 이것을 오늘 빨리 검토해서 정부에 건의해 주길 바랍니다. 그렇게 하시겠습니까?]

[송두환/국가인권위원장 : 의원님 잘 아시겠습니다만 저희들이 인권위원이 여러 분 계십니다. 그리고 성격이 회의체 성격입니다. 저희들끼리 내부 논의를 하겠습니다.]

국가애도기간, 오는 5일까지죠? 인권위가 빠른 판단을 내려줬으면 싶은데요. 희생자냐? 사망자냐? 이걸 인권위에 물어봐야 하는 사안인가 싶기도 합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말입니다. 오늘(2일)의 정치 인사이드, 이렇게 정리합니다.

[장동혁/국민의힘 원내대변인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번 사건이 참사로서 지금 사망하신 분들이 희생자라는 점에 대해서 대통령께서도 인정한 부분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 달리 오해될만한 부분이 있다면 정부가 앞으로 그런 오해받는 지점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잘 대처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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