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대구시와 안동시 물 협약 맺어
◀앵커▶
대구 시민이 안동·임하댐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내용의 협약을 오늘 대구시와 안동시가 체결했습니다.
1조 4천억 원이 들 걸로 보이는 대규모 사업은 전액 국비로 해야 해서 추진할지 말지는 앞으로 환경부가 결정해야 합니다.
취재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권윤수 기자, 구미 해평취수장 물을 쓰기로 협약한 지 1년도 채 안 된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구 취수장을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옮긴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은 지 불과 7개월 만입니다.
안동댐과 임하댐 물을 대구 시민 식수로 공급하는 내용의 협약서에 오늘 대구시장과 안동시장이 사인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권기창 안동시장,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권기익 안동시의회 의장은 오늘 안동댐에서 맑은 물 협력과 상생 발전 협약을 맺었습니다.
홍 시장이 취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구시는 구미와의 협약을 폐기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고요.
다시 얼마 지나지 않아 오늘 안동시와 협약을 맺은 겁니다.
이번에는 안동 물을 쓰는 대신 얼마를 어떻게 지원하는지 구체적으로 약속하진 않았습니다.
◀앵커▶
그럼 협약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지난 4월 대구-구미 간 협약에 명시했던 '일시금 지급'이 아닌 안동에 국비 등 상생 협력기금이 지원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또 대구시는 안동의 농·특산물 구매와 홍보 등 안동시 소득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두 도시가 주민 교류와 문화 예술 분야에 협력한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연계 산업단지를 조성할 때 안동이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대구-신공항-안동 간 교통 인프라 확충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도 포함했습니다.
안동시는 "댐 때문에 수십 년간 경제적 피해를 보고 있다"며 경제적 실익을 원하고 있는데요.
권기창 안동시장의 말 들어보시죠.
◀권기창 안동시장▶
"안동댐, 임하댐 건설로 인해서 인구는 급감하게 되었고, 안개로 인한 농사, 호흡기 질환 문제, 자연환경보전 지역 과다 설정으로 인해서 재산권이 피해를 입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안동시민들은 물은 공공재라는 인식 하에서 낙동강 하류 지역민들에게 아픔과 고통을 뒤로한 채 물을 공급해 왔습니다."
◀앵커▶
지원 내용을 구체적으로 못 박지 않은 이유가 따로 있습니까?
◀기자▶
이번 사업은 국가 주도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상 광역 상수도 사업은 정부가 국비로 추진하게 되어 있습니다.
대구가 안동·임하댐 물을 먹기 위해선 180km 정도의 관로가 필요하고 공사에 1조 4천억 원이 들 걸로 추산되는데요.
두 지자체가 손을 맞잡았다 하더라도 전액 국비로 추진해야 해 중앙정부의 결정이 남았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말 들어보시죠.
◀홍준표 대구시장▶
"환경부에서 70%를 부담하고, 수자원공사에서 30%를 부담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국가사업입니다. 국가가 주도해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를 지금부터 우리가 양 시가 협력해서 설득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홍 시장은 환경부 장관과 국무조정실장에게 대구시의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을 설명했고 사실상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과도 실시간 소통하며 방향을 정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앵커▶
풀어야 할 숙제도 많지 않습니까?
◀기자▶
먼저 '안동댐 물이 먹는 물로 적합한가' 하는 우려입니다.
오늘도 협약식을 진행하는 동안 환경단체가 반대 집회를 열었는데요.
안동댐 물은 석포제련소로 인해 중금속으로 오염돼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구시는 최근 수질 검사에서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표면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방식이어서 환경부가 받아들일까 하는 부분도 의문입니다.
대구에서 이번 사업이 추진된다면 다른 지역에서도 너도나도 댐 물을 사용하겠다면서 국비를 달라고 할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마지막 결정은 환경부로 넘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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