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들, 이태원 참사 취재진 심리상담 지원

김예리 박서연 기자 2022. 11. 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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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 취재진이 재난 피해 상황에 직·간접적으로 반복 노출돼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언론사들이 취재진 심리상담과 치료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KBS 보도본부는 1일부터 "(참사) 현장을 취재한 직원과 현장 영상을 직접 본 직원은 물론 스태프들의 정신 건강 관리를 위해 심리상담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YTN도 이태원 참사를 취재하며 치료가 필요한 직원들이 지정병원에서 심리상담과 치료를 받도록 지원한다고 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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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무리한 취재지시도 말아야' 지적도

[미디어오늘 김예리 박서연 기자]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 취재진이 재난 피해 상황에 직·간접적으로 반복 노출돼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언론사들이 취재진 심리상담과 치료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KBS 보도본부는 1일부터 “(참사) 현장을 취재한 직원과 현장 영상을 직접 본 직원은 물론 스태프들의 정신 건강 관리를 위해 심리상담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MBC는 3일부터 11일까지 평일 동안 사내 임시 심리상담소를 운영한다며 “이태원 참사 특보 관련 근무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 경감과 심리적 안정을 지원”하고 “필요시 추가 상담으로 연계·지원한다”고 했다. SBS는 기존의 연계 상담기관을 통해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YTN도 이태원 참사를 취재하며 치료가 필요한 직원들이 지정병원에서 심리상담과 치료를 받도록 지원한다고 1일 밝혔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도 이태원 참사를 취재하는 이들에게 '지정 의료기관 또는 본인 희망 의료기관 치료를 사후 정산 방식으로 지원하겠다'고 공지했다.

▲ 11월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이태원 사고 사망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한겨레는 당일 현장에 갔거나 참사 유족을 취재한 20여명의 펜·사진기자에게 제휴업체와 1회 의무 상담을 받도록 하고 이후 상담 비용도 지원하기로 했다. 현장 상황과 피해자들에 간접 노출됐던 직원들의 지원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중앙일보와 JTBC는 취재기자와 비정규직 영상 PD를 포함한 현장 취재진에 심리치료 실비를 보전하기로 했다. 세계일보와 서울경제도 노동조합 또는 편집국 내 요구로 심리치료 지원 방침을 정했다.

한국기자협회와 여성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등 3개 단체도 참사를 취재한 기자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안내했다. 세 단체는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재난 당사자는 물론 기자, 뉴스이용자의 트라우마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밝힌 유의사항을 회원사들에게 배포했다.

김나래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은 2일 “해당 유의사항은 (기자들이 현장에서) 재난 당사자와 가족의 인격을 존중하고 아울러 기자들의 신체·정신건강 확인 등을 통해 트라우마를 예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언론사 차원에서 트라우마를 겪는 기자들에 대해 지원해야 할 내용과 함께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긴급 상담번호를 알렸다”고 했다.

▲ 11월1일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가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이태원 사고 사망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를 하고 나서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11월1일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언론인 직군 게시판 갈무리

한편 취재 중 상부의 무리한 지시가 일선 언론인들의 트라우마를 낳거나 정신적 고통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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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언론인 직군 게시판엔 지난달 31일 “위에서 자꾸 무리한 거 시킨다”며 “울고 있는 유족 붙잡아 인터뷰하라는 건 어느 정도 이해한다만 특정답변 유도하는 질문 시키는 건 너무한 거 아닌가. 그 답변 해주는 유족 나올 때까지 하란다”고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방송사 A기자는 지난 1일 미디어오늘에 “(유족들이) 펑펑 울고 있는데 기자는 질문을 한다. 온갖 욕설을 들어가면서 쫓겨나면, '멘트 왜 못 땄냐'는 소리 듣고 (빈소에) 들어간다”고 털어놨다. 일간지 B기자는 “현장에 보내져 뭐라도 하라는 지시를 받고 간 수습·인턴 기자들은 더 하고 더 물어봐야 하고, 그래서 힘든 상황에 노출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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