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ow] 제로 코로나에 3살 아이 참변‥들끓는 민심에 봉쇄도 '쉬쉬'
봉쇄 때문에 병원 못 가…결국 숨진 3살 아기 중국 서북부에 위치한 간쑤성의 란저우 시. 코로나로 봉쇄 중인 치리허구에서 3살 아이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SNS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어제(1일)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과 웨이보 등에 숨진 아이의 모습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숨진 이유는 아이가 아파 병원 이송을 요청했는데 봉쇄를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아이가 사망하자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결국 방역복을 입고 방패를 든 경찰들도 출동했습니다. 지금은 관련 게시물을 중국 국내 온라인에선 찾아볼 수 없습니다.
란저우 시 공안국은 어젯밤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후 1시 40분쯤 치리허 지역에서 신고가 들어와 2명을 병원에 이송했으며, 이 중 1명 아이는 숨졌고, 나머지 1명은 생명의 지장이 없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댓글이 7천 개가 넘게 달렸지만 볼 수 없게 웨이보에선 가림 처리가 됐습니다. 많은 댓글들이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당국을 비판하는 내용이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세계 최대 아이폰 제조 공장에서 벌어진 탈주극 지난달 28일, MBC <뉴스데스크>는 코로나로 봉쇄된 허난성 정저우 시의 폭스콘 노동자들이 굶주림에 집단 탈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정저우 시의 폭스콘은 직원 30만 명의 세계 최대 아이폰 제조 공장입니다. 보도 이후 추가로 공개된 영상에선 공장을 탈출한 폭스콘 노동자들이 공장 담장을 넘어, 고속도로와 산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중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건강코드QR로 체크인을 해야 합니다. 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근로자들은 직접 걷는 걸 택한 겁니다. SNS에는 공산당 폭스콘 당 위원회 서기가 "통제가 되지 않아 귀가를 묵인할 수밖에 없었다"는 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됐습니다.
크리스마스 대목 앞두고…"남아서 일하면 보너스 4배" 코로나 상황을 잘 관리 중이라며 정확한 상황을 밝히지 않던 폭스콘은 그제야 노동자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남아 있는 근로자들이 코로나로 사망했다는 소식도 전파됐지만, 폭스콘은 '가짜뉴스'라며 엄정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근로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자 남은 작업자에겐 하루에 지급하는 보너스를 우리 돈 약 2만 원에서 8만 원으로 4배가량 올려주겠다고 밝혔습니다. 크리스마스와 춘절 등 쇼핑 시즌을 앞두고 아이폰 14 생산의 차질을 우려한 조치로 보입니다. 이를 도와주듯 당국도 공장 부지 등이 있는 지역을 오늘부터 9일까지 일주일간 봉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경제 영향 없게 '제로 코로나' 달성" 지시에 몰래 봉쇄 얼마 전부터 중국에선 코로나 봉쇄 상황에 대한 기류가 바뀌었습니다. 이전에는 도시가 코로나로 봉쇄되면 당국 발표를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됐는데, 이제는 SNS를 통해 더듬더듬 알아야 하는 수준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상하이 봉쇄로 중국이 큰 피해를 입게 되자, 각 지방 정부가 전면적 봉쇄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대신 '은밀한 봉쇄'를 단행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폭스콘 공장이 있는 정저우 역시 노동자들의 대탈주 이전부터 도시가 봉쇄되고 있고, 고속도로에 통행하는 차량이 없다는 게시물이 먼저 확산됐지만,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었습니다. 지금도 우한 쟝안구가 봉쇄돼 마트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고, 주민들이 야밤에 차를 몰고 탈출하는 영상이 온라인을 떠돌고 있지만, 당국의 발표는 찾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사회와 경제에 대한 영향을 줄이면서 제로 코로나를 이행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지방 관리들이 봉쇄 명령에 따른 사람들의 공포를 피하고자 눈에 안 띄게 방역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회와 경제에 대한 영향을 줄이면서 제로 코로나를 이행해야 한다는 말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사항입니다.
베이징의 코로나 통제도 다시 엄격해졌습니다. 당 대회 이후 풀릴 거란 기대는, 기대에 그쳤습니다. 베이징 밖으로 출장을 간 주재원들은 몇 주째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아예 한국에 다시 갔다가 베이징 직항을 타고 오기로 했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위챗과 웨이보 등에선 최근 이태원 압사 참사 사고 관련 소식이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적나라한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의 코로나 방역 등 내부 문제를 은폐하기 위해 한국의 참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조희형 기자(joyhye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2/world/article/6423210_3568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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