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이대로는 못 살겠다” 중국 ‘대탈출’…무엇이 문제인가?
[앵커]
최근 중국의 상황을 하나의 키워드로 대변한다면 대탈출 즉, '엑소더스'입니다.
외국인과 부자는 해외로, 노동자들은 시골로 탈출하고 있다는데요.
'코로나 초강력 방역 대책'의 후유증이랍니다.
'글로벌 ET' 중국으로 가 봅니다.
홍석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중국에서 대체 무슨 일입니까?
[기자]
네, 먼저 정저우시로 가 볼게요.
폭스콘이라는 애플의 가장 큰 협력업체이자 아이폰의 주력 생산공장이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공장을 떠나고 있다는데요.
많은 사람이 닫혀 있던 출입문을 뚫고 쏟아지듯 빠져나갑니다.
사람들 손엔 가방이 들려 있는데, 모두 고향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선 노동자들입니다.
[폭스콘 공장 노동자 : "모두 걸어가고 있습니다. 고향까지는 170~180킬로미터를 가야 합니다."]
화물차라도 얻어 타면 그나마 다행이고요.
대부분은 고속도로 갓길로 걸어가고 있는데요.
인근 주민들이 이들을 돕겠다며 도로에 물이나 먹을 것을 놔두기도 합니다.
[앵커]
170, 180킬로미터면 대략 서울 여의도에서 강원도 평창 정도의 거리인데요.
그걸 걸어서 간다고요?
왜죠?
[기자]
지난달 중순부터 정저우시에선 코로나가 확산돼 곳곳이 봉쇄됐습니다.
그 때문에 대중교통 운행도 전면 중단됐고요.
그런데 20만 명 넘게 근무하고 있는 폭스콘 공장 내에서도 감염자가 나왔습니다.
곧바로 직원 숙소와 식당이 폐쇄됐고, 먹을 것조차 공급되지 않는 강압적 방역 조치에 참다못한 노동자들은 결국 걸어서라도 집에 가겠다며 '탈출'을 감행한 겁니다.
폭스콘 노동자들은 "공장 곳곳에 쓰레기가 방치돼 있고, 먹을 것이라곤 빵 몇 개가 전부였다.
감염자들은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었다."고 주장했는데요.
폭스콘 측은 탈출 영상이 공개되자 "차량 지원 등 안전 귀가를 돕겠다"며 "남으면 대신 네 배의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중국의 강력한 방역 조치, 여전한가 보군요?
[기자]
올해 중국 경제가 40년 만에 '최저 성장'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죠.
확진자가 단 한 명이라도 나오면 봉쇄를 해버리는,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공산당 당대회가 끝나면 방역이 완화될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강력한 방역 조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확진자 1명이 다녀갔단 이유로 3만 명을 가둬놓고 전수검사를 했던 상하이 디즈니랜드.
최근 또다시 봉쇄됐습니다.
모두 3번의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경우에만 집으로 돌려보내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 봉쇄 직전에 탈출하려는 행렬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고, 시민들의 불만도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베이징 시민/자영업자 : "상가들이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이 거리도 예전에는 교통난이 심하고 사람들로 붐볐었습니다."]
이런 중국의 고강도 방역 정책에 대해 '인권 침해'라는 비판도 큰데요.
감염자와의 접촉을 줄여야 한다며 크레인으로 사람을 옮기거나 공중화장실, 야외 주차장에 격리하는 모습이 SNS를 통해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앵커]
심해도 너무 심하네요.
그래서인지 외국인 투자자와 부유층 이탈도 심상치 않다면서요?
[기자]
네, 11월 첫날 중국·홍콩 증시가 급등하고 위안화 가치도 올랐는데요.
'제로 코로나' 기조가 완화될 거란 소문이 돌면서 시장이 반응한 겁니다.
그만큼 '제로 코로나' 영향이 큰데요.
'제로 코로나 정책'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빠르게 중국을 이탈하고 있습니다.
채권은 8개월 연속 순매도, 주식은 지난 1년간 무려 43조 원 가까이 팔아치운 거로 추산됩니다.
중국 부유층이 중국을 탈출하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리는데요.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의 창업자가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고, 상하이에서는 외국인과 부유층이 잇따라 짐을 싸면서 현지 주택 월세가 약 20% 떨어졌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게 다 봉쇄 때문이라는 거죠?
그리고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영향도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자 중국 부유층들은 높은 세금과 개인의 안전 등을 이유로 자국을 떠나려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시 주석이 집권 3기에 공동부유 정책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신변 안전도 우려되고요.
이렇다보니 중국 정부의 투자 안정화 조치도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한편 폭스콘 정저우 공장 주변 지역에 대해 중국 당국이 일주일간 폐쇄 명령을 내렸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는데요.
이로 인해 다음 달 애플 아이폰14의 출하량이 50% 줄어들 거란 예상입니다.
[앵커]
중국판 엑소더스 그 상황과 배경 설명 모두 잘 들었습니다.
홍석우 기자 (muse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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