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박재성"'적정 인원'에 대한 명확한 정의 없어, 밀도를 기준으로 군집 정의해야

장정우 2022. 11. 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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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00~16:00)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방송일 : 2022년 10월 26일 (수요일)

■ 대담 :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박재성"'적정 인원'에 대한 명확한 정의 없어, 밀도를 기준으로 군집 정의해야"

-불법 건축물로 통행 유효폭 줄어...병목현상 발생

-불법건축물 이득, 강제이행금보다 크면 철거 안해

-군집에 의한 사고는 전조 증상 있어...경찰 경각심 가졌어야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이태원 참사 현장 바로 옆 해밀턴 호텔이 불법 증축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또 압사 사고 직전까지 전조 증상들이 있어서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랐지만 경찰 대응이 소홀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제학과 교수 연결됐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이하 박재성)> 안녕하십니까.

◇ 최휘> 먼저 이번 참사 희생자가 총 156명으로 1명 더 늘었습니다. 저도 사고 당일 뉴스 속보를 쭉 봤는데요. 처음 속보가 나왔을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사망자가 많이 나올 거라고는 예상을 못했거든요. 교수님은 어떠셨나요.

◆ 박재성> 저도 156명까지 나올 거라고 생각은 못했지만, 저는 피난행동, 군중행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초기 SNS에 올라온 현장 사진을 봤을 한 100명 가까운 사망자는 나올 수도 있겠다. 최대 이 정도까지는 예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저도 굉장히 놀라고 있는 상황입니다.

◇ 최휘> 인파가 몰린 현장 모습을 보고 압사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겠다라는 걸 예견하셨던 거군요.

◆ 박재성> 네, 저는 아무래도 군중 행동을 전공을 하다 보니까. 거기서 사람들의 군집 밀도라든지 거기서 벌어지는 사람의 행동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봤었을 때 이 부분은 분명히 압사 사고, 그것도 대규모 압사 사고와 연결될 수밖에 없겠구나라고 하는 그런 우려가 들었었습니다.

◇ 최휘> 그러셨군요. 지금 일각에서는 전체 사상자의 30%가 한 병원으로 몰리면서 중상자, 경상자 등 환자 분류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던데요. 이번 참사를 전반적으로 보셨을 때, 컨트롤타워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보십니까?

◆ 박재성> 컨트롤타워라고 하는 것은 현장에서 안전관리 컨트롤타워,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 구조에 대한 컨트롤 타워, 몇 가지로 나눠볼 수가 있습니다. 지금 질문하신 부분 같은 경우는 구조와 구급의 컨트롤타워를 말씀하시는데,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 약간 이견이 있는 게 초기에는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사람을 이송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순천대학교 병원인데, 거기에서 어느 정도 사람이 찼을 때 응급 환자하고 사망자를 분류했고요. 그래서 초기에 17군데에서 20군데 정도 병원으로 분산을 했고, 그다음에 30개 정도 서울 시내하고 경기 지역에 있는 병원으로 분산을 했고, 그다음에 40군데 병원으로 사망자를 분산을 시켰습니다. 예전에는 병원 응급환자도 그렇고 사망자도 그렇고 한 군데로 굉장히 집중돼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이번에는 좀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최휘> 순천향대 1개 병원으로 몰려서 이송이 된 게 아니라, 나눠서 이송이 이루어졌다는 건가요?

◆ 박재성> 네, 그렇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날 11시 50분에 대응 3단계가 걸렸습니다. 대응 3단계가 걸리면서 이 부분에서는 많은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우선적으로 순천향대병원으로 환자랑 사망자를 이송하고, 바로 응급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원과 사망자를 영치할 수 있는 병원들을 수배를 해서 그 병원들을 10군데, 20군데 그다음에 30군데, 40군데로 이렇게 확대를 하면서 분산을 시켰던 것입니다.

