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장, 논리적으론 확실한 안보지만···東亞 핵경쟁·NPT 탈퇴 부담"

박경은 기자 2022. 11. 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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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위기가 점차 현실화하면서 한국도 미국과 핵을 공유하거나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확장 억제, 핵 공유, 전술핵 재배치 모두 어떤 경우든 미국 대통령이 핵 버튼을 누른다는 것이 공통점"이라며 "논리적으로 따지면 자체 핵무장이 우리 안보에 가장 확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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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北 핵위협-전문가들이 조언한 북핵 억제안]
확장억제 방안이 현실적이지만
美와 협의 통해 더 구체화해야
핵공유는 北 오판 방지에 효과
전술핵 배치에는 찬반 엇갈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간부학교를 방문해 기념 강의를 했다고 조선중앙TV가 1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북핵 위기가 점차 현실화하면서 한국도 미국과 핵을 공유하거나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처럼 자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수준을 높이거나 독자 핵무장을 하면 북핵 억제 효과는 높아지겠지만 국제사회의 비확산 체제에 반하는 것이어서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동시에 현재의 확장 억제가 가장 현실적인 만큼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확장 억제 방안을 보다 구체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최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확장 억제에 대해 “가장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이라며 “미국은 마음만 먹으면 북한의 모든 핵미사일 역량을 순식간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확장 억제로 충분하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는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과 관련해 “미국은 철통같은 의지를 갖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아무도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센터장은 확장 억제 방안의 한계점으로 실행의 신뢰도 문제를 꼽았다. 확장 억제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해 아직 구속력 있는 조약·협정 등이 체결되지 않아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북 억지력의 실효성이 의심 받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미국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상시 배치돼 있는 것도 아니고, 확장 억제 실행력을 증명하기 위해 미국 전략자산(핵추진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이 최근 방한했음에도 북한이 계속해 미사일을 쏘아 댔다”고 되짚었다.

김태형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확장 억제 공약에 대한 평가는 보호를 해주는 미국과 보호를 받는 한국 입장 사이에 현실적으로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제했다. 그럼에도 “확장 억제는 과거에도, 현재도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며 앞으로도 계속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확장 억제를 보완하고 구체화하는 게 가장 낫다”고 진단했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핵 공유에 대해서는 “어쨌든 한국 땅에 핵무기가 존재하는 것이므로 북한이 오판할 확률은 확실히 줄어들겠지만 현실성이 없다. 미국이 원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전술핵 재배치 방안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미국이 굉장히 반대하고 있다”며 “핵 사용 임계점을 낮추고, 전술핵탄두를 도입한 장소가 선제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한국이 확장 억제는 물론 핵 공유, 전술핵 재배치 등 핵우산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대신 독자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확장 억제, 핵 공유, 전술핵 재배치 모두 어떤 경우든 미국 대통령이 핵 버튼을 누른다는 것이 공통점”이라며 “논리적으로 따지면 자체 핵무장이 우리 안보에 가장 확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우리가 핵무기 자체와 사용권을 모두 가질 때 북한의 핵 사용 문턱이 올라간다”고 확언했다.

다만 정 센터장은 핵무장의 한계점으로 “일본과 대만 등 다른 국가들도 핵무기를 가지려고 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아도 금이 간 비확산 체제에 균열이 더 확대되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 센터장과 김 교수 또한 “미국의 동맹 국가로서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며 자체 핵무장에 반대 의견을 표했다.

박경은 기자 eu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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