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꼭! 바꾸자]골목 메운 음악소리, SOS 삼켰다

김용성 2022. 11. 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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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차분하게 하나씩 짚어보려고 합니다.

이제 꼭 바꾸자 기획 첫 순서는 소음인데요.

흥겨운 축제도 좋지만, 너무 시끄러워서 위험 상황이 전파도 안 되고, 112 신고도 어려웠습니다.

때론 다소 불편하더라도 안전을 위해 참아야 할 때도 있지 않을까요.

김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참사 직전 이태원 거리는 골목마다 제각기 다른 음악이 울려 퍼집니다.

발디딜 틈 없는 인파, 차 소리 등과 뒤섞이면서 바로 옆사람과도 대화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참사 당시 112 신고에서도 소음 때문에 신고자의 말이나 위치가 제대로 파악되지 못했습니다.

[A 씨 / 구조 활동 참여 시민]
"주변 소음이 너무 커서 좀 소리를 크게 질러야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거의 눈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태원 주변 골목을 돌아보니 간판 옆, 천막 아래 크고 작은 스피커들이 설치돼 있습니다.

참사 당일에는 휴대용 스피커까지 등장했습니다.

[B 씨 / 목격자]
"개인적으로 스피커 같은 거 가지고 오셔서 엄청 크게 틀고 이렇게 노셨거든요."

참사가 난 골목은 벽이 높고 도로 폭은 좁아 사실상 실내처럼 음악과 목소리 등이 메아리치듯 웅웅거려 구조 요청이 묻힙니다.

[김태구 / 인제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
"이 정도면 90데시벨 이상 나와서 옆에 사람이나 소리를 알아들을 수 없는 정도가 되죠. 서로 대화가 불가능한 수준이 됩니다."

현행법상 소음 규제가 있지만 단속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여러 소리가 뒤섞이는 골목에선 누구의 소음인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시민 밀집 지역에 사고 위험을 알릴 수 있는 스피커 설치를 제안합니다.

[황수덕 / 우송대 소방안전학부 교수]
"거리에 CCTV를 설치해서 밀도 한계 위험 수치에 도달하게 되면 스피커가 울리고 안내 방송으로 멘트를 주면…. "

대규모 야외 집회도 상황은 마찬가지.

사람들이 더 많이 모이다보니 기중기에 고성능 스피커까지 달아 소음을 만들어냅니다.

행진 중에 넘어지기라도 하면 도움의 목소리가 잘 안 들려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강력한 단속에 앞서 소음을 줄이려는 성숙한 집회문화가 필요합니다.

채널A 뉴스 김용성입니다.

영상취재 : 김명철
영상편집 : 이은원

김용성 기자 drago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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