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제한 계도기간에…자영업자·환경단체 의견 분분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정부가 오는 24일 일회용품 규제 품목 확대를 시행한다. 당초 계도기간 없이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업계 반발로 1년의 계도기간을 운영한다. 자영업자들은 환영한다는 분위기지만 환경단체들 사이에선 '정책 후퇴'라는 비판이 나온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오는 24일부터 편의점 비닐봉지 사용 금지, 식당 종이컵·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등 일회용품 사용 제한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식품접객업소에서는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고, 매장 면적이 33㎡를 넘는 편의점 등 종합소매업체와 제과점에서는 비용을 내면 살 수 있던 비닐봉지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대신 필요에 의해 종이가방과 종량제 봉투를 구입하는 것으로 대체된다.

일회용품 사용 제한을 지키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환경부가 1년간의 계도기간을 운영하기로 해, 내년 11월24일까지는 이를 어겨도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이 같은 결정에 자영업자들은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일회용품 사용 제한에 대해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적응할 수 있는 기간을 가짐으로써 현장에서 발생하는 혼란을 줄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비닐봉지를 제공할 수 없게 돼 손님과의 실랑이가 걱정이었는데 계도기간이 주어진다니 그나마 다행", "24일에 규제가 시작된다는 걸 모르는 자영업자와 소비자도 많아 시간이 필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환경단체들은 '정책 후퇴'라며 반발했다. 이미 지난해 12월31일 공포된 시행 규칙 개정안에 따른 것인만큼, 1년간의 계도기간을 거친 것과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논평을 내고 "환경부가 이미 2019년부터 일회용품 줄이기 단계별 로드맵을 수립·진행하고 있음에도 또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이 같은 행보는 탄소중립과 순환경제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노력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한국환경회의도 성명을 내고 "시장에 맡긴 규제라는 이행의 책임이 없는 정책 방향을 제시했고, 규제의 역할을 '지자체 여건에 따라 실효적으로 집행하라'며 당당히 지자체에 책임을 전가했다"며 "참여형 계도, 자율감량 등을 내세운 환경부가 정책 시행 주체로서의 역할을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정선화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난 8월 온라인 설명회를 하며 소비자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결국 매장의 서비스 관행,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전제되지 않고는 단속 시에만 반짝 감량 효과가 나타날 뿐 단속이 느슨해지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참여형 계도기간을 설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