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라이브] 이태원 참사 112 최초 신고자 “어른답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 참사 당일, 넘어지거나 밀치면 와르르 도미노처럼 쓰러질 만큼 사람들 몰려있었다
- 신고 받은 경찰은 본인 임무대로 잘 받았다, 사후 통보는 전달되지 않았지만 신고 후 당연히 통제나 조치 취했을 거라 믿어
- 당일 경찰을 보긴 봤으나 행인들을 인도하는 등 길 정리해주는 경찰은 못 봐
- 이태원 상인들, 죄인 아닌 죄인 된 기분으로 굉장히 조심하고 있어
- 어른으로서 꽃 같은 나이의 청년들을 지켜주지 못해 마음아파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인터뷰>
■ 방송시간 : 11월 2일 (수) 17:05~18:5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112 최초 신고자
◇주진우: 모두를 위한 모두를 향한 모두의 궁금증 <훅인터뷰>. 참사 당일 4시간 전이었습니다. 6시 34분에 이런 신고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엉켜서 압사당할 것 같아요. 너무 소름 끼쳐요' 이 신고를 했습니다. 신고에 따라서 경찰이 대응을 했으면, 조금 쳐다보고 상황 파악을 했으면 이런 참사는 없었을 텐데. 경찰은 현장 출동하고 나서 강력 해산 조치했다 이렇게 적었습니다.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이 되는데요. 당시 현장 상황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12에 최초로 신고한 시민분 연결했습니다. 나와 계시죠?
◆최초 신고자: 안녕하세요.
◇주진우: 이태원에서 계시죠? 이태원에서 장사를 하시죠?
◆최초 신고자: 네. 이태원에서 가게 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몇 년 정도 계셨어요?
◆최초 신고자: 저는 거기서 거주한 지는 오래됐고요. 가게를 한 지는 두 달 정도 됐습니다.
◇주진우: 이태원에 거주했으면 그전에도 상황을 좀 알겠네요. 이태원 참사 당일 그러니까 토요일날 6시 34분에 신고할 때 어디에 계셨어요?
◆최초 신고자: 해밀턴호텔 옆에 신발가게 있거든요. 그 앞에서 112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주진우: 거기서 지나가다가 그 골목을 보고 너무 위험해서 그렇게 전화를 하신 겁니까?
◆최초 신고자: 그건 아니고요. 제가 세계음식거리 클럽거리라고 하는데 거기를 통과해서 지나오면서 저희 아이하고 저희 남편하고 구경하려고 들어섰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요. 뒤로 돌아보니까 저희 뒤에도 또 사람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뒤로 갈 수도 없고 굉장히 많은 사람 틈 인파에서 그냥 이 길을 잘 뚫고 지나가야겠구나라는 생각에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위험하다라고 느끼면서 아이하고 남편하고 같이 가다가 너무 굉장히.
◇주진우: 사람이 많아서?
◆최초 신고자: 사람이 많아서 저는 가능한 한 벽 쪽으로 붙고 싶은데 양쪽에 다 클럽 들어가시는 줄들이었거든요. 그래서 한쪽에 와이키키 줄 있는 쪽으로 제 몸을 가급적 좀 붙이고 아이하고 남편하고는 먼저 가는 거를 놓쳤죠. 그러고서는 공간이 조금 생겼을 때 다시 저도 들어가서 인파에 딸려서 밑으로 사고 났던 골목으로 가게 되면 가는 거고 안 그렇고 공간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직진해서 해밀턴호텔 쪽으로 빠져나가야겠다 생각을 하고.
◇주진우: 네, 뒤쪽.
◆최초 신고자: 다행히 공간이 조금씩 생겨서 저는 해밀턴호텔 방향으로 가서 문이 열려 있는 옷가게 쪽으로 들어가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밑으로 1번 출구 앞으로 나왔습니다.
◇주진우: 그렇게 나왔군요. 그러니까 남편하고 따님하고 이렇게 같이 가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헤어졌군요. 헤어져서 그 상황을 빠져나와서, 그 골목을 빠져나와서 너무 좀 위험하구나. 그래서 너무 불안하다. 사람들이 엉켜서 잘못하다 압사당할 것 같아요 그러면서 너무 소름 끼쳐요 이렇게 신고를 하신 거죠?
