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걱정없이 직구를”…가성비 좋은 물건 널린 이곳 어디
국내 최초로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선보이며 2010년대 초 이커머스 업계를 뒤흔들었던 티몬이 동남아 기반 이커머스 기업 큐텐을 새 주인으로 맞아들이면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에 아직 뚜렷한 강자가 없는 해외직구와 역직구 시장에 역량을 집중, 큐텐과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달 중순부터 큐텐이 공급한 상품들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전문관을 잇따라 선보이며 큐텐 상품을 입점시키고 있다. 지난달 말 신설된 ‘티몬 무역’ 전문관은 샤오미 로봇청소기 등 가성비가 뛰어난 중국산 전자제품들을 위주로 500여개 상품을 큐레이션해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해외직구 카테고리에 ‘큐텐X티몬 스페셜 해외직구’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큐텐이 추천하는 큐텐 PICK’, ‘직구 강자 큐텐 스페셜상품’ 등 코너를 통해 가전에서부터 식품, 캠핌용품에 이르기까지 3000여종의 큐텐 상품을 선보였다.
큐텐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 6개국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물류 인프라와 해외 직구, 역직구 등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인지도는 아직 높지 않지만 싱가포르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하는 등 동남아 시장에서 입지가 탄탄하다.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는 한국을 포함해 11개국에서 20여 곳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티몬은 국내 이커머스 1세대 기업으로 2012년 소셜커머스 중 최초로 모바일앱 서비스를 내놓는 등 플랫폼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한때 폭발적 성장을 구가했지만 추가 투자를 이어가지 못해 경쟁에서 뒤쳐지며 업계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여기에 잦은 경영진 교체로 실적은 악화 일로였다. 2019년 1721억원었던 연매출은 지난해 1290억원으로 급감했으며, 이 기간 연평균 7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티몬을 주목하고 있는 것은 티몬 모회사인 큐텐을 이끌고 있는 구영배 대표 때문이다. 서울대 자원공학과 출신인 구 대표는 ‘G마켓 신화’의 주인공이다. 미국계 석유개발 기술 서비스 기업에서 근무하다 인터파크 창업멤버로 합류, 2001년 인터파크 사내벤처였던 구스닥 대표로 부임했다. 구스닥은 2003년 회사 이름을 G마켓으로 바꿨는데, 매해 급성장하며 당시 국내 시장을 주름잡던 옥션을 제치고 국내 최대 온라인 오픈마켓 강자로 거듭났다.
옥션 모회사인 이베이가 G마켓과 경쟁을 이어가는 것은 실속이 없다고 판단하고 거액에 G마켓을 인수했을 정도로 구 대표가 이끈 G마켓은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했다. 구 대표는 G마켓 매각 이후 1년 뒤인 2010년 큐텐을 창업했는데, 당시 이베이가 큐텐에 지분을 투자하며 ‘향후 10년간 한국 시장에서 이커머스로 경쟁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던 사실은 업계에 유명하다.
업계에서는 쿠팡과 네이버 등 거대 공룡이 등장한 지금은 국내 이커머스 환경은 구 대표과 활동하던 당시와 다르다고 지적하면서도 큐텐만의 특장점이 티몬과 결합할 경우 적지 않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큐텐이 동남아에 특화한 플랫폼이고, 동남아는 저렴한 제품의 생산 기지이자 한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라는 이유에서다.
큐텐이 공급한 샤오미 계열 스마트워치인 어메이즈핏과 레노버 태블릿의 경우 국내에서 단기간에 2억원어치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인수 초기임에도 시너지 창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큐익스프레스와의 연계를 통해 해외직구 물품 국내배송에 걸리는 시간이 평균 일주일에서 5일 이내로 단축되고, 큐텐 인기 상품 1만여 개가 티몬에 추가되는 등 해외직구 경쟁력도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티몬은 큐텐을 통해 동남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역직구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최근 뷰티전문관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티몬 관계자는 “K뷰티 제품이 동남아에서 인정받고 있는데다 가격대도 다양해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좋다”며 “유니섹스 컨셉의 자체브랜드 ‘아크프로우 스튜디오’를 론칭하는 등 패션 아이템 라인업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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