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신고자 직접 만나보니..."압사 호소에도 경찰은 위치만 물어"
이후 급박해진 거리 상황…사람 넘어지고 가설물 부서지고
"참사 한 시간 전 경찰 신고했지만, 위치만 되물었다"
[앵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1시간 전 현장 바로 옆에서 긴급 신고를 한 시민을 YTN 취재진이 직접 만났습니다.
신고자는 '압사'까지 언급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지만, 경찰은 위치를 되묻는 데 그쳤다며 답답해했습니다.
김철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이태원에서 사고가 일어난 날,
신고자는 낮부터 이태원 거리에 있었습니다.
가족 나들이 전 분위기를 살핀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거리 여기저기를 누볐는데 오후 7시쯤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변 모 씨 / 참사 1시간 전 신고 : 7시 반쯤에 술집에서 나오려 그랬는데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사람이 너무 가득 차 있고….]
이후 이태원 거리 상황은 더욱 급박하게 돌아갔습니다.
몸을 가누지 못하는 사람이 속출했고 거리 옆에 설치됐던 가설물도 인파에 밀려 부서졌습니다.
비명과 울부짖음이 곳곳에서 들리자 신고자는 밤 9시 10분쯤 112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다급한 신고자와 달리 경찰은 너무도 느긋하게 위치를 되물었습니다.
[변 모 씨 / 참사 1시간 전 신고 : 축제장 전체가 지금 난리가 났다, 그렇게 얘기하니까 '정확한 상호를 대라', 계속 그런 얘기만 하길래…. 더 이상 제가 이 눈으로 볼 수 있는 이런 광경이 아니었어요.]
결국 신고자는 경찰의 도움을 포기한 뒤 높은 곳에 올라가 직접 팔을 휘저으며 대열 정리를 호소했습니다.
간절한 외침에 조금이나마 흐름이 원활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현장에 10명 정도만 있었더라도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변 모 씨 / 참사 1시간 전 신고 : 12명만이라도 통제를 했으면 길목마다…. 30초든 1분이든 2분이든 이렇게 방어만 했어도. 그리고 한 줄기로 빼내고 이렇게만 했어도 이 참사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당시 신고는 위험이 임박해 최우선 출동이 필요한 코드1으로 분류됐지만, 경찰은 현장을 찾지 않았습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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