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분양시장...조망·조경특화가 흥행 성적 갈랐다
부동산 하락장 본격화에 분양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건설사들이 녹지에 주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조망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거의 없고 사계절의 변화를 주거공간에서 누릴 수 있는 조경특화 아파트들은 매매 시 프리미엄까지 기대할 수 있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 시흥시 군자동 ‘e편한세상 시흥장현 퍼스트베뉴’는 올해 경기도 분양단지 중 가장 높은 평균 청약 경쟁률(190대 1)을 기록했다. 일반분양 67가구 모집에 1만2726명이 몰리면서 전 주택형 청약 접수를 1순위에서 마감했다. 이 단지는 해발 약 200m 높이의 군자봉 조망이 가능한 입지에다 단지 내 중앙광장과 생태연못, 라이브러리 가든 등 자연친화적인 조경특화설계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9월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 롯데캐슬 하버팰리스’도 평균 경쟁률 21.34대 1을 달성했다. 일반분양 376가구에 8026명이 신청을 넣으면서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접수를 마무리지었다. 이 단지는 해발 약 327m 높이의 팔룡산을 거느리고 있다. 단지 내에는 플레이가든과 워터카페테리아, 보타닉가든이 조성된다.
분양시장뿐만 아니라 매매시장에서도 대형 녹지 인근에 들어선 조경특화 요소를 충족하는 매물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전용면적 84㎡ 기준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북한산더샵’은 13억원 초반대, 은평구 응암동 ‘녹번역e편한캐슬’과 ‘힐스테이트녹번역’은 11억원 중반대에 손바뀜됐다.
모두 대형 녹지를 끼고 단지 내 조경에 공을 들인 단지들이다. 북한산더샵은 녹지뷰를 극대화하면서 폭포를 설치했고, 녹번역e편한세상은 인공폭포와 수변산책로 등 대규모 조경시설을 적용한 바 있다. 힐스테이트녹번역 역시 산 조망이 가능한 입지를 갖춘 데다가 단지 내 조경이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대문구와 은평구의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실거래가를 분석하면 백련산 및 북한산과 인접한 단지들의 실거래가는 10억원을 상회하는데, 영구조망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동일 행정구역 내 다른 단지들의 실거래가는 9억원 선을 밑돌고 있다”며 “단순 계산으로 1억~2억원 차이가 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오는 연말 분양시장에서도 이처럼 그린 프리미엄을 갖춘 조경특화 단지가 등장할 예정이다. 이달 경북 영주시 휴천동 ‘영주아이파크’가 청약 신청을 받는다. 이 단지는 인근에 고층 구조물이 없고, 주변 단지와도 이격돼 있어 일부 저층 가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세대가 막힘없는 녹색조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경시설과 중앙광장을 포함된 조경특화설계를 접목할 계획이다.
경기 여주시 교동에서는 ‘여주역자이 헤리티지’가 공급된다. 이 단지는 남쪽으로 해발 225.3m 높이의 연하산을 감상할 수 있다. 단지 한가운데 중앙광장을 조성하고, 광장 주변으로 연못과 숲길을 내 고급 리조트형 테마정원으로 꾸미겠다는 방침이다.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는 ‘동탄 어울림 파밀리에’와 ‘동탄 숨마 데시앙’이 청약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이 단지는 대규모 골프장이 들어서고, 인근에 왕배산 3호 공원과 신리천 수변공원이 자리 잡아 쾌적한 생활환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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