◇ 최휘> 그렇군요. 지금 이번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있는데요. 불법 증축한 가벽이 원인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골목길의 폭이 4m인데, 이마저도 해밀턴 호텔이 불법 증축한 가벽이 1m 가량을 막고 있었다고 하죠?

◆ 박재성> 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불법 건축물로 인해서 사람들이 통행할 수 있는 유효 폭이 줄어들게 되면 통행에 대한 속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이런 부분들을 유동 개수, 유출 개수다 얘기를 하게 되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유효 폭 1m가 되는 출구에 최대 사람들이 초당 2인 정도가 빠져나간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예를 들어 해서 4m 정도 되는 폭은 초당 8인 정도가 빠져나갈 수가 있고, 1m가 줄어들었을 때 초당 2인이 줄어들게 되면 100초에는 200명, 1천초에는 2천 명이 빠져나가는 인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저희가 간단하게 산출할 수 있습니다.

◇ 최휘> 그러면 폭이 1m씩 줄어들 때마다 압사 사고 가능성이 그만큼 올라가겠군요.

◆ 박재성> 그렇죠. 그러니까 1m가 줄어들어졌다고 하는 것은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빠져나가는 사람의 수, 유출 속도, 유동 개수가 줄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갑자기 줄어들게 되면 그 앞에서 극심한 병목 현상이 발생을 하게 됩니다. 갑자기 병목 현상이 발생하면 거기에서 극심한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거고요. 결국은 군집 사고나 이런 부분들은 깔대기 현상이라고 하게 되는데, 갑자기 좁아들게 되면 그 부분에서의 사람들이 몰리고, 체류가 몰리고, 혼란이 발생하고, 그 지점에서의 인명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 최휘> 그러니까 해밀턴 호텔이 골목길을 따라서 불법으로 증축한 가벽이 가뜩이나 좁은 길을 더 좁게 만들어서 이런 사고를 일으켰다고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박재성> 결정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사고의 피해를 키우거나 원인을 제공하는 데에서의 충분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거죠.

◇ 최휘>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이게 불법인데 철거를 할 수 없다는데요. 무슨 이야기인가요?

◆ 박재성> 보통 불법 건축물에 대해서는 지자체에서 철거 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그런데 강제적으로 철거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철거 명령을 내렸을 때 철거에 대해서 이행을 하지 않으면 강제이행금을 부과를 하게 되는데, 보통 1년에 두 번 이내에서 강제이행금을 부과를 하고 강제이행금을 철거를 할 때까지 계속적으로 부과만 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불법 건축물을 지어서 영업을 하게 되는 어떤 다중시설이나 상업시설 같은 경우, 불법 건축물로서 얻는 이득이 강제이행금보다 크게 되면 굳이 철거하지 않고, 강제로 철거를 할 수가 없으니까 강제이행금을 내고 계속적으로 그 불법 건축물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죠.

◇ 최휘> 강제이행금을 내고 이걸 철거를 안 한 채로 쭉 이어져 왔다는 것 같은데요. 해밀턴 호텔은 무단 증축도 문제지만 건축한계선도 위반했다는데, 건축한계선이라는 게 뭔가요?

◆ 박재성> 정확하게 표현하면 '건축선'입니다. 그러니까 도로와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대지와의 경계선을 건축선이라고 하는데요. 건축물은 건축선을 넘어서 지을 수가 없고요. 그리고 건축물에서 4m 이내의 부분에서는 창문이나 문을 열었을 때 건축선을 넘어가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4m 정도까지는 사람이 다니거나 높은 차량이 다녔을 때 혹시라도 창문이나 문이 열었을 때 부딪힐 수도 있어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도 제한을 하고 있고요. 당연히 건축물은 건축선을 넘어서 지을 수가 없습니다.

◇ 최휘> 어쨌든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반복이 돼서는 안 되잖아요. 이번에 나온 보도들을 보면 불법 증축이 이태원뿐만 아니라 서울 곳곳에 있다더라고요. 연말연시에 시민들이 밀집되는 명동이나 종로 등에도 미리 선제적으로 안전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 같은데요.

