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이 5홈런... 휴스턴을 날려버렸다
하퍼·봄·마시·슈워버 등 대포
수아레즈, 5이닝 무실점 호투
필라델피아, 2승 1패로 앞서가
2009년 11월 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홈구장인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 파크를 찾은 4만6145명의 관중은 필리스가 당시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4차전에서 뉴욕 양키스에 4대7로 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날 패배로 시리즈 전적 1승3패 열세에 놓이게 된 필리스는 결국 양키스에 월드시리즈 타이틀을 내줬다.
정확히 13년이 지난 2022년 11월 2일. 필리스는 시티즌스뱅크 파크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벌인 2022 MLB(미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7대0 완승을 거뒀다. 이날의 승리로 필리스는 시리즈 전적 2승1패의 우위를 점했다.
이날 시티즌스뱅크 파크엔 총 4만5712명의 구름 관중이 몰려들어 열광적인 응원을 펼쳤다. 필리스 타선은 13년 만에 홈구장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홈팬들의 열기에 화답했다. 홈런포 5개를 터뜨리면서 역대 WS 한 경기 최다 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마치 2009년과는 다른 결말을 예고하는 듯했다.
‘홈런쇼’의 포문을 연 건 내셔널리그(NL) 챔피언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인 브라이스 하퍼였다. 하퍼는 1회말 2사 1루 첫 타석에서 애스트로스 선발 우완 랜스 매컬러스 주니어의 초구 시속 136㎞ 너클 커브를 통타해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2m. 이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하퍼가 날린 6번째 홈런이었다. 앞서 하퍼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NL와일드카드전에서 1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NL디비전시리즈에서 2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NL챔피언십시리즈에서 2개의 타구를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하퍼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빼어난 성적(6홈런·13타점·12득점·타율 0.382)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어진 2회말엔 솔로포 두 개가 나오며 필리스는 4-0으로 격차를 벌렸다. 선두타자 알렉 봄이 좌중간 아치를 그렸고, 2사 후 브랜든 마시가 다시 우측 담장을 넘겼다. 마시의 타구는 외야 펜스 바로 뒤에 앉아 있던 관중의 글러브에 맞고 그라운드 안으로 떨어졌는데, 비디오 판독 끝에 홈런으로 인정됐다.
필리스는 5회말 연타석 대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홈런왕(46개)인 카일 슈워버가 1사 1루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5m의 홈런을 작렬시켰고, 뒤이어 등장한 리스 호스킨스가 좌월 솔로포로 필리스 홈런쇼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날 하퍼와 호스킨스는 나란히 올해 포스트시즌 6호 홈런을 기록해 2009년 제이슨 워스가 남긴 필리스 구단 자체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기록(7개)에 1개 차로 다가섰다. 하퍼는 3차전이 끝난 뒤 “필라델피아란 도시 전체가 월드시리즈 덕분에 흥분하고 있다”며 “4만명이 넘는 열광적인 홈팬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했다.
홈런은 다섯 타자가 한 개씩 쳤지만, 그 홈런 5개를 맞은 투수는 단 한 명이었다. 이날 애스트로스 선발 매컬러스 주니어는 4와 3분의 1이닝 6피안타(5피홈런) 7실점(7자책)으로 필리스 홈런쇼의 제물이 됐다. 그는 월드시리즈와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한 경기 최다인 5개의 홈런을 허용한 유일한 투수라는 불명예 기록을 떠안게 됐다.
비로 3차전이 하루 연기되면서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좌완 레인저 수아레즈는 5이닝 무실점으로 애스트로스 타선을 봉쇄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그는 공 76개를 던지며 안타 3개와 볼넷 1개만 허용했고 삼진 4개를 잡았다. 1차전 불펜 등판 이후 다시 선발로 돌아온 수아레즈는 무실점 호투하며 팀 영봉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두 팀은 3일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치른다. 2008년 이후 14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필리스는 에런 놀라가 4차전 선발로 나선다. 2017년 이후 5년 만의 월드시리즈 정상에 도전 중인 애스트로스는 크리스티안 하비에르가 선발 등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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