◆최초 신고자: 네. 그 위에서도 제가 너무. 그 위에서 느낀 감정이거든요. 뒤로 돌아봐도 갈 수가 없고 인파에 쓸려서 내려가야 되는데 여기서 넘어지거나 여기서 누구라도 밀치거나 이러면 그냥 와르르르 도미노처럼 사고가 크게 날 수 있는 위험한 아주 촘촘히 사람들이 인파가 몰려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리고 그 길이 약간 비탈길이거든요. 제가 키도 작은 편이라서 그 많은 청년들이라든가 큰 사람들 틈 사이에서 비탈길로 내려가려니까 너무 겁이 나서 저는 한쪽에 빠져 있으면서 생각을 하고 좀 더 공간이 나오면 움직이는 게 낫겠다 해서 잠시 멈췄다가 다시 인파에 휩쓸려가지고서 다행히 틈이 있어서 직전을 했죠. 저는 사고 난 골목으로 안 내려가고 해밀턴호텔로 들어갔죠. 그러고선 기다리면서 자녀하고 남편하고 기다리면서 이제 1번 출구에서 또 굉장히 많은 인구가 올라오는 걸 보니까. 1번 출구에서 나오시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클럽 골목으로 올라가거든요. 그런데 클럽 골목이 그 당시 6시 30분대니까 8시, 9시, 10시 때보다 사람이 그때보다는 적을 때예요. 그래서 밑에서 보고 틈 사이로 올라가면 되겠다 해서 젊은 친구들이 틈 옆에 벽으로 해서 또 비집고 올라들 가더라고요. 그런데 그 위에는 더욱더 밀집도가 심했기 때문에 이거는 밑에서 좀 막아줘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112에 전화했습니다.
◇주진우: 신고를 했어요. 압사라는 단어를 아마 처음 써보시는 걸 거예요.
◆최초 신고자: 그렇죠.
◇주진우: 그렇죠? 그런데 매우 정확하게 사람들이 엉켜서 잘못하다 압사당할 것 같아요 이렇게 조치를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매우 정확하게 신고를 해주셨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뭐라고 하던가요?
◆최초 신고자: 그때 경찰분은 112에서 받으시는 분이시니까 본인의 임무대로 잘 받으셨죠, 전화는. 그리고 출동하겠습니다 하고 마무리 지어주셨습니다.
◇주진우: 경찰에다 신고하면 그 상황을 어떻게 종결했습니다, 어떻게 처리했습니다 그렇게 사후에 통보를 하는데 통보받으셨어요?
◆최초 신고자: 통보는 못 받았습니다.
◇주진우: 그래요?
◆최초 신고자: 네. 통보를 못 받았지만 제가 확인하기에도 미안한 부분이 그날은 굉장히 경찰도 바쁘실 거다라는 생각은 했거든요. 10만 명이 모이니까 모든 경찰이 총동원돼서 각자의 임무를 다 수행하고 계실 거라는 생각을 했고 그리고 10만 명이 모이기 때문에 당연히 제가 떠난 이후에를 통제를 하시거나 무언가를 해주실 거라고 믿었습니다.
◇주진우: 경찰에서는 선생님의 신고를 일반적인 불편 신고로 판단했다 이렇게 입장을 밝혔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세요?
◆최초 신고자: 일반적인 불편 신고를 당연히 한 거고요. 그리고 위험을 제가 호소를 했고요. 당연히 일반적으로 시민이 신고를 하면 경찰에서 다 나오시니까 나오셔서 보시고 조치를 취해 주시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생각하고 신고했습니다.
◇주진우: 선생님, 보름 전이었나요? 참사 보름 전에 음식문화축제 이태원 거리축제가 있었지 않습니까.
◆최초 신고자: 네.
◇주진우: 거리 축제도 있었고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몇 년 전에도 핼러윈축제도 하고 이태원에서 큰 축제나 행사가 많았는데요. 그때도 신고를 하셨어요?
◆최초 신고자: 아니요. 그때는 저는 대로에서 부스를 이렇게 만들어 놓으시고 가게 상점이 있는 분들도 부스에서 장사를 하시더라고요. 그러니까 대로를 막았으니까 골목길에서 차가 내려가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골목골목마다 자원봉사자인지 아니면 일반 아르바이트 하시는 분들인지 골목골목마다 그날은 다 서 계셨었어요. 그래서 통제도 잘해주시고 그때는 골목에서 차가 내려가는 통제까지 잘해주시고 질서 있게 잘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주진우: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위험해 보인다. 그래가지고 신고한 거죠? 이번이 뭐가 좀 달랐을까요? 신고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할 정도로.
◆최초 신고자: 이 많은 사람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한 곳만 보고 아래에서는 위로 올라가고 위에서는 아래로 내려오는데 그 인원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래서 위에서 내려오고 아래에서는 다른 길로 가야지 소통이 될 수 있잖아요. 그 소통을 통제해 주시고 리드해 주시는 분이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진우: 다른 행사나 다른 핼러윈 행사보다 훨씬 더 좀 무질서하고 훨씬 더 사람이 많았습니까?
◆최초 신고자: 훨씬 더 많았던 것은 맞는 것 같아요.
