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광장] 習황제 등극의 암영

김충제 2022. 11. 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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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난달 16일부터 열린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했다.

시진핑은 "중화 제국의 영광 재현"을 영도(領導)한다는 명분으로 시황제 등극을 선언했으나, 중국 인민과 세계 시민에게는 마오쩌둥의 '홍색악몽'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시진핑 시기에 중국의 인권탄압은 개선의 기미는커녕 제로코로나 구호로 2500만 도시를 완전봉쇄하는 인류사 미증유의 야만적 조치를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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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난달 16일부터 열린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했다. 이미 시진핑은 작년 11월에 열린 '역사결의'에서 1981년 덩샤오핑이 못 박은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했다. 중국은 1981년 이래의 집단지도체제를 버리고 사실상 '영수독임(領袖獨任)'체제를 연 것이다. 이것은 개혁·개방정책과 실용주의 노선으로 40여년에 걸쳐 구축한 '중국의 기적'을 포기한 것이다. 시진핑은 "중화 제국의 영광 재현"을 영도(領導)한다는 명분으로 시황제 등극을 선언했으나, 중국 인민과 세계 시민에게는 마오쩌둥의 '홍색악몽'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시진핑은 자신의 황제 등극을 준비하면서 인민의 '공동부유' '대만통일' '세계운명공동체 건설'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것은 국내적으로는 인민에 대한 영수(領袖)의 '총체적 지배'를 제도화한 것이다. 국제적으로는 군사 모험주의가 추동하는 지정학적 팽창주의를 더 한층 강화하면서, '중화주의'라는 "중국적인, 너무나 중국적인" 위계적 세계질서와 유사(類似) 조공체제를 확산하겠다는 것이다. 시황제의 등극은 '망상적 반동(反動)'이자 '문명국가에 대한 정면 도발'이며 '인류에 대한 치명적인 도전'이 될 것이다.

먼저, 시진핑은 10년 통치의 거의 모든 담화에서 "중화 제국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선언해왔다. 재현(再現)은 반동(反動)이다. 이로써 덩샤오핑 이래 중국 인민이 애써 구축한 실용주의와 현대화 정책은 활력을 잃었다. 시진핑은 '반동적 망상'으로 디지털 전체주의를 강화하기만 했다.

둘째, 시진핑은 '세계운명공동체'를 주창했다. 이것은 중화패권주의의 천하질서로의 회귀를 의미했다. 시진핑이 내세운 '신형대국론'은 구미(歐美)가 선도하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에 보편화된 평등하고 호혜적인 '주권국가체제'를 해체하는 국제정치관이다. 이것은 위계적·일방적 중화 패권주의로 평등적·호혜적 주권체제를 대체하려는 팽창주의 이데올로기이다. 이미 시진핑은 필리핀 근해 난사군도의 영토주권을 선언하고 비행장을 건설함으로써 불법적 주권체제에 대한 명백한 도발을 감행했다. 이 도발은 푸틴 러시아의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지금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동일한 성격이다. 시황제에게 '대만침공' 선언은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다.

끝으로, 중국은 농민공에 대한 임금착취와 인권탄압, 신장위구르 등 소수민족·파룬궁에 대한 집단살해, 장기적출은 물론 탈북민에 대한 공안 사냥 및 북송과 더불어 인권침해국이다. 시진핑 시기에 중국의 인권탄압은 개선의 기미는커녕 제로코로나 구호로 2500만 도시를 완전봉쇄하는 인류사 미증유의 야만적 조치를 서슴지 않았다. 인권탄압의 극단화가 예정된 시황제 통치는 향후 인권과 민주, 주권체제로 구축한 인류 문명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다.

시황제 등극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더불어 세계질서의 구조와 규범을 일거에 쓸어버릴 수 있는 야만과 침략의 쓰나미다. 그래서 지금은 미국 닉슨 대통령이 중국과 관계정상화를 추진하면서 우려했던 사항을 깊이 새겨보아야 할 시점이다. 닉슨은 회고록에서 "중국이 혹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인데…"라고 적었다. 미·중 화해를 통해 중국이 개방한 지 50년이 지났는데 중국은 자유화된 것이 아니라 '홍색황제'라는 괴물의 귀환에 직면했다.

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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