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물가상승률, 내년초까지 간다"… 금리고민 더 커진 한은
물가 반등에 빅스텝 가능성
경기침체·자금경색 우려에
"베이비스텝 밟고 관망" 전망도
여전히 불안한 물가
10월 소비자물가가 석 달 만에 오름세로 전환하며 물가 공포가 다시 엄습한 가운데 오는 24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있는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고물가 기조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속도를 감안할 때 한은이 세 번째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일 한은은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내년 1분기까지 물가상승률이 5%대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수요 측 물가 압력을 반영하는 개인서비스 물가는 당분간 6%대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은 "국내외 경기의 하방 압력 증대 등 하방 리스크와 고환율, 산유국 감산 확대 등 상방 리스크가 혼재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빅스텝을 밟았던 지난달 금통위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5%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다만 인상폭을 두고선 물가 안정을 우선 목표로 하면서도 한미 간 금리차, 환율, 경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일(현지시간) 또다시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미국이 남은 12월 FOMC에서 자이언트스텝을 이어갈지, 속도 조절에 나설지가 최대 관건이다. 달러 대비 원화값 역시 압박 요인이다.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10월 금통위에서 '환율'이라는 단어가 무려 37번이나 등장했다. 앞선 8월 금통위에선 단 5번 언급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상 추석이 지나면 물가가 다소 안정되는 효과가 있었는데 10월 물가가 반등했다는 것은 그만큼 상승 압력이 크다는 것"이라며 "미국과의 금리 격차, 국내 물가 상황을 감안하면 통상적인 수준의 베이비스텝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고물가·고환율에 맞서기 위해선 고금리가 불가피하다는 게 금통위 내부의 기류지만 차츰 '갑론을박'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저성장까지 겹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금통위에선 2명의 금통위원만 경기 침체를 이유로 속도 조절을 주장했지만 이에 동조하는 위원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최근 한은이 총 6조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에 나서기로 하는 등 2년 만에 위기 대응 '구원투수'로 나설 만큼 자금 시장 혼란이 커진 것도 큰 부담이다. 이두원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 물가는 원유 수입 등 대외 변수 영향이 크기 때문에 금리 인상만으로는 낮추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0.25%포인트를 인상한 뒤 미국 FOMC를 관망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다음달에도 FOMC가 예정돼 있지만 한은은 이달 금통위가 올해 마지막인 것도 변수다. 미국이 12월에 또다시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한은으로선 즉시 대응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한은이 이달 빅스텝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동시에 일단 베이비스텝으로 속도 조절에 나선 뒤 미국 움직임에 따라 다음달 '임시 금통위'로 대응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임성현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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