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밥 한끼 먹여야지”...이태원 참사 현장에 제사상 차린 상인

김현정 2022. 11. 2. 17: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 제사상을 차린 상인.[사진=MBC ‘PD수첩’ 방송 캡처]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한 상인이 사망자들을 추모하며 제사상을 차렸다. 이 길을 지나던 경찰도, 시민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1일 MBC ‘PD수첩’은 ‘긴급 취재 이태원 참사’편을 보도했다. 이날 방송 말미에는 경찰이 봉쇄하고 있는 참사 현장 골목에서 오랜 시간 장사를 해온 상인이 등장했다.

이 상인은 가게에서 초 2개와 국과 밥, 과일 배·감 등을 담은 쟁반을 들고 나와 골목 한가운데 돗자리를 폈다. 참사 현장은 정돈되지 못한 모습으로 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사진=MBC ‘PD수첩’ 방송 캡처]

돗자리에 자신이 차려온 제사상을 올린 그는 신발을 벗고 절을 올린 뒤 한참 동안 무릎을 꿇고 앉아 흐느끼듯 어깨를 들썩였다.

[사진=MBC ‘PD수첩’ 방송 캡처]

골목을 통제 중인 경찰은 상인의 이러한 행동을 제지했다. 그러자 상인은 “이러시면 안 된다. 이거는 좀 봐달라”며 “여기는 현장이다, 현장. 현장이니까 애들에게 밥 한 끼 먹여야 될 것 아니냐”고 소리쳤다.

다른 경찰관들도 나서 그가 차린 제사상을 치우려고 하자 상인은 “그러지 마세요. 저기(제사상)는 놔둬요. 손도 대지 마라”며 울부짖었다.

실랑이 끝에 결국 경찰도 울음을 터뜨렸다. 경찰은 자리에 주저앉아 큰 소리로 우는 상인의 어깨를 다독이고 위로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골목에는 상인의 울음소리만 가득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 역시 “눈물이 앞을 가린다”며 “당신(상인)이 대한민국을 울린다. 감사하다”는 반응을 남겼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