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취임 후 2번째 NSC 주재 “북한 도발은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 대가 치러야”

심진용 기자 2022. 11. 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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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일 용산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일 북한 탄도미사일 등의 도발에 대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북한 도발은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라며 “북한 도발이 분명한 대가를 치르도록 엄정한 대응을 신속히 취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의 NSC 주재는 취임 후 2번째다. 북한 탄도미사일 1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아래 남측 영해 근처로 떨어지는 등 도발 수위가 유례 없이 높아 윤 대통령이 직접 NSC를 주재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김승겸 합참의장의 보고를 받고 이같이 지시했다고 국가안보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의 NSC 주재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지난 5월25일 이후 5개월여 만이다. 그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는 김성한 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김 실장 주재 NSC 상임위원회에 2차례 임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NSC에서 “북한의 도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을 침범하여 자행된 미사일에 의한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라며 “우리 사회와 한·미동맹을 흔들어 보려는 북한의 어떠한 시도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안보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신속한 도발 대응과 함께 만반의 태세유지와 북한의 고강도 도발 가능성 대비를 군에 지시했다. 이날 NSC에는 윤 대통령 외에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박진 외교부·권영세 통일부 장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신범철 국방부 차관, 김태효 NSC 사무처장 겸 안보실 1차장과 임종득 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김성한 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언급처럼, 이번 도발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을 침범한 도발이자 실질적인 영토침해 행위라는 점에서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북한이 마지막으로 NLL을 침범해 군사적 도발을 단행한 건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이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한 NLL 침범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북한이 한·미연합공중훈련을 빌미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와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하며 도발하고 있음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특히 우리의 국가애도기간 중 자행했다는 점에서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모든 수단을 활용해 대응조치를 단호하고 즉각적이며 분명하게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당사자는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도발을 지속하는 북한”이라며 “이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가 되지 않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지난달 31일 시작한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해서는 “연례적으로 실시해 온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며 “대북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도발 배경에 대해 “북한은 앞으로 도발 수위를 높여가기 위한 여러 명분을 찾고 있다”며 “이번에는 그 명분을 한·미연합공중훈련에서 찾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것은 적반하장이고, 북한이 위기 고조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당사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오는 7일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 7차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국정원이 전망한 데 대해서는 “북한은 하시(언제)라도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어느 특정기간에만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하지 않고, 하시라도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시 정부 대응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를 취할지 미리 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한·미·일이 중심이 돼서 국제사회와 공조해 강력하게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7차 핵실험 대응에 대해 “6 더하기 1은 아닐 것”이라며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미국과의 확장억제 강화 논의에 대해서는 “최종적인 결론이 아직 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가 신뢰도와 구체성에서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획기적으로 제고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대화를 위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화의 문은 늘 열려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북한은 이날 25발 가량의 다양한 미사일을 발사했다. 탄도미사일 중 1발은 NLL 이남 26km, 속초 동쪽 57km, 울릉도 서북쪽 167km의 남측 영해 근접 해역에 떨어졌다. 또 동해상 NLL 북방 해상 완충구역을 향해 100여발의 포병사격을 했다.

공군은 이날 북한의 NLL 이남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오전 11시10분부터 낮12시21분까지 공대지미사일 3발을 NLL 이북 공해상으로 발사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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