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국내 광고 완판…OTT 시장에 파란 일으킬까

이혜선 2022. 11. 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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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부터 월 5500원 광고요금제 시행
"비싼 단가에도 광고주 반응 좋아"

이달 광고 요금제를 출시하는 넷플릭스의 국내 광고가 모두 '완판'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싼 단가에도 광고주들이 넷플릭스가 가진 경쟁력을 인정하면서다. 넷플릭스가 이번에 도입하는 요금제는 광고를 보는 대신 기존 최저가 요금제(베이식)보다 4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꺼내 들면서 경쟁사들도 광고 요금제 도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넷플릭스가 쏘아 올린 공이 OTT 시장에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광고 보는 대신 5500원에 넷플릭스를

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4일 '광고형 베이식' 요금제 출시를 앞두고 넷플릭스의 국내 광고가 완판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내놓은 예상 테스트 물량이 모두 완판된 것으로 안다"며 "단가가 다른 광고에 비해 비싼 편이었는데도 OTT 매체력이 좋다 보니 광고주들의 호응이 좋았다"고 했다.

광고형 베이식 요금제는 광고를 보는 대신 기존 최저가 요금제(베이식, 월 9500원)보다 4000원 저렴한 5500원에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다. 시간당 평균 4~5분의 광고를 보게 되는데, 15초 또는 30초 길이의 광고가 콘텐츠 재생 시작 전과 도중에 표시된다.

새 요금제는 기존 베이식 요금제와 마찬가지로 최고 720p/HD 화질의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다만 기존 요금제와 달리 콘텐츠 저장은 할 수 없으며, 일부 영화와 시리즈 시청도 제한된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광고 없는 서비스를 지향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가입자 수가 처음으로 감소하면서 정책에 변화를 주게 됐다.

넷플릭스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유료 가입자가 2억216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만명 줄었다고 밝혔다. 가입자가 감소세를 기록한 건 넷플릭스 서비스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어 2분기에도 97만명이 감소했다. 3분기에는 가입자(2억2309만명) 규모가 다시 순증세로 돌아섰으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43만명이 추가된 반면 북미 신규 가입자는 10만명에 그쳤다.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 도입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OTT 사용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경쟁 심화로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의 저항도 크지 않은 분위기다. 최근 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 이용 의향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7%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넷플릭스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광고형 베이식 요금제에 대해 "광고 인벤토리가 거의 완판되는 등 광고주들의 초기 수요가 강력하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광고형 요금제가) 점차 의미 있는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과거 유튜브가 광고를 도입했을 때도 생각보다 이용자들의 저항이 크지 않았다"며 "기존 고객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새로운 니즈를 창출했다는 점에서 이용자 수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경쟁사도 예의주시

국내 OTT 시장은 최근 티빙과 시즌의 합병으로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등 격변기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OTT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넷플릭스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꺼내 들면서 눈치작전이 시작됐다.

사실 해외에서는 OTT 서비스에 광고형 요금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태다. 파라마운트플러스(+)를 비롯해 NBC유니버설의 피콕,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HBO 맥스 등 다수의 OTT 서비스가 광고형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도 내달 초 미국 서비스에 한해 광고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요금제에 저렴한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 넷플릭스와 달리, 디즈니플러스에서는 추가 요금을 내야 광고 없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요금인 7.99달러짜리 서비스에는 광고가 붙고, 광고가 붙지 않는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10.99달러를 내야 한다. 다만 추후 한국에서도 이 서비스를 도입할지에 대해선 정해지지 않았다.

애플TV 역시 내년부터 광고 요금제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TV는 현재 월 6.99달러짜리 요금제 하나만 운영하고 있다.

티빙, 웨이브 등 국내 OTT 사업자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광고 요금제 도입을 바로 결정하기보다는 광고 요금제 동향을 살핀 후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요금제에 당장 변화를 주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소비자 반응도 아주 부정적이지 않은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도입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광고 업계는 내년쯤부터 광고 요금제 도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징적인 매체인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를 출시한 만큼 시장에서도 예의주시하며 검토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며 "내년 정도부터 OTT 광고 시장이 개화될 것으로 보고 여기에 맞게 준비 중"이라고 했다.

다만 광고 요금제 도입이 OTT 시장 전반으로 퍼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 교수는 "소비자들이 1위 브랜드에 대해서는 관대하더라도 2위나 3위 사업자가 같은 전략을 쓰게 되면 다른 반응이 나올 수 있다"며 "특히 국내 OTT 플랫폼의 경우 저항이 조금 더 심할 것"이라고 했다.

이혜선 (hs.le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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