◆ 박재성>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불법 건축물이 상업지역 같은 데 굉장히 많습니다. 상업지역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집값이 비싸고, 거기에서 건물을 지으려면 많은 비용이 소요가 되고, 그럴 수 없는 여러 가지 제약적 환경이 있다고 있지만. 그러다 보면 어떤 영업적인 목적으로 위해서 불법 건축물의 유혹에 빠지게 되는 거고,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불법 건축물을 지어서 적발이 되더라도 강제 철거는 못하고 철거 명령은 내리지만 강제이행금만 계속적으로 내면 사용할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이 되는 것이고요. 특히 상업지역에 그런 것들이 많다는 것은 결국 상업지역은 불특정 다수인들이 많이 몰릴 수밖에 없는 거고, 이번과 같이 어떤 기념일이나 특별한 이벤트가 있으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많이 몰렸을 때, 그런 통로를 갑자기 좁히게 하는 부분들이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부분들이니까. 이런 불법 건축물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도 손해가 훨씬 더 크고 처벌을 강력하게 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특히 공공의 안전에 대해서 심각한 유예를 주거나 하는 경우에는 강제로 철거할 수 있는 권한을 지자체에 부여를 해야 되는 것입니다.

◇ 최휘> 진짜 시민의 안전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있는 불법 건축물 같은 경우에는 강제적으로 철거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개정이 돼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박재성> 그렇습니다. 반드시 개정이 돼야 되는 것입니다.

◇ 최휘> 경찰의 사고 대응, 어땠느냐에 대한 수사도 이뤄지고 있죠. 올해는 이태원의 경찰 인력 배치가 130명에서 140명으로 예년보다 많았다고 하는데, 왜 통제는 제대로 안 됐던 걸까요?

◆ 박재성> 이게 주최자가 없는 행사다 보니까 안전관리 계획을 세우고 거기에 따라 심의를 받고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보니 좀 안이한 부분도 있었고요. 그동안 이태원에서 핼로윈 축제를 많이 했었는데, 특별한 큰 사고가 없었다보니까 관례적으로 이렇게 해도 큰 사고가 없었으니까 잘 넘어가겠지라고 하는 안전불감증, 안일하게 생각을 했던 부분인데. 올해 같은 경우는 특히 6시 40분 정도부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어서 사고가 발생할 것 같다. 좀 있으면 다친 사람도 나왔다고 하는 신고가 112로 계속 들어갔어요. 제가 방송에서도 계속 말씀을 드렸지만 이런 군집에 의한 사고는 대부분이 전조증상을 보입니다. 밀도 자체가 조금씩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 사고에 대한 공포감. 이런 것들이 점차적으로 증가를 하는 것인데, 이런 부분들이 사전에 미리 안전관리 계획이 세워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주최자가 있든 없든, 사람들이 사고에 대한 위험성 공포감을 신고를 했었을 때는 그때라도 현장에 대규모 인원을 투입을 해서 현장에서 안전관리와 통제가 이루어졌어야 되지 않는가라고 하는 것이 지금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 최휘> 맞습니다. 행사 주최자가 없었다라는 말이 계속해서 언급이 되고 있는데, 사실 이해가 쉽게 되지 않습니다. 주최자가 없더라면 시나 해당 구청에서 좀 더 신경을 써서 이 안전을 위해서 대비를 세웠어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 박재성> 그렇습니다. 행사 주최자가 있으면 아무래도 행사에 사고가 발생하거나 그랬을 때 모든 책임이 주최자에게 가기 때문에 주최자 측에서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행사의 주최자가 없다고 하는 것은 누가 생각하더라도 안전과 사고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우리가 예측 가능한 그러한 문제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지자체라든지 경찰에서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조금 더 경각심을 갖고 미리 대응을 했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하는 것이 아주 상식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휘> 맞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있기 몇 주 전에 이태원에서 지구촌 축제가 열렸지 않습니까? 그때는 주최 측이 있었고, 안전요원도 많이 배치가 됐고, 교통 통제도 이루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안전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었거든요. 이번에 시민 신고가 11건이 접수가 됐는데 녹취 내용을 보면 압사 사고를 언급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경찰은 초반부에 신고한 4건의 전화에 대해서만 현장 출동을 하고 나머지 7건은 전화 안내만 하고 종결을 했는데, 좀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응이 안 됐을까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거든요.

