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잘키운 LG·한화 … 화학株 보릿고개 넘었다

강인선 2022. 11. 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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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양극재·분리막 호조
올들어 주가 22% 상승 이끌어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사업
2분기 흑자전환 후 실적 탄력
롯데케미칼·효성화학 등은
소비위축·공급과잉 극복 못해

올해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화학 산업에서도 일찌감치 신사업을 키운 기업들은 실적과 주가가 선방하고 있다. 부지런히 비중을 키워온 고부가가치 산업이 순수화학 사업부문의 실적 악화를 만회한 것은 물론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급격히 하락하는 것도 방어해줬기 때문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1일 63만3000원에 거래를 마쳐 올해 하반기 들어 주가가 이날까지 22% 상승했다. LG화학의 주가 및 실적 상승은 2차전지 관련 사업부문이 이끌었다.

지난 1일 실적을 발표한 LG화학은 지난 3분기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영업이익이 4500억원이라고 밝혔는데, 이 중 4160억원이 첨단소재 부문에서 나왔다. 첨단소재 사업부문은 양극재, 분리막 등 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해당 부문의 매출액은 2조5820억원으로 지난 2분기 1조9850억원보다 30% 늘었다. 석유화학 부문의 매출액이 같은 기간 5조9880억원에서 5조4930억원으로 8%가량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순수화학 산업을 영위하던 한화케미칼에서 출발한 한화솔루션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27% 상승했다. 한화솔루션은 한화케미칼과,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던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2020년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지난 상반기 기준 이미 태양광 제품 등을 만드는 신재생에너지 사업부의 매출액은 4조5254억원으로, 기초소재 부문 매출액 3조3415억원을 넘어섰다.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는 오랜 기간 적자였지만 지난 2분기부터는 흑자 전환된 뒤 이익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 3분기 이익은 1972억원으로 직전 분기 253억원 대비 460% 상승했다.

롯데케미칼의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도 3분기 실적이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정밀화학이 3분기 6285억원의 매출액과 120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직전 분기 대비 각각 8%, 7% 감소한 수치지만 전반적으로 급격히 악화된 화학 시황을 고려하면 준수한 실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비해 전통적인 사업에 주력한 기업들의 주가는 부진한 모습이다.

통상 증시에서 '화학 섹터'에 속한다고 부르는 기업들은 나프타를 가공해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이나 플라스틱 등 소재로 만드는 순수화학 산업에서 출발한 곳이 많다.

롯데케미칼, 효성화학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생산하는 제품은 산업용·개인용을 구분하지 않고 생활 전반에 공급되므로 경기에 따라 수요가 연동되는 경우가 많다. 수요가 줄어들면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적이 더욱 악화하는 구조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화학 업종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7%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내수 부진, 에너지 가격 및 금리 급등으로 인한 소비 위축, 공급과잉 등의 '삼중고'가 겹쳤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여전히 대부분의 매출이 석유화학 및 플라스틱 관련 사업부에서 발생한다. 2차전지향 동박 사업, 바이오 사업 등으로 신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지만 실적으로 효과가 증명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이란 분석이 많다. 롯데케미칼은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며 하반기 들어 주가가 15% 하락했다.

효성화학 역시 매출 모두가 산업용 화학소재에서 발생한다. 업종의 전반적인 악화에 따라 지난 2분기에는 재고 관련 손실이 대량으로 발생하는가 하면 순차입금 수준도 높아 재무 부담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효성화학은 하반기 들어 주가가 46% 하락했다. 효성화학, 롯데케미칼 등으로부터 원재료를 들여와 스판덱스, 나일론 원사 등을 만드는 효성티앤씨도 주가가 23% 하락했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됐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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