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기집 넘어 온라인몰·건축으로 확장…진격의 3세대 한상

송민근, 이석희 2022. 11. 2. 17: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진화하는 한상 비즈니스
친환경 ESG 캐시미어 만들고
아프리카에 학교 세워 공헌
“K팝 콘서트로 현지인 모아”
ESG서 기회 찾는 3세대 한상 한상 비즈니스 진화(왼쪽부터 오종인 콜롬비아 S.A.S대표, 유동규 주식회사 K.O.A대표, 김태영K-2트렌스포머스대표)2022.11.02[이충우기자]
진화하는 한상 비즈니스
친환경 ESG 캐시미어 만들고
아프리카에 학교 세워 공헌
“K팝 콘서트로 현지인 모아”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차 세계한상대회에 참석한 김태영 K-2트랜스포머스 대표, 유동주 케이오에이(K.O.A) 대표, 오종인 라티나콜롬비아 대표(왼쪽부터)가 2일 진행된 영비즈니스리더스포럼(YBLF)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충우 기자]

올해로 세계한상대회가 20회를 맞은 가운데, 행사장을 찾는 한상들의 면면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젊은 피’ 한상이 급증하는 한편, 한상 진출이 상대적으로 적던 업종·지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젊은 한상들의 비즈니스 모임인 영비즈니스리더스네트워크(YBLN)를 운영하는 최상민 ESD E&S 회장은 “기존 한상들은 젊다고 해도 70~80년대 생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90년대생 한상도 대거 참여했다”며 “지역적으로는 러시아와 가까운 독립국가연합(CIS)이나 아프리카 지역 한상도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대회 최연소 한상인 강덕유 그레이머시 플레이스 대표는 만 29세(1993년생)로 미국 LA에서 주방·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도소매업을 벌이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김아나톨리 누론그룹 회장은 한상대회 운영위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업종 변화도 눈에 띈다. 최 회장은 “과거에는 물류나 요식업 분야 한상이 많았지만 이제는 IT에 기반한 온라인 쇼핑몰이나 게임, 건축 디자인 등 다양한 한상이 생기고 있다”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ESG”라고 말했다.

3세대 한상들은 환경·책임·투명경영(ESG)이 몸에 밴 ‘ESG 네이티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업이 아니면 소비자에게 외면받는다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ESG를 살려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한상이 늘었다.

유동주 K.O.A 대표는 친환경소재로 패션 제품을 만드는 사업을 운영 중이다. 20대 시절 개발도상국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갖고 몽골, 태국, 필리핀 등에서 국제기구, NGO 활동을 했던 유 대표는 현대자동차 경영전략팀에서 기업 경험을 쌓은 그는 퇴사 후 몽골의 캐시미어를 활용해 의류 제품을 만드는 회사를 창업했다.

유 대표는 “산양에서 저절로 빠지는 털을 이용해야하고, 순환방목을 도입한 목장의 털만 사용해 캐시미어를 만든다”고 했다.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생산·소비 방식은 그 자체로 이야기거리가 됐고 유명 백화점에 입점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K.O.A는 의류 폐기물을 해결하기 위해 니트 안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해 착용횟수를 늘리면 몽골에 숲을 조성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벌이고 있다.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변압기 제조회사를 운영 중인 김태영 K-2트랜스포머스 대표는 공장 내에 학교를 설립해 교육과 취업을 연계할 계획을 갖고 있다. 말라위 현지 사회에 기여하는 동시에 질 높은 근로자들을 육성하기 위함이다.

학교 설립 이전에도 근로자 교육에 공을 들여온 김 대표는 “생산공장이라고 해서 단순히 주어진 일만 하다가 퇴근하는게 아니라 질문을 하는 직원들이 더 많이 생겨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현지 환경문제 해결에 관심을 기울여 시장을 개척한 경우도 있다. 콜롬비아와 한국을 오가며 커피 유통과 농산물 포장재 사업을 운영 중인 오종인 라티나 콜롬비아 대표는 “콜롬비아는 국가적으로 자동차 없는 날을 지정해 운영할 정도로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며 “생분해성 커피 포대자루를 만들어 ESG 관점에서 마케팅 포인트를 가미했고 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고 했다.

모상덕 앤드모어파트너스 회장은 “과거에는 제조업이나 물류분야서 활동하는 한상이 많았지만 지금은 전문직을 비롯해 새로운 영역으로 한상의 활동 영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모 회장은 미국에서 건축설계사무소를 운영한다.

‘K-컬쳐’로 불리는 한류 영향에 비즈니스 여건이 굉장히 개선됐다고도 입을 모았다. 최 회장은 “도미니카공화국에 한국 아이돌 그룹을 섭외해 축제를 준비 중인데 신청자가 벌써 3만6000명이 넘는다”며 “현지 K팝 경연 참가팀도 54개에 달해 막대한 비즈니스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했다. 페스티벌 현장에서 한류와 관련한 소비재를 마케팅하고 판매하면 기업 이미지도 개선되고 수익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모 회장은 “오징어게임을 비롯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과거와 비교도 할 수 없이 커졌다”며 “미국인들은 한국이 ‘힙한’ 나라라고 생각해 비즈니스 미팅을 할 때 좋은 이미지를 갖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YBLN은 2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20~40대 젊은 한상들을 위한 특강을 듣고 현안 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ESG를 포함한 비즈니스 현안 관련 심도있는 논의가 오갔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