◆ 박재성> 이런 부분들에 대한 사전 훈련이나 교육이나 매뉴얼이 제대로 숙지가 안 되었고, 매뉴얼 자체도 굉장히 부실하게 되어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 예를 들게 되면 미국 같은 경우에서의 대규모 인파에 대한 사고 예방 매뉴얼이 있습니다. 이게 '피마'라고 해서 미 연방재난관리청에서 주관하는데, 우리나라 같으면 행정안전부 같은 격입니다. 피마에서는 반드시 산하에 있는 재난안전교육원에 경찰, 소방, 행사와 관련된 공무원들이 이 매뉴얼을 숙지하도록 교육을 시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규모 인파가 예상되는 곳에서는 가능한 한 현장의 인원을 제곱미터당 2인에서 3인 이하로 통제하도록 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 구역을 구분을 하고, 가운데 통로를 만들고, 구역 간의 완충지대를 만듦으로써 이런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매뉴얼 자체도 없거나, 매뉴얼 자체가 형식적으로 부실하거나, 그나마 그것 같은 경우는 대규모 인파 사고에 대한 것들도 경찰이라든지 이런 쪽 부분이나 지자체 담당자들에게 교육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다보니까, 이런 부분들이 생을 했었을 때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뭘 해야 할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잘 모르게 된다는 것이죠. 그게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 최휘> 맞습니다. 지금 앞에서 말씀해 주신 게 미국의 사례인 거죠.

◆ 박재성> 네, 그렇습니다.

◇ 최휘> 미국 뉴욕타임스퀘어의 경우에는 하루에도 100만 명이 넘게 몰리는데요. 그렇게 대비를 함으로써 안전사고 압사 사고를 예방하고 있는 건데, 지금 또 다른 해외의 경우에는 어떤가요?

◆ 박재성> 이번에 일본 같은 경우도 우리가 이태원에서 사고가 발생한 날과 비슷한 날에 시부야에서 12만 명이 몰리는 핼러윈 축제가 있었습니다. 그때 일본 경찰 350명이 출동을 했고요. 그리고 그 인원 갖고 부족하다 싶으니까, 우리로 따지면 용산구나 마찬가지죠. 시부야구에서 민간 경비회사 인력 100여 명을 추가로 배치를 했습니다. 그리고 경찰 같은 경우는 전체적인 군중의 지대 유동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DJ 폴리스 10여 개를 세워서 거기에서 경찰이 스피커를 가지고 계속적으로 사람들에게 누가 지나가다가 멈춰서는 사람이 있으면 '멈춰서지 말고 가십시오.' 아니면 군집이 혼란이 되면 거기에 대한 통제도 하고, 또한 지상에서는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갖고서는 사람들의 행렬을 정리를 하고요. 또한 그때 시부야 지역 같은 경우는 AI 카메라라고 해서 사람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 카메라를 설치를 했는데, 자동으로 그 지역에 몇 명의 사람이 있는가가 확인이 됩니다. 그러면 그거를 영상으로 계속적으로 SNS를 통해서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이 내가 저기 가면 위험하겠구나라고 하는 것들도 알려주는, 그런 예방적인 효과도 같이 병행을 했습니다.

◇ 최휘>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한 공간에 인파가 한꺼번에 너무 많이 몰렸을 때 이런 상황에 대비한 안전 매뉴얼이 혹시 없는 건가요?