◇주진우: 그래요?
◆최초 신고자: 그래서 더 경찰이 200명이 오신다라는 TV에서도 듣고 라디오에서도 듣고 그래서 당연히 어떤 통제라든가 아니면 질서 유지를 지켜주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진우: 경찰이 많이 보이지 않았습니까, 그날?
◆최초 신고자: 제가 보기에는 단속하시는 분 도로에 노점으로 통로를 피해를 주시는 분 단속하시는 2명씩 다니시는 그런 모습은 간혹 봤는데요. 이렇게 위험한데 서서 행인들을 어느 방향으로 인도해 주시거나 그런 분들은 제가 못 봤습니다.
◇주진우: 희생되신 분들 가족분들 상처도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텐데요. 그런데 이태원에서 장사하시는 분들 소상공인분들 피해도 클 것 같습니다. 거기 이태원 거리를 지나가야 되고 매일 거기서 생활을 해야 되는데요. 지금 이태원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최초 신고자: 저는 그냥 저 혼자 부업으로 하는 일이라 심리적인 압박이 다른 분들에 비해서는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다른 상인분들은 굉장히 죄인 아닌 죄인 기분으로 굉장히 조용히 조심하시고요. 또한 그분들 코로나 기간 동안도 굉장히 고생 많으셨는데 이제 조금 희망이 보이는 이 시점에서 모든 재료도 준비해 놓으셨던 것도 아마 폐기하시면서 마음이 어디 드러내 놓지도 못하시고 많은 고통을 당하고 계실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먼저 유족분들의 위로와 그분들의 슬픔을 먼저 저희가 위로해 드리고 차후에는 그런 상인분들 역시도 좀 위로를 누군가가 해줬으면 하는 저의 바람입니다.
◇주진우: 경찰이 이태원 상인들한테 영업 종료나 이렇게 문을 닫아달라고 협조 요청을 했는데 업주들이 유난 떨지 마라, 손님 안 보이냐 하면서 음악 크게 틀어놓고 오히려 통제를 무시했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초 신고자: 제가 그 부분은 그 자리에 있지 않았고 정확하게 들은 내용이 아니니까 제가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없지요. 장사하시는 분들은 나름대로 힘드시고 속상하셨을 것이고 그 상황에서 경찰분들 입장에서는 또 많은 분들이 사고가 나셨기 때문에 영업을 종료시키고 싶은 마음도 있으셨기 때문에 서로의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이태원 참사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 뭐였을까요? 저는 우리 신고하신 대로만 경찰이 가서 잘 체크하고 현장 상황을 정리했으면 참사를 막을 수도 있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보는데요. 선생님께서는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최초 신고자: 오십이 넘은 나이에 저도 이제 어른일 수 있는데 20대 젊은 꽃 같은 나이의 이 청년들을 지켜주지 못한 게 마음이 아픕니다. 어른이 어른답게 지켜주지 못해서 제일 미안합니다.
◇주진우: 선생님께서는 정말 훌륭한 일을 하셨어요. 그때 그렇게 정확하게 신고를 해주셔가지고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기회를 만들어주셨어요. 훌륭하셨습니다.
◆최초 신고자: 아닙니다. 더 지켜줄 수 있었을걸. 좀 더 확인 전화를 하거나 좀 더 한 번 더 생각을 했어야 되나 아쉬움이 많습니다.
◇주진우: 이태원에서 계속 그 상황을 보셔야 되는데. 선생님, 기운내시고요.
◆최초 신고자: 네.
◇주진우: 정말 훌륭한 일을 하셨어요. 감사합니다.
◆최초 신고자: 감사합니다.
◇주진우: 이태원 참사 112 최초 신고자 신고한 용감한 시민, 용감한이 아니죠. 훌륭하신 시민과 말씀 나눴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KBS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현장영상] 이상민 “사의 표명한 적 없어…주어진 위치서 최선 다하겠다”
- 북한 총참모부 “울산 앞에 순항미사일 발사”…합참 “모두 사실은 아냐”
- 윤 대통령 “경찰 혁신 필요…진상규명 뒤 엄정 책임 묻겠다”
- “슬픔이 울분이 되지 않게”…트라우마와 절규
- 전 용산서장·구청장 등 6명 ‘업무상 과실치사상’ 입건
- [이슈체크K] ‘이태원 참사’…국가배상책임 성립의 조건 따져보니
- 부여 부소산성에서 와적기단 건물지 확인…“왕궁급 건물 추정 단서”
- [친절한 뉴스K] 휴대전화 “의료정보·긴급전화 설정하세요”
- ‘술김에’ 택시기사 폭행 여전…처벌은 ‘솜방망이’
- 편의점에 자동 심장충격기…“귀중한 생명 살릴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