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싸이렌'에 울릉주민들 "전쟁나도 대피소가 없어요"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이번 경북 울릉지역 공습경보 및 경계경보 발령과 관련해 대시민 알림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울릉군과 울릉주민 등에 따르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쏘면서 이날 오전 8시 55분쯤 울릉 전역에 경보 사이렌이 2분여간 울렸다.

하지만 주민은 공습경보가 왜 발령됐는지 알지 못해 혼란을 겪었다.

울릉주민 양 모씨는 "아침 식사중에 사이렌 소리가 울렸는데 이게 뭔지 몰랐다. 훈련상황인지 이태원 참사 묵념인가 할 정도였다"면서 "육지에서 연락이 오고 난뒤에 방송을 통해 미사일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울릉군도 사이렌이 울린 이유를 몰라 정확한 내용을 몰라 상황을 파악하다가 오전 9시 5분쯤 전 직원에게 지하로 대피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직원들은 지하로 대피하던 중 사무실로 복귀하라는 연락에 다시 복귀하는 등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울릉군 관계자는 "어떤 상황인지 사무실에 복귀해 파악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후 울릉군은 오전 9시 19분쯤에야 '울릉 알리미 앱'을 통해 주민에게 지하시설 등으로 대피하라는 안내 메시지를 발송했다.

하지만 앱을 사용하지 않는 주민은 메시지를 받을 수 없어 인근 주민과 마을 방송을 통해 해당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울릉 주민 오 모씨는 "사이렌이 울리고 대피하라고 해서 밖으로 나온 노인들은 대피소조차 없어 어쩔할지 몰라했다"고 토로했다.

이후 오후 2시에 공습경보를 해제하고 경계경보로 대체되는 상황에서도 사이렌만 울리고 내용이 전파되지 않아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주민 백모씨는 "북한 미사일 때문인지 아는 상황에서 오후에 또 싸이렌이 울려 너무 불안했다"면서 "오후 싸이렌이 울릴때는 신속하게 문자 등을 통해 알렸어야 하지 않냐"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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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CBS 김대기 기자 kd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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