◆ 박재성> 네, 없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매뉴얼이 일부 있는데, 거기에 어떻게 되어있냐 하면 군집이 몰렸을 때, 아니면 적정 인원으로 관리하라. 그러면 '적정 인원'이 얼마인지, '군집'이 라고 하는 것이 어느 것인지. 이걸 명확하게 해야 되는데. 제가 이 사고가 처음에 터졌을 때 새벽 방송부터 계속 했던 얘기가 군진 밀도를 관리를 해야 한다. 군중의 흐름이 어느 일정 이상 가면 그건 통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 부분을 계속 강조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에 왜 자꾸 어려운 얘기를 하지라고 하는데, 지금은 그런 부분들이 대책의 초점, 문제의 중심이 되고 있거든요. 군중 인파에 대한 관리는 단지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군집 밀도를 개념으로 접근을 해야 되는 것입니다.

◇ 최휘> 그러니까 좀 더 구체적으로 군집 밀도라는 거를 우리나라도 매뉴얼로 만들어 놔야 된다는 거군요.

◆ 박재성> 예를 들어서 서울 올림픽 공원에 1만 명이 몰리는 것하고 동네 공원에 1만 명이 몰리는 것 하고는 다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단지 인원 규모가 아니라, 인원 규모와 함께 군집 밀도를 같이 관리를 해줘야지. 이런 부분들에 대한 사고를 실효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겁니다.

◇ 최휘> 이번에 사고가 난 골목길에서 일방통행으로 안내만 하는 안전요원만 있었더라도 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 박재성> 저는 거기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의는 하지는 않습니다. 일반 통행이 됐으면 아마 좀 흐름이 원활할 수는 있습니다. 거기에 군집이 많이 몰리고, 밀도가 올라가고, 압사가 발생한 것은 일방통행이 아니었고 교차 통행이 됐기 때문에 혼잡이 좀 더 올라가고 했던 부분인데, 만약에 일방통행이 됐어도 아래쪽, 즉 이태원 1번 출구 쪽에서의 흐름이 잘 빠져나가지 못했으면 더 많은 위쪽에서의 군집 덩어리에서 사고도 발생할 수가 있어요. 그런데 물론 일방통행을 하면 조금 더 원활한 흐름을 가져가고 있는 장점적인 것이 맞는데, 우리가 단지 획일적으로 일방통행으로 하는 게 좋다고 보면 안 됩니다. 우리가 그 지역 전체의 흐름을 봐서 여기는 일반통행, 저기는 교차통행. 예를 들어서 전체의 흐름을 보지 않고 한쪽에서 일방통행을 하면 그쪽으로 진입해야 할 사람들이 한쪽으로 다 몰려버릴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쪽이 어마어마한 인파에 혼란이 발생을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제 말씀은 일방통행이 별 효과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라, 효과가 있지만 전체적인 군중의 흐름을 봐가면서 일방통행을 어디를 해야 할지, 어디는 교차 통행으로 해야 할지. 이걸 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최휘> 지금 앞으로 안전 규정에서 어떤 개선, 보완을 해야 할지에 대한 말씀도 해 주셨습니다. 지금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있고,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 가기를 두려워하거나 바깥 활동을 아예 꺼리게 되는 '심리적 셧다운'이라고 하던데, 이걸 지금 호소하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박재성> 이런 대형사고, 특히 예기치 못한 거리에서 불특정 다수에 의한 사고가 발생을 하게 되면 그 현장에 있거나 관계가 되는 유가족이나 이런 분들은 아주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을 수밖에 없게 되고요. 이걸 지속적으로 며칠간 시청을 하고 계속 들은 우리 일반 국민들도 굉장히 우울감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내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영향을 받아서 신체적으로 소화가 안 된다든지, 기력이 없다든지, 아니면 우울감이 지속이 되고 밤에 잠이 잘 못 온다든지 한다면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시고 치료를 받아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 최휘>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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