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으로 오인하기 쉬운 ‘주사’…진단·치료 어떻게 해야 할까
# 주부 최희안(37) 씨는 최근 얼굴이 붉어짐과 동시에 건조함과 가려움증을 느꼈다. 그저 환절기 때문이라고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도 붉음이 가라앉지 않고 여드름으로 의심되는 고름까지 발생하자 피부과를 방문, ‘주사(Rosacea)’라는 진단을 받았다.
주사는 주로 얼굴 중앙 부위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피부질환이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반응 및 신경혈관조절장애, 자외선노출, 유전적 소인, 온도변화, 스트레스, 맵거나 뜨거운 음식 등 여러 인자가 유발인자로 추측된다.
증상은 반복적인 홍조와 모세혈관 확장이 특징으로 코 주변부와 같이 돌출된 부위와 이마·뺨·턱 등에 여러 염증병변이 나타난다. 특히 건조하고 찬바람이 부는 겨울철에는 얼굴피부가 더욱 예민해지면서 가려움이나 건조함,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주사 발병초기에는 홍조만이 간헐적으로 나타나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된다. 쉽게 얼굴이 달아오르면서 화끈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뿐 아니라 얼굴 중심부에 여드름과 비슷한 구진(뾰루지)이나 농포(고름)가 발생할 수 있는 것. 더 악화되면 피부가 지나치게 증식돼 울퉁불퉁 불거지는 ‘딸기코’뿐 아니라 얼굴 전체 및 두피에까지 염증성 병변이 진행될 수 있다.
■인식 낮고 여드름·지루피부염 등으로 오인…방치하기 쉬워
따라서 주사는 악화되기 전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지만 질환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최근 대한피부과학회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환자가 주사질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으며 이를 일찍 치료해야 할 질환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프랑스·영국·이탈리아·캐나다·미국 등 6개국에서 554명의 의료진과 710명의 주사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에서도 전체 환자의 29%가 본인의 담당 의사조차 질환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느꼈으며 37%는 가족과 친구들이 질환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게다가 주사는 다른 피부질환과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여드름, 입주위피부염, 지루피부염, 모낭충증, 전신홍반루푸스 등과 비슷한 임상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흔히 두피나 목, 가슴 등 신체 전반에 나타나는 다른 피부질환과 달리 주사는 얼굴 중앙부에 국한적으로 나타나며 여드름은 얼굴 부위에 관계없이 이마·턱·뺨 등 여러 부위에 생기지만 주사는 얼굴 중심부의 코와 코 주변에 주로 염증이 나타난다. 또 흔히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여드름과 달리 30대이상 연령층에서 주로 나타나며 피지가 축적돼 모낭이 팽창하는 면포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특징을 보인다.
이밖에도 ▲모세혈관 확장 ▲가려움 ▲피부 화끈거림 ▲당기는 듯한 피부건조 ▲눈 주위 충혈 ▲찌르는 듯한 통증 ▲여드름과 비슷한 뾰루지 증상이 나타난다면 주사 초기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피부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재발률 높아…전문치료·생활습관 개선 통해 꾸준히 관리해야
주사를 방치해 증상이 악화되면 환자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힘들어하는 등 여러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다. 또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뿐 아니라 가려움, 따가움, 타는 듯한 느낌이 동반되면서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주사환자의 1/3이 삶의 질에 굉장한 또는 극도의 영향(DLQI(dermatology life quality index)>10)을 받는다고 응답한 것.
게다가 질환 특성상 재발이 잦기 때문에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올바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최신 주사진단 기준에 따르면 ▲주기적으로 심해지는 얼굴 중앙 부위 홍반이나 ▲딸기코 형태의 비류성 변화 증상 중 하나만 충족해도 주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진단 후에는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지속돼야 한다. 주로 경구용 항생제와 외용제로 초기 치료를 시작하며 유지요법 시에는 외용제만 사용해 재발을 방지한다.
대한여드름주사학회 박미연 회장(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은 “주사 특성상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장기치료가 불가피하다”며 “진단 후 2년 내 재발률이 30~70%에 이를 정도로 재발이 흔하기 때문에 경구제나 외용제로 유지치료가 필요하며 증상이 완화되더라도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주사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 따라서 술이나 맵고 뜨거운 음식은 피하고 급격한 실내외 온도차는 피부 모세혈관을 확장시킬 수 있어 적정한 실내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또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푸는 방법을 하나쯤 갖는 것이 좋으며 피부장벽을 강화하기 위해 자극이 없는 보습제를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
헬스경향 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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