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범 박병화 입주한 원룸 건물주 “위법성 발견해 임대차 계약 해지 서면 통보”

임대인 “임차인 신상 고지 및 위임장 없이 모친이 박씨 명의 도장으로 대리 계약…소송도 불사” 언급

성폭행 전과자 박병화가 거주중인 경기 화성시 봉담읍의 한 지역에서 시민들이 박씨의 퇴거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화성=뉴시스

 
지난달 31일 출소 후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원룸에서 거주중인 연쇄 성폭행 전과자 박병화(39)의 임대인(건물주)이 계약 과정에서의 위법 행위를 근거로 박씨에게 계약 해지를 서면 통보했다.

임대인의 한 가족은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날 오후 늦게 화성시 관계자, 경찰관과 동행해 박병화의 집을 방문했다”며 “문을 두드리고 계약 해지 서면을 읽어도 아무 반응이 없어 문틈에 서면을 끼워 넣고 돌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박병화의 모친으로 추정되는 가족이 위임장도 없이 박병화 명의의 도장으로 대리 계약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 임대차 계약은 무효다. 퇴거 요청에 끝내 불응하면 향후 명도 소송을 진행해서라도 쫓아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임대인 측은 지난달 25일 임대차 계약 당시 임차인 측이 박병화의 신상에 대해 아무런 고지도 하지 않고 계약한 것 또한 사후 계약 해지의 사유가 될 수 있다는 화성시 법무팀의 조언을 확보해 계약 해지 서면을 전달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박병화는 원룸 입주 사흘째인 이날까지 외부 출타를 비롯한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화성시는 박병화의 모친에게 연락해 ‘대학생들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므로 퇴거해달라’고 설득하려 했으나 모친은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봉담읍 지역 주민들은 박병화의 퇴거를 요구하는 집회 신고서를 관할 경찰서에 제출했다.

아울러 화성시새마을회 등 30여개 시민·사회단체 회원 60여명도 이날 오후 3시 원룸 앞에서 박병화 퇴거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화성시는 주민 불안을 최소화하고자 박병화가 거주중인 원룸 주변 8곳에 고성능 방범용 폐쇄회로(CC)TV 15대를 추가로 설치하고 이 일대를 ‘집중 관찰 지역’으로 설정해 24시간 밀착 감시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현재 이 지역에는 경찰 1개 중대 인력(80명)이 배치돼 순환 근무 중이다.

앞서 박병화는 2002년 12월~2007년 10월 사이 수원시 권선구와 영통구 등지의 빌라에 침입해 20대 여성 10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지난달 31일 만기 출소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