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시선 한 몸에 받은 K-바이오

신유경 2022. 11. 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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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의약품박람회 'CPHI 2022' 가보니
생산능력 확 늘린 삼바 부스
해외고객 방문·상담 줄이어
"위탁개발 플랫폼에 큰 관심"
현지 생산시설 갖춘 SK·롯데
'안전한 공급' 내세워 공략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에 모여있는 방문객들.

'로또 추첨기'가 빠르게 돌아간다. 외국인들이 이 기계 앞에 길게 줄지어 서 있다. 파란 공을 뽑으면 선물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파란 공을 뽑아야 선물을 주는 건 이 로또 추첨기를 준비한 회사가 파란색 심벌을 사용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규모 '국제의약품박람회(CPHI) 2022'에 이색적인 부스를 꾸렸다. 1일(현지시간) 박람회장에 마련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에는 로또 추첨기뿐만 아니라 카페도 마련돼 원형 테이블마다 외국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삼성·SK·롯데 등 대기업 바이오 계열사들이 생산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SK팜테코·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날부터 3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CPHI 2022에 참석했다.

3사 중 전통의 강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CMO)·위탁개발(CDO)·메신저리보핵산(mRNA) 등 크게 세 가지 부문으로 나눠 홍보 패널을 설치했다. 특히 CDO 부문에서는 새로 선보인 이중항체 플랫폼 '에스듀얼'로 고객사 유치에 나섰다. 이중항체란 두 개의 항원을 인식해 이들에 동시 작용하는 항체를 말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에스듀얼은 이런 이중항체 개발을 돕는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사람 몸속의 항체(IgG)와 유사한 형태로 구조적 안정성을 갖는 이중항체를 개발할 수 있다. 또 결합 오류로 인한 불순물 단백질과 이중항체 단백질 간 분자량 차이도 쉽게 구분 가능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업계 평균 대비 2배가량 높은 증식력과 생존력을 보유한 세포주를 제공하는 자체 플랫폼 '에스초이스'도 보유하고 있다. 이날 부스를 방문한 모하메드 압델하미드 아르파 메디컬서비스 디렉터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O 과정에 관심이 있어 부스를 찾았다"고 말했다.

공장 확장을 통해 획기적으로 늘린 생산능력이 CMO 부문에서 내세운 강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인천 송도 4공장의 부분 가동을 시작했다. 송도 4공장은 생산능력이 24만ℓ에 달하는 초대형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이다. 4공장을 완공하게 되면 이 회사의 생산능력은 총 60만4000ℓ로 전 세계 생산능력의 30%에 이르게 된다. 송도 4공장 사전 수주활동으로 이미 글로벌 바이오회사 5곳과 7종의 제품에 대한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글로벌 고객사 20곳과 추가 계약 논의를 진행 중이다.

SK와 롯데는 미국·유럽에 위치한 CDMO 생산시설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유럽 시장에 공급망 문제 없이 바로 원료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SK그룹에서는 SK팜테코가 이번 박람회에 참여했다. SK팜테코는 바이오의약품 중에서도 항체의약품을 주로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달리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DMO 사업을 하고 있다. CGT는 세포와 유전자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치료제를 말한다.

지난해 인수한 프랑스 CGT CDMO 업체 '이포스케시'가 CGT 핵심기지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량 상업생산을 위해 현지에 제2공장 건설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이포스케시는 유전자 전달체, 벡터(유전물질을 세포에 주입시키기 위해 활용하는 도구)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제2공장이 완공되면 유럽 내에서 최대 규모 수준으로 CGT를 생산할 수 있다.

최근 SK팜테코는 신임 대표이사로 요그 알그림 전 CBM 사장을 선임하며 CGT CDMO 사업 경쟁력 강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알그림 신임 대표이사는 합성의약품부터 항체치료제, CGT까지 두루 경험한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 6월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도 CPHI 2022에 부스를 꾸렸다. 이 회사도 미국 현지 생산공장을 필두로 고객사 공략에 나섰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에 위치한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결정했다. 이 공장을 거점으로 항체의약품 CDMO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프랑크푸르트(독일)/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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