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인허가·착공 면적 급감... 건설경기 '먹구름' 짙어진다

고금리·원자재값 급등 부담
수도권 인허가 8년반만에 최저

고금리와 원자재값 부담으로 건설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3·4분기 건설 인허가·착공 면적이 급격하게 줄어 내년 건설경기에 대해서는 잿빛 전망 일색이다. 건축 인허가와 착공 면적은 각각 건설경기의 선행, 동행지표로 활용된다. 건축 인허가 면적이 줄면 향후 건축투자도 감소하는 게 일반적이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수도권 건축 인허가 면적은 1438만㎡로 집계됐다. 지난 2014년 1·4분기의 1068만㎡ 이후 8년반 만에 최저치다. 전년동기(2180만㎡) 및 직전분기(2275만㎡) 대비 각각 34.0%, 36.8% 줄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기준으로도 3·4분기 건축 인허가 면적은 3889만㎡로 전년동기(4300만㎡)보다 9.6% 감소했다. 올해 2·4분기(5201만㎡)와 비교해도 25.2% 줄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당장의 건설경기를 반영하는 착공 면적의 경우 3·4분기 전국 기준 2839만㎡로 전년동기(3175만㎡) 대비 10.6% 감소했고 지난 2·4분기(3241만㎡)보다는 12.4% 줄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올해 본격화된 금리인상 기조와 원자재값 상승이 건설경기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를 담당하는 건축공간연구원 관계자는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예고되면서 경기 선행지표인 건축 인허가 면적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선행지표인 인허가 면적과 동행지표인 착공 면적이 고금리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건설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 치솟는 원자재 가격과 금리인상으로 내년 국내 건설투자와 주택시장이 최악의 시기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23년 국내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7.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10% 이상 줄어들 것도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건설수주는 내년에 SOC 예산 감소, 금리인상 등으로 2019년부터 4년간 지속된 증가세를 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3년래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주택경기 전망도 암울하다. 건산연은 내년 집값은 2.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절대적인 주택가격 수준이 높고, 고금리 지속이 전망되는 만큼 집값 하방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