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인재 관리법 "직원이 꿈꿀 수 있는 시간 확보해야"
라라 티암 월트디즈니 亞太 HR부문 부사장
"이야기는 사람이 만든다
직원이 최상의 상태로 출근할 수 있도록 지원"
스타워즈, 마블, 픽사…. 내년 100주년을 맞는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 월트디즈니가 쥐고 있는 지적재산권(IP)들이다. 디즈니는 이처럼 막강한 IP를 토대로 테마파크 디즈니랜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디즈니+ 등을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디즈니가 생각하는 핵심 무기는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들'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만든 대전환의 시대, 디즈니가 인적개발(HR)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는 이유다.
2일 라라 티암 월트디즈니 아시아태평양 인적개발(HR)부문 부사장은 "10년 이상 디즈니와 함께 했고 HR 경력은 더 오래 됐지만, 이 같은 일자리 대전환은 본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티암 부사장은 글로벌인재포럼 2022 첫날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미래 인재 확보'를 주제로 특별세션을 진행했다.
티암 부사장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호주 및 뉴질랜드 지역에서 디즈니 인재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인텔 광역 아시아 지역 HR 담당 이사로 일하다가 2013년 상하이 디즈니 리조트의 HR 담당 부사장을 맡으며 디즈니에 합류했다.
그는 "전 세계 고객들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게 디즈니가 가장 잘하는 일"이라며 "이야기를 전달하는 건 사람이고, 디즈니도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세대'의 특징은 자유로운 이동과 유연한 근무를 원한다는 점이다. 티암 부사장은 "팬데믹이 모든 산업의 구조를 바꿔놨다"며 "재택근무 활성화 등으로 이제는 전문가들도 집에서 사무실처럼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했다.
디즈니는 이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했다. 티암 부사장은 "디즈니 직원은 어떤 날 원격으로 일할 것인지 직접 선택할 수 있다"며 "평일 5일 내내 사무실에 있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근무 시간을 지키는 한 출근 시간도 재량껏 정한다.
또 매년 30일의 '케어타임(care time)'도 제공한다. 고령의 부모나 자녀는 물론이고 반려동물 등 직원이 누군가를 돌봐야 할 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하루 근무시간의 절반만 휴가를 내는 반차도 적극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MZ세대는 자기계발, 성장에 대한 욕구도 크다. 티암 부사장은 "우리는 새로운 세대와 일하고 있다"며 "이를 고려해 디즈니 아태 법인은 근무시간의 30~60%를 할애해 다른 직무를 경험해볼 수 있는 순환 프로그램, 다른 지역에서 일하며 2년간 리더십을 기를 수 있는 FAST(Future APAC Storytellers)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라고 했다.
디즈니가 이런 장치를 마련한 이유는 간단하다. "고용주에게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면 직원은 자신의 열정을 다른 곳에서 펼치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팬데믹 같은 위기 상황에는 더욱 인재 관리에 만전을 기울인다. 티암 부사장은 "디즈니와 직원 간 관계는 사무실을 나간다고 끝나지 않는다"며 "우리는 그들이 매일 최상의 상태로 출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했다.
예컨대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상하이가 봉쇄(셧다운)됐을 때 디즈니는 각 직원들에게 위생용품, 과일, 식기 등이 담긴 상자를 전달했다. 티암 부사장은 "한 직원의 부모는 이런 지원에 감동해 '얘야, 디즈니를 절대 그만두지 마라'고 했다"고 전했다.
디즈니의 HR 철학은 결국 직원들에게 꿈꿀 시간을 확보해주는 데 있다. 티암 부사장은 이날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디즈니의 꿈은 사람들이 디즈니랜드에서 디즈니 책을 읽고 디즈니 인형을 가지고 놀게 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게 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에게도 다양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직원들에게 마법의 경험을 제공하고, 그들이 다시 그 마법을 고객들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합니다."
구은서/최인영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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