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도발] 분단 후 첫 NLL 이남 미사일 도발에 긴박했던 대통령실·군당국

김문관 기자 2022. 11. 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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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취임 후 2번째 주재한 NSC서 “대가 치르도록 엄정 대응” 지시
공군, NLL 이북에 미사일 3발 정밀 사격 대응
김성한 안보실장 브리핑도
“한반도 긴장 고조 당사자는 북한”

대통령실과 군 당국은 2일 북한의 분단 후 첫 북방한계선(NLL) 이남 미사일 도발을 ‘실질적 영토침해’로 규정하며 긴박한 하루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합동분향소를 찾았다가 9시 10분쯤 용산 대통령실로 급히 복귀해 바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직접 주재했다. 윤 대통령이 NSC를 주재한 건 이번이 취임 후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이 ‘엄정한 대응’을 강조한 직후 공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공대지미사일 정밀사격을 실시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국가애도 기간 중 북한의 도발 행태를 개탄스럽다고 지적하며 “한반도 긴장 고조의 당사자는 북한”이라고 밝혔다.

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동해상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합참은 이날 오전 8시55분 국방부 출입기자들을 통해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뉴스1

◇北, 분단 후 첫 NLL 이남 미사일 도발...‘실질적 영토 침해’ 규정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오후 북한이 이날 오전 동해상 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응해 NLL 이북 공해상으로 공대지미사일 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주재한 NSC 회의에서 “북한의 도발이 분명한 대가를 치르도록 엄정한 대응을 신속히 취하라”고 지시한 이후였다. 윤 대통령이 NSC를 직접 주재한 것은 지난 5월 25일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합참은 “우리 공군 F-15K, KF-16의 정밀 공대지 미사일 3발을 동해 ‘NLL 이북 공해상,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의 낙탄 지역과 상응한 거리’의 해상에 정밀 사격을 실시했다”고 했다. 발사된 미사일은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개량형인 슬램-ER(SLAM-ER)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보잉사에서 제작한 슬램-ER은 기존 슬램 미사일의 사거리 연장형으로, 우리 군 주력 전투기 F-15K에 장착하며 사거리는 280㎞다.

합참은 “이번 우리 군의 정밀사격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와 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이후 발생되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경고하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합참은 “군은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상시 압도적인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 전술핵운용부대의 미사일 발사 훈련 모습. /뉴스1

◇北, 동·서해 10여 발 동시 도발…탄도미사일 1발 속초 앞바다에 낙탄

북한은 이날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10발 이상의 미사일을 동·서해상으로 발사했다. 미사일 발사 지점은 원산 일대를 포함한 다수 지역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6월 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발을 섞어서 쐈는데, 10발 이상을 쏜 것은 이번이 올해 처음이다. 특히 북한은 이날 울릉도를 향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1발이 NLL 이남 해역에 떨어졌다.

합참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8시 51분쯤,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포착했다. 이 중 1발은 동해 NLL 이남 공해상에 떨어졌다. 북한 미사일이 떨어진 해역은 NLL 이남 26㎞ 해상으로, 속초 동쪽 57㎞, 울릉도 서북쪽 167㎞ 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영해는 12해리(22km)이기 때문에 우리 영해에 근접한 해역에 북한 미사일이 떨어진 것이다. 북한 탄도미사일이 NLL을 넘은 것은 6·25전쟁 이후 처음이다. 이날 오전 경북 울릉군 지역엔 “가까운 지하 대피시설로 대피하라”는 내용의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해당 공습경보는 오후 2시를 기해 경계경보로 대체됐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성한 안보실장도 긴급 브리핑...“한반도 긴장 고조 당사자는 북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NSC에서 북한의 도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을 침범해 자행된 미사일에 의한 실질적 영토침해 행위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군이 만반의 태세를 유지할 것과 향후 북한의 추가적인 고강도 도발 가능성에도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오후 3시 이후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도발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을 침범해 자행된 미사일 도발이자, 실질적인 영토 침해 행위라는 점에서 엄중히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서 북한이 마지막으로 NLL을 침범해 군사적 도발을 단행한 것은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이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한 NLL 도발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북한은 한미연합공중훈련을 빌미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우리 입장은 분명하다”면서 “먼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및 9·19 군사합의를 위반해 도발하고 있음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우리의 국가애도기간 중에 자행했다는 점에서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당사자는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강화하면서 도발을 지속하는 북한”이라며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측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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