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도 고소득층 지갑은 활짝…백화점 매출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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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경제에 주름살이 깊어지지만, 주말 백화점과 명품 매장 등에 몰리는 인파를 보면 이런 현실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2일 기획재정부가 자체적으로 취합한 소비 통계를 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국내 백화점 '빅3' 매출액은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매달 두 자릿수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을 기록했다.
백화점 매출 성장을 이끄는 건 명품, 고가의 의류, 화장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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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 늘린 고소득층, 명품·고가의류 구매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경제에 주름살이 깊어지지만, 주말 백화점과 명품 매장 등에 몰리는 인파를 보면 이런 현실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고가 상품 선호도가 높아지고, 고소득층 지갑도 두둑해지며 고급 소비 시장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5%대에 이르며 생계비 부담이 커진 취약계층이 혹독한 겨울을 맞는 것과 대비된다.
2일 기획재정부가 자체적으로 취합한 소비 통계를 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국내 백화점 ‘빅3’ 매출액은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매달 두 자릿수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을 기록했다. 9월 매출액은 올해 이른 추석 영향으로 8월에 소비가 몰리며 증가율이 6.4%로 다소 주춤했으나,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9월(-5.1%)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백화점 매출 성장을 이끄는 건 명품, 고가의 의류, 화장품 등이다.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 우려 등에도 소비자들의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조209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33% 급증했다. 롯데백화점도 올해 상반기 매출이 1조5730억원으로, 연간 매출액 3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당시 2∼3개에 불과했던 ‘매출 1조 클럽’(연 매출액이 1조원을 넘는 백화점) 점포가 지금은 11개에 이를 만큼 업황이 좋은 상황”이라며 “올해는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가격대가 상당히 있는 명품 등이 많이 나간다”고 전했다.
이는 식료품과 생필품을 주로 파는 할인점이 부진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매출액은 올해 2월에 전년 대비 19.4%나 뒷걸음질한 뒤, 매달 한 자릿수 증가율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9월 마트 3사 매출액은 1년 전에 견줘 0.8% 늘어나는 데 그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마트에서 파는 생필품과 먹거리 등은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보니 물가가 오르는데도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고 기업이 마진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고소득층의 소비 여력은 어느 때보다 탄탄한 상황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국내 소득 상위 20% 가구의 올해 1분기 흑자율은 48.6%로, 소득·지출 통계를 통합 개편한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금·보험료 납부 등 필수 지출을 제외한 월 가처분 소득이 1천만원이면 소비 지출을 하고도 그 절반가량인 486만원을 저축 등 여유자금으로 쓸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소득 하위 20% 가구의 흑자율은 같은 시기 -37%로 흑자는커녕 적자가 쌓이는 판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임금 상승률이 높은 대기업 종사자 등 고소득층은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기 전인 터라 고가 상품 소비 쪽으로 눈을 돌리거나 저축을 쌓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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