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흥민, 무너진 민재 … 벤투호 '빨간불'
SON, 마르세유 선수와 충돌
안면부상에 뇌진탕 우려
金, 리버풀전 실책에 최저평점
나폴리 17경기 무패 종료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까지 불과 3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 부상당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토트넘 홋스퍼는 물론, 벤투호에도 커다란 악재가 될 수 있다.
손흥민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와 겨룬 챔피언스리그 D조 조별리그 6차전에서 경기를 채 30분도 치르지 못하고 부상당해 그라운드를 나왔다. 마르세유의 샹셀 음벰바와 공중볼을 경합하는 과정에서 어깨에 얼굴을 강타당해 심각하게 부어오른 것이다. 공교롭게도 지난 홈경기에서 자신을 막다가 퇴장당했던 적이 있는 음벰바와 또다시 악연을 이어가게 됐다.
경기는 이후 2대1 승리로 끝났지만 주축 선수인 히샤를리송과 데얀 쿨루세브스키,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부상으로 이미 빠진 토트넘 입장에서는 빛바랜 승리다. 이날 손흥민 외에 우루과이 국가대표 미드필더인 로드리고 벤탄쿠르도 후반전 허벅지를 움켜쥐며 교체당했다.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토트넘 수석코치는 "아직은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없다"며 "내일 검진 결과를 받아봐야 하지만 라커룸에서 손흥민은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뇌진탕 여부는 확실하지 않고 눈두덩이가 많이 부었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부상이 뇌진탕으로 확인되면 최소 24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게 하고 최소 6일간의 단계적 훈련을 통해 복귀하도록 하는 EPL 규정상 오는 7일로 예정된 리버풀과의 EPL 경기는 뛸 수 없게 된다. 만일 안와골절까지 진단받으면 월드컵 출전마저 어려워지는 최악의 결과다. 일단 대표팀은 토트넘에 공문을 보내 상태 확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외신은 이 소식을 알렸다. EPL 리버풀에서 은퇴한 뒤 해설가로 활동 중인 제이미 캐러거는 손흥민을 두고 "월드컵에서 당연히 뛰어야 하는 선수들이 가벼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게 된다면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라며 "몇 번이나 말했지만 이 시기에 열리는 월드컵은 역겹다"고 사상 최초의 겨울 월드컵 개최를 결정한 FIFA와 카타르를 비판했다.
설령 월드컵 출전까지는 문제없다고 해도 지나치게 많은 변수는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이날 그리스 매체 스포르타임은 "올림피아코스에서 부진한 황의조가 원소속팀인 노팅엄 포레스트(잉글랜드)에 조기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현재 EPL 20위로 강등권인 노팅엄이 황의조에게 많은 기회를 주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위로 역시 강등권인 울버햄프턴의 황희찬은 훌렌 로페테기 전 세비야 감독을 새 감독으로 맞이할 듯해 여러모로 벤투호 공격진에 변화가 커진 모양새다. 그동안 유럽 무대에서 '벽'처럼 활약해온 김민재(나폴리)가 부진한 경기를 펼친 것도 벤투호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같은 날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리버풀과 챔피언스리그 A조 조별리그 6차전을 치른 나폴리는 후반 막판에 연거푸 2골을 실점하면서 0대2로 패했다. 이미 앞선 5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조 1위 16강 진출은 확정했지만 이번 시즌 공식전 첫 패배를 기록하며 무패 행진이 17경기에서 멈추는 아쉬움을 맛봐야 했다.
김민재는 선발로 출전해 80분가량 문제없는 경기력을 펼쳤지만 '철기둥'이라는 현지 별명에 어울리지 않게 막판에 흔들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월드컵 1차전에서 만날 우루과이 공격수 다르윈 누녜스에게 밀리며 실점의 원인을 제공하고 말았다. 이어진 코너킥에서도 또 골을 내주게 되면서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실점에 책임이 가장 큰 포지션인 센터백 김민재에게 평점 6점을 부여했다. 이는 나폴리 선발 선수 중 가장 낮은 평점이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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