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하루만에 ‘경질모드’...野 “정부책임론” 강조

변덕호 2022. 11. 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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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금은 추궁의 시간이라기보다는 추모의 시간이다.” (지난달 31일 정진석 비대위원장 발언)

“책임자 문책은 사고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이에 근거하겠다.” (1일 정 위원장 발언)

국민의힘이 ‘이태원 사고’에 대한 기조를 ‘신중모드’에서 ‘경질모드’로 바꾸며 온도차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애도 기간 중에는 추궁보단 추모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으나, 하루만에 어조를 바꿔 “사고 원인을 규명해 문책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로우키 전략’을 취해 야당의 ‘정부 책임론’을 회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일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이태원 사건’과 관련해 당내에서 ‘경질론’이 나오는 데 대해 “사건이 일어난지 3일 지났고, 지금에서야 (경질론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날 경찰에서 112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고, 이런 큰 일이 생겼는데 책임져야 할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면서도 “아직 진상 조사가 안 된 상태고, 그게 장관이든 누구간에 책임지는 것에 대해 인색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직은 여당에서 책임론이나 인책론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논의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덧붙였다.

주호영 국회 운영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계속된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여당은 사고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이뤄진 뒤 그에 상응하는 문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사고 발생 4시간 전 사고 현장에서 압사를 우려해 경찰 현장 통제하는 112 신고가 있었다”며 “사고 전 12차례 구조신호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몹시 당혹스럽고 유감스럽다. 국민 여러분께 너무 죄송한 마음”이라며 “4번이나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현장 판단이 왜 잘못됐는지, 기동병력을 왜 충원하지 않았는지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책임자 문책은 사고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이에 근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지금은 애도 기간이고 사건 수습과 유족들 보호, 위로가 급선무지만 그 기간이 끝나면 철저한 원인 규명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 추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정확한 원인 조사와 상응하는 책임 추궁, 그에 따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애도기간 중에는 ‘정쟁’을 피하고 사건 수습과 재발방지 대책 등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경질론’에 대해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야당이 ‘정부 책임론’ 카드를 쥐고 강하게 나오자 ‘책임 추궁은 피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해 “책임을 덜어내기 위해서 사건을 축소, 은폐, 조작하는 것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며 정부를 직격했다.

이 대표는 “현재 정부 고위 책임자들의 태도가 도저히 책임지는 자세는 아니다”며 “정치는 국민의 삶에 대해, 생명과 안전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정치는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실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에 따라 우리 희생자들과 부상자들, 가족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께 진상을 분명히 알려드리는 것, 다시는 이런 일이 생겨나지 않게 하는 것, 그리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제대로 책임지게 하는 것이 바로 국가의 존재 이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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