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슬픔 없는 곳에서 즐겁게 지내렴'…전국서 이어진 추모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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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픔 없고 슬픔 없는 곳에서 즐겁게 지내렴. 작은 아빠가.'
이태원 압사 참사 발생 닷새째인 2일, 수원 경기도청사 1층 합동 분향소에 붙은 수많은 포스트잇 중 유가족의 애끓는 마음이 담긴 한 장의 글이 추모객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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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종합=연합뉴스) '○○아! 아픔 없고 슬픔 없는 곳에서 즐겁게 지내렴. 작은 아빠가.'
이태원 압사 참사 발생 닷새째인 2일, 수원 경기도청사 1층 합동 분향소에 붙은 수많은 포스트잇 중 유가족의 애끓는 마음이 담긴 한 장의 글이 추모객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참사 국가 애도 기간 나흘째인 2일 전국 곳곳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려는 시민의 발길이 종일 이어졌다.
수원 광교신도시에 있는 경기도청사 합동분향소에는 과천과 안산 등에서 여러 시민이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찾아왔다.
안산에서 온 40대 부부 조문객은 "2년 뒤면 성인이 되는 큰아이가 있어 점심시간을 이용해 조문했다"며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냐. 참사에 대해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합동분향소 옆 게시판에는 '참으로 곱고 아름다운 날들로 새겨진 그대들의 날들과 행복한 모습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내내 봄날인 세상으로 가시길 바랍니다' 등 영면을 기원하는 100여개의 포스트잇이 붙어 발길을 멈추게 했다.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광장 합동 분향소에도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김예원(37·귀화·함안군) 씨는 "사망자 중에 같은 우즈벡 출신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초등생 딸과 함께 추모하기 위해 20km 떨어진 함안에서 왔다"고 말했다.
이곳에 설치된 조문록에는 '가족에게 깊은 위로와 회복이 함께 하길 바라며, 더 안전하고, 청년 꿈과 문화가 꽃피는 사회가 되길 기원한다.' 등 위로 글이 가득했다.
강원대학교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는 학생과 교직원들이 헌화한 하얀 국화꽃들이 은행 잎으로 노랗게 물든 교정과 대비되며 더욱 슬픈 분위기를 자아냈다.
강원대는 지난 31일부터 인근 상점가 상인회와 총학생회 주관으로 '강원대 후문 핼러윈 페스티벌'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행사를 취소하고 전날부터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학생들은 교정을 오가다 분향소에 들러 또래 집단의 비극을 추모하며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대구 두류공원 내 안병근 올림픽기념 유도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이날 오전 건장한 청년 50여명이 찾았다.
대구시청 운동선수와 시 산하 체육단체 관계자인 이들은 헌화하며 희생자를 추모했다.
한 20대 운동선수는 "슬픔이 가시지 않는다. 같은 또래로서 참사 이후 안타까움만 계속 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충북도청 신관 1층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설치 당일인 지난달 31일 299명, 이튿날 508명에 이어 이날 오후 1시까지 147명이 찾아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다.
야간 근무를 마치고 분향소를 찾았다는 김용대(45) 씨는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젊은이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러 왔다"며 "다 키운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생각하면 그저 안타깝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광주시 등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는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로 분향소 이름을 교체하기도 했다. 사고 사망자라는 표현에 논란이 있어서다.
(최해민 최종호 강태현 김현태 김동민 천경환 최재훈)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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